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가장 큰 동물은 대왕고래예요. 몸 길이는 10층 건물에 맞먹고, 혓바닥 무게만 코끼리 몸무게를 가뿐히 넘어설 정도죠. 이렇게 거대한 대왕고래가 매일 빼놓지 않고 먹는 것은 안타깝게도 ‘미세 플라스틱’이에요. 그것도 1000만 개에 이를 만큼 어마어마한 양이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홉킨스연구소 메튜 사보카 연구원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샤이럴 카헤인라포트 연구원은 지난 11월 2일, 대왕고래를 비롯해 수염고래들이 하루 약 43.6kg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수염고래는 혹등고래, 큰고래 등 수염으로 바닷물을 걸러 먹이를 먹는 고래예요. 연구원들은 2010년부터 10년간 191마리의 고래에게 행동 측정기를 달아 수염고래가 어디에서 주로 먹이를 먹는지, 얼마나 자주 먹는지 등 먹이 행동을 조사했어요.
그 결과, 수염고래들은 주로 수심 50~250m에서 먹이 활동을 했는데, 이 구역은 미세 플라스틱이 많은 곳으로 나타났죠. 고래들은 직접 바닷물 속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기보다는, 주요 먹이인 크릴에 축적되어 있는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경우가 99% 이상이었어요.
연구원들은 “크릴을 먹이로 하는 멸치나 정어리도 미세 플라스틱을 매일 섭취하고 있을 것”이라며, “멸치와 정어리를 먹는 인간의 몸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경고했어요. 또 “플라스틱 오염이 캘리포니아보다 더 심한 바다에 사는 고래들은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할 것”이라며, 현재 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증가하고 있는 바다로 우리나라의 서해와 동해 등을 꼽기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