어린이과학동아 <;찬찬의 브레인 스쿨>; 홍승우 작가님, 네이버웹툰 <;제타>;의 하지 작가님. 두 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AI와 함께 작업한다는 사실이지. 두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 볼래?
Q. AI로 스토리를 구상하셨다고요?
지난 1월 15일 자 <;찬찬의 브레인 스쿨>;의 에피소드 ‘냄새 도둑의 등장?(56화)’은 AI 기술을 도입해 완성한 첫 작품이에요. 먼저 스토리는 chatGPT(챗지피티)를 이용했어요. chatGPT는 AI 회사 OpenAI에서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이에요. 영어로 ‘냄새 도둑에 대해 간략하게 동화를 만들어 줘.’라고 명령을 내리자 단 몇 초 만에 스토리를 완성했어요. 이어 좀 더 복잡하고 극적인 요소를 넣어달라고 요청하니 더 진화된 스토리가 나왔죠. 아직 AI가 완벽한 스토리를 만들진 못하지만, chatGPT와 상호작용하면서, ‘냄새 먹는 애벌레’와 같은 재밌는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Q. 이미지에는 AI를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만화에는 컷마다 다양한 배경이 삽입돼요. 이를 일일이 수작업하면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에 ‘만화 스타일, 동화 나라, 언덕 위의 꽃, 향기’ 같은 키워드를 넣어 배경을 뽑아냈어요. 그렇게 완성된 그림에 직접 펜선을 따고 채색해 완성했죠. 캐릭터 디자인에도 활용했어요. 어린이수학동아 1월 15일 자 <;인공지능 마이보2>;의 에피소드 ‘단서를 찾아라(42화)’ 속 쓰레기통 로봇의 캐릭터 디자인도 미드저니의 도움을 받았답니다.
저는 네이버웹툰 <;제타>;의 작가 하지입니다. 웹툰 <;제타>;는 AI와 인간의 미술 대결을 다룹니다.
<;제타>;의 모든 그림은 구글의 ‘딥 드림 제너레이터’로 만들었어요. 다양한 화풍을 학습한 AI에게 제가 선택한 이미지를 전해주면 그 이미지를 재해석해서 그려주는 방식이에요. 제가 그렸다면 일주일은 넘게 걸렸을 수준 높은 그림이 눈앞에서 단 1분 만에 만들어지니 처음에는 허탈한 감정까지 들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좋은 기술을 더 좋은 그림이나 만화를 그리는 데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기대감이 들었어요.
아직은 AI가 정해진 구도와 색감만을 반복한다는 한계도 있어요. 하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일 거라 기대해요.
Q. 홍 작가님이 처음 작가 활동을 하실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만화 작업에 들어가는 기술도 많이 바뀌었을 거 같아요.
1994년에 처음 등단했으니, 만화 작가로 활동한지 30년 정도 흘렀어요. 만화 작업이 크게 3단계에 걸쳐 변화하는 걸 모두 겪었죠.
만화를 처음 시작했을 때 작업은 완전 수작업으로 이뤄졌어요. 만화 용지에 연필로 밑그림을 스케치를 한 뒤 잉크로 펜선을 그리고, 스크린톤을 이용해 배경을 메웠어요. 흑백 중심의 출판 만화 작업이었죠. 이후 디지털 기기가 도입되면서 만화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어요. 아이패드, 와콤 같은 태플릿을 이용해 작업을 했죠. 그리고 인공지능이 그 세 번째 단계라고 생각해요.
Q. AI는 인간을 대체하게 될까요?
AI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인간의 많은 일들을 대체하고 있어요. 종업원 대신 주문을 받고, 엔지니어 대신 AI가 자동차를 조립하죠. 하지만 인간에게는 그 뛰어난 AI도 가지지 못한 한 가지 특별한 능력이 있어요. 바로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인간의 호기심’입니다. 이 호기심 덕분에 인간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탐구하면서 더욱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었어요. 이렇듯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AI가 결코 흉내 내지 못하는 인간만의 특별한 능력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미래에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터뷰
김승권(네이버웹툰 웹툰ME 개발자), 이호영(툰스퀘어 대표)
“AI로 누구나 웹툰 그리고, 출연까지 한다?!”
Q움직이는 웹툰도 나올까요?
김 2022년 6월,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웹툰ME 기술을 활용해 진행자의 얼굴이 네이버웹툰의 인기 웹툰 <;여신강림>; 속 캐릭터로 약 30초간 바뀌어서 방송이 된 적 있어요. 저희가 개발 중인 웹툰ME 기술을 이용하면 독자가 직접 웹툰 속에 들어갈 수 있는 ‘인터랙티브 웹툰’ 같은 컨텐츠도 나올 수 있죠!
Q웹툰ME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된 건가요?
김 딥러닝● AI 기술을 이용하고 있어요. 카메라가 찍은 이미지를 웹툰 캐릭터와 배경으로 변환합니다. 웹툰 캐릭터는 모두 얼굴, 눈, 코, 입의 형태가 제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개성을 반영하기 위해서 컴퓨터로 이미지를 처리하는 여러 기술이 적용된답니다.
●딥러닝 : AI의 기계학습 중 하나로 인간의 뇌 속 신경망 구조를 모방한 방법이다.
Q웹툰ME는 웹툰을 애니메이션화 시키거나, 영상을 웹툰화 시키는 용도에도 활용될 수 있나요?
김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쏟아져 나오기 있기 때문에 AI 기술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최근 이미지 생성 AI가 국내외에서 대유행하고 있는데요. 모델로 움직이는 영상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웹툰에 적용하는 애니메이션화도 머지않아 가능하리라 생각해요!
독자들이 다양한 AI 기술을 통해 더욱 웹툰에 몰입할 수 있다면 저희로선 연구하는 보람도 있어서 너무 즐거울 것 같아요.
Q웹툰을 일반인도 쉽게 만들 툴을 기획하셨다고요?
이 투닝은 AI를 활용한 웹툰 창작 서비스예요. 저는 웹툰을 그린 적 있는데, 마감에 쫓겨 늘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작업을 자동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투닝’을 기획하게 됐어요.
투닝엔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꾸는 AI(확산 모델)가 적용됐어요. 2023년 2월 업데이트 예정인 투닝은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도 글만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최초의 한국어판 그림 생성 AI가 될 거예요. 지금은 웹툰 한 컷만 제작해 주지만, 향후엔 캐릭터를 고정시켜 연재물이 가능하게 발전시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