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흩날리는 봄날,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의 머리 위로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피어 올랐어요. 꿀록 탐정은 개코 조수의 성화에 억지로 나왔다는 티를 팍팍 내며 불평했어요.
“어이구! 저거 불꽃놀이 하나 터뜨리는 데 미세먼지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알아?”
개코 조수가 낭만도 없냐고 말하려는 찰나, 한 남자가 얼굴이 벌개진 채 헐레벌떡 달려왔어요!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의 머리 위로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피어 올랐어요. 꿀록 탐정은 개코 조수의 성화에 억지로 나왔다는 티를 팍팍 내며 불평했어요.
“어이구! 저거 불꽃놀이 하나 터뜨리는 데 미세먼지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알아?”
개코 조수가 낭만도 없냐고 말하려는 찰나, 한 남자가 얼굴이 벌개진 채 헐레벌떡 달려왔어요!
성냥팔이 소녀,
우주로 편지를 보내다
“불이 났어요, 불! 불이에요!”
깜짝 놀란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남자가 안내하는 곳으로 달려갔어요.
과연, 붉은 빛이 멀리서 피어올랐다가 사라지길 반복했어요. 누군가 불꽃놀이를 하다가 실수로 불을 낸 걸까요? 아니면 불꽃놀이용 화약 창고에 불이 붙은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아주 큰 화재 사고로 이어질 거라 우려한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황급히 다리를 굴렸어요. 불길을 찾아간 곳은 불꽃놀이를 주최한 회사였어요.
그 회사의 이름은 ‘작은 불씨’.
“불꽃놀이를 만든 회사 이름이 ‘작은 불씨’? 어딘가 익숙한 이름인데?”
“탐정님, 그것도 모르세요? 성냥팔이 소녀가 차린 회사잖아요!”
꿀록 탐정은 화들짝 놀라서 작던 눈이 고양이마냥 동그래졌어요. 그러는 사이 불이 난 곳에 도착했지요. 현장은 의외로 평온했어요. 성냥팔이 소녀는 불을 이용한 실험을 하고 있었죠. 꿀록 탐정이 물었어요.
“저~, 성냥팔이 소…. 아니, 그…. 사장님! 뭐하시는 건가요?”
“꿀록 탐정님! 소문으로만 듣다 직접 만나니 반갑군요. 보다시피 로켓 실험을 하고 있어요. 제가 어릴 때 성냥을 팔았던 건 아시죠? 그때 성냥이 너무 안 팔려서 차고 넘치던 성냥으로 불꽃놀이 회사를 차렸어요. 그렇게 번 돈으로 로켓을 만들 자금을 모았지요. 어렸을 적 혼자 성냥을 태우며 할머니를 그리워했는데, 이제 로켓을 개발해 할머니가 계신 우주로 편지를 보낼 거예요.”
“그럼, 지금 이 불길은? 로켓을 발사하려 하는 건가요?”
“네, 제가 원리를 설명해드리죠.”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로켓, 어떻게 발사될까?
친구와 손바닥 밀기 놀이를 해본 적 있나요? 친구를 밀면, 내가 친구를 밀어낸 힘만큼 나도 힘을 받아 반대 방향으로 밀려나요. 17세기 영국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은 이 현상을 ‘작용-반작용 법칙’으로 설명했어요. ‘작용-반작용 법칙’은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힘을 가하면(작용), 같은 크기의 힘을 반대 방향으로 받는다는(반작용) 법칙이에요. 내가 친구를 민 만큼 나도 밀려나는 것처럼요.
작용-반작용 법칙은 로켓이 움직이는 핵심 원리예요. 로켓은 안에서 기체를 만들어 로켓 밖으로 내보내요. 그러면 로켓이 기체를 밀어낸 만큼, 기체도 로켓을 밀어내 로켓이 움직이지요. 로켓 내부의 연료를 태워서 만들어지는 기체는 엄청나게 뜨겁고 압력이 높아 무거운 로켓도 움직일 수 있어요.
사용하는 연료에 따라 로켓은 고체 연료를 쓰는 ‘고체로켓’과 액체 연료를 쓰는 ‘액체로켓’으로 나뉘어요. 고체로켓은 화약을 사용해, 불을 붙이기만 하면 연료가 다할 때까지 솟아올라요. 만들기는 쉽지만 한 번 불을 붙이면 연료의 사용량을 조절하기 힘들어서 로켓의 방향과 속도 역시 조절하기 힘들지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액체로켓이에요. 주로 등유를 사용하는 액체 연료와 여기에 불이 붙게 하는 액체 산소를 각각 ‘연료통’과 ‘산소통’에 분리해 담은 뒤, 펌프를 조절해 필요한 만큼씩만 ‘연소기’에서 만나게 하지요. 액체 연료와 액체 산소가 연소기에서 만나면 불이 타오르며 기체가 만들어지고, 기체는 로켓 바깥으로 뿜어져요. 기체가 내보내지는 힘으로 반작용을 받은 로켓은 하늘로 치솟지요. 이런 로켓들에 인공위성이나 화성 탐사선 등을 달아 하늘로 보내는 거랍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인공위성 대량 생산시대가 온다?!
3월 22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개발한 차세대 중형위성 1호(차중 1호)가 성공적으로 목표 궤도에 올랐어요. 차중 1호는 러시아의 로켓인 소유즈 2.1a호에 실려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22일 오후 3시 7분에 발사됐어요. 원래는 20일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로켓 발사 시스템에 오류가 발견돼 미뤄졌지요.
차중 1호는 발사 1시간 4분 후 로켓과 분리돼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과 처음으로 교신에 성공했어요. 목표했던 상공 497.8km 궤도에 도착했다는 것이 확인된 순간이죠. 이어서 위성에 전기를 공급할 태양전지도 성공적으로 펼쳐 사람 하나하나를 구분할 수 있는 전자광학카메라로 지구를 관측하는 임무를 시작했답니다.
이번 발사는 우리나라가 민간 위성 시대로 도약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져요. 항우연이 민간 기업도 차중 1호와 같은 위성을 쉽게 만들 수 있는 표준 플랫폼을 개발했거든요. ‘표준 플랫폼’이란 자동차처럼 위성도 공장에서 만들 수 있도록 규격화된 본체와 제작 공정을 말해요. 앞으로 민간 기업은 위성을 개발할 때 항우연의 본체를 사용하고, 카메라 등의 탑재체만 바꿔 조립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답니다.
한편, 소유즈 2.1a호에는 차중 1호 외에도 전 세계 18개국의 위성 37기가 실렸어요. 그중 3개는 우리나라 연구팀이 만들었지요. 가로와 세로, 높이가 수십 cm에 불과한 큐브위성 ‘KMSL’에는 물곰 100마리가 실렸어요. KMSL은 상공 680km에 도착해 물곰에게 물을 뿌려 깨운 뒤, 우주에서 얼마나 잘 살아남는지 관찰할 예정이에요. 또다른 우리나라 큐브위성 ‘티몬’과 ‘품바’는 태양 바깥 대기층인 ‘코로나’를 관측해 5월쯤 사진을 얻을 예정이지요. 마지막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일본 우주 스타트업 아스트로스케일의 쓰레기 청소 위성 ‘엘사-d’예요. 엘사-d는 총알보다 빨리 도는 우주 쓰레기를 자석의 힘으로 잡아채는 실험을 할 예정이랍니다.
에필로그
“로켓의 원리는 그리 어렵지 않죠? 그렇지만 성공적으로 로켓을 개발하는 건 힘든 일이에요. 연소가 지속해서 일정하게 일어나지 못하는 ‘불안정 연소’ 현상이 발생하면 연소기가 폭발하기도 하거든요.”
“아하! 그래서 불을 이용해 연소기가 잘 견디는지 실험하고 계셨던 거군요.”
화재를 신고했던 남자와 꿀록 탐정, 개코 조수는 사장님이 된 성냥팔이 소녀를 응원하며 불꽃놀이 현장으로 다시 돌아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