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과동 독자들은 동물원이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동물원에 다녀온 우동수비대 71팀이 동물원에 방문하기 전과 후에 설문조사에 참여해 동물원에 바라는 점을 응답해 줬어. 어린이와 보호자의 생각은 어땠을까?
동물원, 보전과 환경 교육 부족해
최초의 근대 동물원은 18세기 오스트리아에서 설립됐어요. 이후 동물 복지부터 동물을 맘대로 가두는 것까지 다양한 문제제기가 오갔지요. 현재 동물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동물원이 교육과 보전, 연구의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해요.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보전하며,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보전을 돕는 연구를 한다는 거죠.
그러나 조사 결과, 우리나라 동물원은 보전 교육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어요. 동물원을 방문한 보호자 중 24%만이 “아이가 환경오염에 대해서 배웠고”, 36%는 “멸종위기종에 대해 배웠다”고 답해 최하위를 차지했어요. 반면에 야생동물을 보고(99%), 사진을 찍으며(99%), 먹이를 주는 활동(57%)을 차례로 가장 많이 했다고 답했지요. 서울대학교 수의학과의 최태규 박사과정연구원은 “보전과 환경 교육은 국제적 추세지만 우리나라 동물원 대다수는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그러나 동물원을 방문한 어린이들은 가장 하고 싶은 활동으로 동물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것 못지 않게, 동물이 왜 멸종위기에 빠지는지 배우는 것을 꼽았어요. 보호자 역시 동물이 왜 멸종위기에 빠지는지, 환경오염을 막는 방법이 뭔지 알고 싶어 했지요. 최 연구원은 “사람들은 동물원에서 교육받기를 원하는데, 동물원에서 준비가 안 된 게 문제”라고 말했답니다.
●인터뷰
최태규(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박사과정연구원)
“동물원이 관람객의 요구에 맞춰 변해야 해요!”
Q보전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뭘까요?
동물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교육 자료는 안내판이에요. 안내판에 ‘전시하는 동물이 야생에서 멸종 위기에 왜 놓였고 전시가 보존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적혀야 하죠. 반면에 우리나라 동물원은 몸길이가 얼마고 1년에 새끼를 몇 번 낳는지 등 백과사전형 지식이나 ‘무서운 이빨이 있다’는 등 흥미 위주의 지식만 알려주는 점이 문제예요.
Q관람객이 기대하는 교육 수준은 높아요.
관람객의 수준이 높아지는 반면, 동물원은 그에 부합하는 교육을 제공하지 않아서 관람객들이 도심형 실내동물원을 찾는 것 같아요. 가까이 있는 데다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니까요. 이런 곳에서 좋은 생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좋은 생태 교육이란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동물의 몸 안팎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가르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곰이 늘어져 있을 때 마음 상태가 어떤지, 곰이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가르치는 거죠.
Q우동수비대 1기를 마친 소감은 어떠신가요?
어린이들이 비판적이면서도 유연한 사고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웠어요. 훌륭하고 멋지다고 생각했죠. 어린이들이 좋은 교육만 받을 수 있다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거예요. 동물원들도 우동수비대를 보고 사람들의 인식이 빨리 변하고 있다는 걸 깨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