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는 시골에 사는 마음씨 좋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나 하는 일이 아니냐고? 에이, 그런 편견이 얼마나 낡은 생각인지 알려줄게!
지구가 따뜻해질수록 농업이 중요해
세계적인 투자자이자 미국 사업가인 짐 로저스는 2017 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좋은 직업이 뭐냐는 질문에 “지금 삶이 마음에 안 든다면 농 부가 돼라”고 답했어요. 그는 “20~30년 뒤 농부가 가 장 좋은 직업이 될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한 바 있어요.
그 이유는 가까운 미래에 사람 수에 비해 농산물이 부족한 ‘식량 위기’가 닥칠 거라 예상되기 때문이에요. 국제연합(UN)은 2050년 세계 인구가 97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어요. 이처럼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옥수수와 밀 등 주요 식량을 생 산하는 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2017년 미국과학원 회보는 논문 70여 편을 분석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 구온난화가 계속되면 21세기 말 전세계 주요 곡물 생산 량이 18.2%나 줄어든다고 추정했지요.
더욱 큰 문제는 농부도 부족하다는 거예요. 농부의 평균 연령이 한국은 66세, 미국은 58세 등으로 높아 이 들이 은퇴하면 그 수가 급격히 줄지요. 이 때문에 농부 의 역할은 전세계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답니다.
오이 농장에 인공지능이 나타났다?
복잡한 도시에 염증을 느껴 농촌으로 돌아가는 귀농 현상은 농업을 활성화시키고 있어요. 인공지능으로 오이를 분류하는 기계를 만든 일본 농부 마코토 코이케가 대표적인 사례예요. 자동차 회사에서 설계자로 일하던 코이케는 도시 생활에 싫증을 느껴 2015년부터 부모님의 오이 농장을 돕기 시작했어요.
귀농 이후 코이케는 오이를 분류하는 작업에 큰 문제를 느꼈어요. 오이의 크기와 두께, 색깔, 질감, 흠집을 일일이 살피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거든요. 코이케는 “분류 체계를 배우는 데 몇 달이 걸린 데다 새로운 사람을 고용하기도 어려웠다”고 토로했어요.
그러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을 본 코이케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오이 분류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공개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다운 받고 사용법을 공부한 뒤 수많은 오이 사진을 직접 찍어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학습시켰어요. 그러면 인공지능이 스스로 비슷한 오이끼리 분류할 수 있죠.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 오이 분류기는 정확도가 70%에 달해 일손을 크게 덜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