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 사회는 어린이를 충분히 존중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에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어린이의 출입을 막는 ‘노키즈존’ 가게가 생겼어요. 어린이가 피우는 소란을 막는다는 이유에서이죠. 노키즈존은 과연 어린이에 대한 차별일까요? 노키즈존에 대한 어린이 독자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 얼마나 행복할까?
한국방정환재단에서 발간한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2021 보고서(조사 연구 : 연세대학교 염유식 교수팀). 조사에 참여한 OECD 26개국 중, 우리나라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건강한 행동을 하는지 알아보는 ‘행동과 생활양식’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가족과 친구 관계’나 ‘보건과 안전’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정신적인 만족감을 묻는 ‘주관적 행복도’에서는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우리나라 어린이, 주관적 행복도는 꼴찌
작년 12월,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OECD● 국가 중 가장 불행하다’라는 조사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조사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6개 분야의 행복도를 조사합니다. 예를 들어, 영양분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지 알아보는 ‘과일을 많이 먹는다’라는 문항에서는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어요. 위험 행동에 속하는 ‘흡연’이나 ‘음주’, ‘마약’ 사용률에서도 최저를 기록했지요. 하지만 ‘주관적 건강 좋지 못함’ 항목에서는 26.7%로, 한국이 1위였습니다. 삶의 만족도에서도 가장 불행하다고 대답했죠.
조사를 진행한 한국방정환재단의 이상경 이사장은 “어린이가 보호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려면 어른에게 일을 너무 많이 시키는 한국 사회의 모습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밝혔어요. 이와 함께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100년 동안 눈부시게 행복해졌다”며, “지금부터 정신적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면 분명히 어린이들이 더 행복해질 것”이라 말했답니다.
●OECD : ‘경제 협력 개발 기구’로, 전 세계 38개 선진국, 개발도상국이 가입한 국제 기구.
●인터뷰
전이수(어린이 동화작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세상이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일 것 같아요”
Q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도 쓰는 14살 전이수입니다. 8살 때 글과 그림을 함께 써서 첫 번째 동화책 <;꼬마악어 타코>;를 만들었어요. 환경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책을 썼지요. 재미도 있고, 뿌듯한 마음이 많이 들어서 계속 그리고 쓰다 보니 지금처럼 여러 권의 책을 만들었어요.
Q최근에는 빙하를 타고 제주도에 떠내려온 곰이 겪는 이야기를 담은 <;길 잃은 곰>;을 내셨어요.
저는 동생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산이나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주워요. 어떤 곳은 정말 주워도 주워도 끝이 없을 정도로 쓰레기가 많지만, 나 하나라도 조금씩 주우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람들이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길 잃은 곰>; 동화책에도 쓰레기가 나오는 장면을 많이 넣었어요.
Q어린이가 행복하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어린이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다 할 수 있으니, 지금은 공부해야 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어른은 많지 않아 보여요. 오히려 어린이가 하고 싶은 걸 하기 좋은 시기 같아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언제라도 할 수 있고, 노래하고 연주를 하고 싶다면 언제라도 노래할 수 있고, 열심히 땀 흘려 운동하고 싶다면 운동할 수 있는 세상이라면 어린이들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Q마지막으로 어과동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자신이 즐기고, 행복하다면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대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만 해도 시간이 그리 많지 않거든요. 무엇이든 재미있게 읽고, 쓰고, 그리고, 노래하고 연주하세요. 그렇게 즐겁게 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