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곰이 타는 택시가 따로 있다는 거 알아?
그 택시가 바로 달팽이였어! 달팽이 총알 택시를 탄 물곰 손님을 만나 봤어.
자기소개 좀 해주겠니?
저는 물곰이에요. 약 1mm 크기의 무척추동물로 다리는 8개예요. 151℃의 고온부터 영하 272℃의 저온에 노출되어도 살아남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하답니다. 대신 크기가 작아 멀리 이동하는 게 어려워요. 그런데도 물곰은 지금껏 전 세계 곳곳에서 1400종 넘게 발견되었죠. 4월 14일 폴란드 아담미츠키에비치대학교 동물학과 조피아 크신츠케비치 교수는 물곰의 이동 비결이 달팽이에 있다고 발표했어요.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연구팀은 물곰이 많이 서식하는 이끼에 달팽이도 산다는 사실에 주목했어요. 바닥에 네모 칸을 그린 세 개의 상자를 준비하곤, 첫 번째 상자에 10마리의 물곰만 네모 칸 안에 집어넣었어요. 두 번째 상자에는 물곰 10마리를 네모 칸 안에, 달팽이 한 마리를 칸 밖에 넣었지요. 세 번째 상자에는 칸 안에 10마리 물곰과 이끼를 넣고, 한 마리 달팽이를 칸 밖에 넣어줬습니다. 3일 뒤 현미경으로 네모 칸 안과 칸 밖에 있는 물곰의 수를 셌어요. 이 실험을 한 상자당 30번씩 진행했어요.
관찰 결과가 어땠어?
첫 번째 상자에는 칸 밖으로 이동한 물곰이 없었어요. 세 번째 상자에도 이동한 물곰이 거의 없었고요. 두 번째 상자에만 평균 1마리 물곰이 다른 칸으로 이동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통해서 물곰이 달팽이한테 붙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추측했어요. 이끼에 박힌 물곰은 달팽이가 있어도 이동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냈지요. 칸 밖으로 이동한 일부 물곰은 달팽이의 점액에 닿아 죽었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달팽이의 점액이 물곰을 죽였다는 거지?
연구팀은 달팽이의 점액이 물곰의 수분을 흡수해 물곰을 죽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주변 환경에서 물곰이 수분을 금방 흡수하면 생존할 수 있지만, 바로 흡수하지 못하면 죽기도 했죠. 크신츠케비치 교수는 “습기가 많은 날에는 물곰이 수분을 얻기 쉬워 달팽이를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추측했어요. 이어서 “물곰의 알도 달팽이에 붙어 이동할 수 있는지, 물곰이 얼마나 멀리 이동하는지 알아내는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