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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연주, 들어보세요!
“삐-비비비! 삐삐삐삐삡~”


차가 후진할 때 나는 이 소리는 차량 뒤편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과의 거리를 소리의 빈도나 높이로 표현해 운전자에게 충돌 위험을 알려요. 이렇게 데이터를 소리로 바꿔주는 기술을 ‘소리화’라고 하지요.


과학자들과 예술가들은 소리화 기술을 연구나 작품에 적극 사용해요. 눈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소리로 들으면 직관적으로 차이를 알 수 있고, 새로운 모습이 보이기도 하거든요.


지난 9월 24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를 소리화한 연주곡을 공개했어요.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천체물리학자 매트 루소 교수팀이 찬드라 X선 망원경과 허블 우주망원경,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찍은 우주를 소리로 바꾼 거예요.


찬드라 X선 망원경이 찍은 사진은 악기 글로켄슈필, 허블 우주망원경 사진은 현악기, 스피처 우주망원경 사진은 피아노 소리로 표현했지요. 각각의 악기가 연주한 곡을 따로 들을 수 있고, 동시에 연주하는 협주도 들을 수 있어요.


연구팀이 음악으로 바꾼 천체 사진은 지구로부터 2만 48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은하 중심’, 지구에서 1만 1000광년 떨어진 카시오페이아자리에 있는 초신성 잔해인 ‘카시오페이아자리 A’, 그리고 지구에서부터 7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독수리 성운’을 찍은 거예요.


은하 중심을 표현한 음악은 사진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돼요. 별의 위치에 따라 음의 높낮이를, 별빛의 세기에 따라 음의 세기를 표현했어요.


연구를 이끈 메트 루소 교수는 “우주를 새롭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하기 위해 우주의 빛을 소리로 번역했다”고 말했어요. 이어 “이 작업을 하면 시각 장애인들도 우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답니다.

 

● 식물 유전자도 화음으로 표현했다 

지난해 1월, 서울숲에서 식물의 음악회가 열렸어요. 권병준 작가와 이다영 작가는 비무장지대(DMZ)에 사는 식물종 중 원시종인 ‘솔잎란’과 유전적 차이가 큰 식물 20종을 선별해 식물 유전자를 음악으로 바꿨어요.


전시에 참여한 이다영 작가는 단백질의 기본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을 음으로 바꿨어요. 아미노산의 분자량으로 소리의 세기를 표현하고, 아미노산이 물 분자와 결합하는 성질에 따라 소리의 특징을 달리했어요. 물과 친한 친수성이면 소리가 울리고,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이면 딱딱 끊어지게 표현했지요. 박자는 우리 몸에서 호르몬이나 항체 등으로 작용하는 ‘펩타이드’로 정했어요. 펩타이드를 이루는 아미노산의 개수가 상대적으로 많으면 ‘쿵’, 중간이면 ‘타’, 적으면 ‘치’로 표현했지요.


이다영 작가는 “현재 DMZ의 생태계를 소리로 바꿔 표현한 <;어드메(2020)>;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생태계가 가진 DNA 정보와 먹이그물을 홀로 또는 조화를 이루는 소리로 만들어 DMZ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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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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