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산책을 나왔어요. 산들 바람에 풍차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여유를 즐겼어요. 주변 풍경을 그리는 소년과 그 곁에 있는 개가 꿀록 탐정의 마음을 편하게 해줬지요.
“왈왈왈! 왈! 와르르르…. 왈!(거기 계신 두 분! 잠시만요!)”
갑작스런 소리에 꿀록 탐정이 눈살을 찌푸리자 개코 조수가 말했어요.
“잠시만요, 꿀록 탐정님! 저 개가 저희한테 뭔가 말하는 것 같은데요?”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우유 배달을 빨리 하려면 ○○을 이용해라?!
“개코 조수, 대체 뭐라고 하는 거야?”
파트라슈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꿀록 탐정을 위해 개코 조수가 대신 이야기를 전달했어요.
“꿀록 탐정님, 이 친구의 이름은 파트라슈라고 합니다. 저기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소년이 주인이래요. 소년의 이름은 네로라는군요.”
말을 마친 파트라슈가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를 네로의 그림 쪽으로 이끌었어요.
“네로는 우유를 배달하는 일을 하고 있대요. 취미로 그림을 그렸는데, 파트라슈가 보기에 네로는 그림에 어마어마한 재능이 있다고 하네요.”
그 말에 꿀록 탐정은 슬쩍 네로가 그리는 그림을 쳐다봤어요. 예술에 문외한인 꿀록 탐정의 눈에도 아주 멋진 그림이었지요.
“문제는 우유 배달로 평소에 너무 바빠서 네로가 여유있게 그림을 그릴 시간이 없다는 거예요.”
게다가 네로는 제대로 된 보호자도 없어서 혼자 먹는 것, 자는 곳을 모두 찾고 해결해야 한다는 안타까운 상황이에요. 그렇다고 파트라슈 혼자 우유 배달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파트라슈의 사연을 들은 꿀록 탐정은 생각에 잠겼어요.
“배달 시간을 줄일 방법이라….”
한참을 고민하던 꿀록 탐정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렇지! 아주 좋은 방법이 있어! 드론 배달이라고 들어봤어?”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양력을 이용해 비행하는 드론
프로펠러를 돌리며 공중을 비행하는 드론! 장난감이나 교구로 주로 접하는 드론은 본래 ‘사람을 태우지 않고 무선 전파로 조종해 비행하는 비행체’를 뜻해요.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드론은 헬리콥터의 형태를 본뜬 경우가 많지요.
헬리콥터에는 머리 꼭대기에 2~4개의 프로펠러가 달려 있어요. 이를 세로로 잘라보면 위쪽이 볼록한 유선형으로 돼 있어요. 이런 모양 때문에 프로펠러를 빠르게 움직이면 위쪽과 아래쪽에 서로 다른 공기 흐름이 생겨요.
위가 볼록하기 때문에 위쪽에 있는 공기는 아래쪽 공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같은 시간 동안 더 먼 거리를 움직여야 해요. 공기 분자 간의 간격이 멀어지면서 프로펠러의 아래보다 위쪽의 기압이 낮아지게 되지요. 공기는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는 만큼 프로펠러의 아래쪽 공기는 위로 올라가려고 해요. 이렇게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받는 힘을 ‘양력’이라고 합니다. 양력이 프로펠러(헬리콥터)가 받는 중력보다 커지면 공중에 뜨게 되지요.
한편 헬리콥터의 날개를 그냥 돌리면 작용-반작용● 때문에 헬리콥터의 몸체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요. 자칫 큰 사고가 날 수 있죠. 이 현상을 막기 위해서 헬리콥터의 꼬리에 ‘테일로터’를 달아요. 테일로터는 헬리콥터의 주요 날개와 몸체의 움직임에 맞춰 헬리콥터 몸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반대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거랍니다.
그렇다면 최근 우리가 많이 쓰는 드론도 테일로터를 쓸까요? 드론을 잘 보면 비행을 위한 날개가 4개나 6개 짝수로 있어요. 각 날개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드론이 조종사의 의지에 따라 잘 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춘답니다.
●작용-반작용 : 두 물체 사이에서 작용하는 힘으로,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로 작용한다.
통합과학 넓히기
드론으로 장기 배달해 이식 수술 성공!
드론은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어요. 카메라를 달아 멋진 영상을 촬영하거나 각종 물건을 배달하기도 해요. 세계적인 물류 기업 ‘아마존’은 지난해 가을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항공 배송에 대한 허가를 받고,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드론 택배를 보내고 있어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운영하는 드론 배송업체 ‘윙’도 8월 호주 소도시를 중심으로 드론 배달을 10만 건 수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드론으로 이식용 장기를 배송했고, 이렇게 배송된 장기로 수술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배송엔 캐나다 헬스네트워크대학교 아즈메라이식센터와 장기이송드론제작업체 유니테르 바이오일렉트로닉이 공동 개발한 드론이 사용됐어요. 캐나다 토론토웨스턴병원에서 토론토종합병원까지 1.2km를 6분간 비행해 무사히 이식용 장기를 배달했습니다.
본래 기증받은 이식용 장기를 옮기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지원이 필요해요. 장기가 상하지 않도록 처리를 한 뒤, 전문가가 직접 교통수단을 이용해 옮기지요. 빠르게 옮겨야 하는 특성상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통 체증 같은 문제가 생길 경우 헬리콥터나 제트기를 동원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송을 위해 연구팀은 두 병원 사이를 53차례나 시험 비행했어요.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고 정확하게 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새로 개발했지요.
헬스네트워크대학교 아즈메라이식센터의 폐 이식 프로그램 책임자 샤프 케샤브지 박사는 “약 2kg인 장기를 운송하기 위해 제트기나 헬기를 띄우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며 “앞으로 장기 이송용 드론이 넓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에필로그
“우유 1000ml 한 통에 약 1kg이니까, 두 통까지는 드론으로 배달하고….”
꿀록 탐정은 개코 조수와 머리를 맞대고 우유 드론 배달에 대해 골똘히 생각했어요.
파트라슈는 그런 둘을 보며 네로 곁에 드러누웠지요. 네로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를 자신이 그리던 그림 한 구석에 조그마하게 그려 넣으며 행복하게 웃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