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을 올바르게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인 ‘디지털 리터러시’를 기를 수 있도록 어과동에선 ‘만렙! 디지털 리터러시’를 연재 중이에요. 이번 15화에선 온라인에서 쉽게 접하는 차별적인 표현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올바른 표현에 대해 이야기해 봐요.
어린이과학동아를 읽다 갑자기 이런 표현을 접하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무렇지도 않았다면, 혹시 이런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잼민이’는 인터넷에서 어린 학생들을 낮잡아 부르는 표현이에요. 이런 표현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초딩, 급식충’ 등의 표현이 대표적이죠. 이처럼 나이를 비롯해 성별, 인종, 종교, 개인적 취향 등을 이유로 특정 계층이나 집단을 차별하거나 조롱하는 표현을 ‘혐오 표현’이라고 해요.
혐오 표현은 이웃 간의 화합이나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악성 바이러스와 같아요.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으며, 차별하는 분위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지요. 그런데 이런 혐오 표현이 온라인 세상에서 더욱 빠르게 퍼지고 있어요.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년 5월, 만 15세 이상 17세 이하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표현들에 대한 경험을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10명 중 7명꼴로 이런 표현을 접했다고 응답했어요. 대부분 SNS나 유튜브, 게임 등 온라인에서 경험했지요. 게다가 과반수가 친구 같은 가까운 사람에게 들었다고 하니, 이런 표현들이 얼마나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혐오 표현이 폭력적인 단어나 말로만 표현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한 축구선수 손흥민 선수의 SNS 댓글에는 유독 같은 이모지가 반복적으로 사용됐어요. 원래는 무표정을 나타내는 이모지인데, 몇 년 전부터 아시아인의 눈 모양을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돼 논란이 됐죠. 디지털 세상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인 깜찍한 이모지나 이모티콘이 혐오 표현의 도구로 활용되다니 정말 황당하지요?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온라인의 익명성을 방패삼아,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약한 이들을 향해 비겁하게 공격하는 혐오주의자를 적극적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이에 따라, 차별금지법 같은 법안을 만드는 방향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UN의 세계 인권 선언 제2조에는 “모든 사람에게는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적 출신, 재산, 신분과 같은 모든 유형의 차별에서 벗어나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쓰여 있어요. 우리의 생활공간은 점차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고, 온라인 공간에서도 사람들의 권리와 자유는 다르지 않다는 점을 여러분들이 꼭 기억하길 바랄게요.
필자소개
이성철(부산 주감초 교사)
부산에서 교사로 근무하며 디지털 리터러시 교과서를 집필하고 있다.
또한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KATOM)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호 미션
온라인 공간에서 만난 혐오 표현에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그 혐오 표현으로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어과수 포스팅에 [디지털리터러시] 말머리를 달아 의견을 나눠 주세요.
2명을 선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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