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7년 10월의 어느 날,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살던 수의사 존 보이드 던롭은 아들이 세발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세발자전거는 거친 길에서 덜컹대며 굴러갔고, 그 모습을 보던 던롭은 딱딱한 금속 바퀴에 공기를 채운 고무 튜브를 풀로 붙여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세발자전거가 더 부드럽고 빠르게 굴러갔죠. 던롭이 공기타이어를 만든 겁니다.
던롭은 공기타이어가 잘 팔릴 아이디어라 생각하고 1888년 7월 23일 특허를 신청했습니다. 이듬해인 1889년 3월, 던롭의 공기타이어를 사용한 자전거 선수 윌리엄 흄이 아일랜드와 영국의 자전거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습니다. 공기타이어의 뛰어난 성능을 알아본 다른 선수들이 너도나도 쓰기 시작하여 공기타이어는 널리 알려졌죠.
그런데 사실 공기타이어를 처음으로 발명한 사람은 존 보이드 던롭이 아니었습니다. 약 40년 전인 1846년, 스코틀랜드의 발명가 로버트 윌리엄 톰슨이 처음으로 공기타이어의 특허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자동차가 없었던 데다 자전거도 막 발명된 상태였고, 큰 수요가 없었던 톰슨의 발명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잊혔습니다. 특허청마저 톰슨의 발명을 잊어버리고 던롭에게 특허를 잘못 발급했으니, 톰슨의 발명이 시대를 너무 앞서나간 셈이죠.
결국 던롭의 특허는 2년 만에 무효가 되었지만, 이를 계기로 공기타이어는 세계 전역에서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1895년에는 프랑스에서 타이어를 만들던 앙드레 미쉐린이 최초의 자동차용 공기타이어를 만들었지요. 공기타이어 덕분에 한결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자동차와 자전거를 편히 탈 수 있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