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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서유기> 손오공, 부처의 손바닥을 탈출하라

 

 

“으랏차차…!”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귀를 울리는 기합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어요. 그곳엔 손오공이 부처님의 거대한 손바닥에 놓인 채 탈출하려 낑낑거리고 있었죠.
“아이고, 역시 턱도 없잖아.”
그 모습을 한참 지켜보다 딱하게 여긴 꿀록 탐정은 손오공 곁으로 다가가 물었습니다.
“부처님께 혼나는 중인가요?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부처님 손바닥에 갇히게 된 사연은?

“꿀록 탐정?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지상의 왕 손오공은 한동안 자신이 지닌 힘을 과신하며 한껏 기세등등하게 지냈어요. 질서를 지키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 탓에 툭하면 주변에 피해를 끼치고 다녔죠.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 벌을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석가의 거대한 손으로 손오공을 천계에 데려와 가두었죠.
“그간 자신이 벌인 일이 있으니, 이젠 반성을 하셔야죠. 손오공 당신 때문에 지상 세계가 얼마나 혼란을 겪었는지 아시잖아요!”
한참 동안 기를 쓰다 힘이 모조리 빠져버린 손오공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어요.
“제가 그동안 건방지게 행동했던 건 맞아요. 하지만 이렇게 가두는 건 너무 하잖아요!”
손오공은 부처의 손바닥에 갇혔다는 하소연을 꿀록 탐정에게 줄곧 늘어놓았어요. 남의 고충을 듣고 그냥 넘기지 못하는 꿀록 탐정도 손오공의 장황한 사연을 듣고선 잠시 고민을 한 뒤에 입을 열였어요.
“아무리 그래도 부처님 손바닥 안을 탈출하기란 쉽지 않을 텐데요….”
고민에 휩싸인 꿀록 탐정의 얼굴을 바라보던 손오공은 이때다 싶어 자신이 자그마치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처님 손 위에 놓여 있었단 사실을 호소했어요. 그 말에 꿀록 탐정도 흔들리기 시작했죠.
“좋아요. 탈출을 원한다니 우선 탈출속도를 한번 계산해 봅시다.”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선 얼마나 빨라야 할까?

 

 

 

 

누리호 같은 로켓은 200t(톤)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고 무거운 쇳덩어리입니다. 이런 로켓이 얼마나 빠른 속도를 내야 지구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 비밀은 중력과 탈출속도에 있습니다.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에겐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이 작용합니다. 지구 역시 모든 물체를 잡아당기고 있어요. 우리가 언제나 땅에 발을 붙이고 생활하는 것도, 점프한 후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도 모두 지구가 중력으로 당기고 있기 때문이죠. 중력은 두 물체 사이가 가까울수록, 그리고 두 물체가 무거울수록 커집니다. 우주정거장은 지구의 중력이 0에 가까울 정도로 지구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우주인들이 둥둥 떠다닐 수 있는 거죠.


탈출이란 지구 중력의 영향을 벗어남을 뜻합니다. 따라서 탈출속도는 로켓이 지구 중력을 이겨내고 멀어질 수 있는 최소한의 속도예요. 다른 천체에서 탈출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체의 질량이 클수록, 천체의 지름이 작을수록 중력은 커지기 때문에 더 큰 탈출속도가 필요해요. 지구의 질량과 지름을 통해 계산한 지구 탈출속도는 초속 11.2km입니다. 이는 한 시간에 평균 60km를 달리는 자동차 속력보다 약 670배 빠른 속도예요.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기 위해서 로켓은 자동차보다 훨씬 빠르게 날아가야 하죠.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는 얼마나 많은 힘이 필요할까요? 지구보다 질량이 가벼운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 정도입니다. 그 덕분에 초속 2.37km로도 탈출할 수 있어요. 


탈출속도 역시 지구의 6분의 1 수준이죠. 달에서는 지구보다 휠씬 적은 연료로도 쉽게 탈출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현재 우주탐사용 달기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달을 향한 첫 여정, 아르테미스1호 발사 성공!

지난 11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케네디 우주센터에 전 세계가 주목했어요. 아르테미스 미션을 위한 SLS 로켓이 발사 대기 중이었기 때문이죠. 곧이어 로켓 엔진에 불이 붙고 우주선이 궤도에 무사히 오르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발사 성공을 발표했습니다. 마침내 아르테미스 미션이 시작된 거예요.


아르테미스 미션은 인류가 50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유인 달 탐사입니다. 1969년,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아폴로 미션 이후로 사람이 달에 가는 첫 임무예요. 다시 달에 가려는 목적 중 하나는 자원입니다. 달에는 ‘헬륨3’를 비롯해 백금, 티타늄 등 지구에선 얼마 없는 자원이 풍부하게 있기 때문이죠. 과학자들은 에너지와 자원이 서서히 고갈되어가는 지구의 미래를 위해 달의 자원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또한 달을 우주탐사의 전초기지로 삼아 나중에는 화성까지 사람을 보내려는 목표도 있습니다.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시키려면 정교한 설계와 꼼꼼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엔진과 연료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수시로 점검해야 하며, 바람이나 습도 등 날씨가 발사에 적합한지도 민감하게 고려해야 실패를 막을 수 있죠. 이 때문에 올해 초 발사 예정이었던 SLS 로켓은 날씨 및 연료 누수 등의 문제로 연기되며 11월이 되어서야 우주로 향할 수 있었어요.


아르테미스 미션은 총 3단계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에 발사된 아르테미스 1호는 마네킹을 태운 무인 우주선입니다. 달 궤도를 돌며 사전 답사할 계획이죠. 아르테미스 2호에는 우주인이 직접 우주선에 탑승해 달 궤도를 돌 예정이에요. 마지막 아르테미스 3호 때는 우주인이 달에 직접 착륙합니다. 3단계까지 모두 완료되면 유인 화성 탐사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에필로그

머리를 싸매며 집중하던 손오공은 마침내 탈출속도를 계산했어요. 손오공이 들뜬 마음으로 출발하려 하자 어디선가 하늘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오공아, 네가 아무리 발버둥 친들 너는 내 손바닥 안이다!”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석가모니의 호통 소리였죠. 꿀록 탐정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개코 조수에게 속삭였어요.
“그러게 진작에 질서를 잘 지켰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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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동현 기자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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