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입주민들이 잔뜩 줄을 선 이곳은? 햇빛을 좋아하는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만을 위한 초호화 건물이야! 햇빛도 충분하고 편안하지. 이런 집을 만든 이유는 뭔지 건물 입구로 들어가는 세균을 붙잡고 물어봤어.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저는 햇빛을 좋아하는 세균이에요. 이름은 ‘남세균’이죠. 저는 식물처럼 햇빛 에너지를 이용하여 영양분을 만드는 광합성을 해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화학과 제니 장 연구원팀은 3월 7일 남세균에게 전기를 만들기 위한 ‘나노 초고층 건물’을 만들어줬어요.
너희가 전기를 만든다고?
‘나노 초고층 건물’은 남세균에게서 전자를 모아서 전기를 만드는 전극이에요. 남세균에게는 매우 높은 초고층 건물이지만, 사람들한테는 아주 작은 크기이기 때문에 ‘나노 초고층 건물’이라고 부르죠.
나노 초고층 건물은 남세균에게서 전자를 추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남세균이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식지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남세균은 광합성을 하며 물 분자에서 전자를 떼어내는데, 이 전자를 이용하면 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전에도 남세균으로 전기를 만든 연구가 있었는데, 연구팀은 남세균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생산 효율이 이전 연구보다 10%나 증가한다는 것을 알아냈지요.
남세균이 살기 좋은 환경은 어떤 환경이야?
이 건물은 길거리에 기둥들이 빽빽이 채워져 있는 구조예요. 남세균은 살아가는 데 햇빛이 많이 필요해요. 동시에 붙어 있을 만한 곳이 필요하죠. 연구팀은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구조로 유리 고층 건물을 생각해냈어요. 햇빛을 많이 받으면서도 남세균이 붙어 있을 만한 공간은 충분히 넓은 구조죠. 연구팀은 유리 고층 건물처럼 햇빛이 잘 들고 기둥의 표면적이 넓은 공간을 만들어냈답니다.
이 건물을 활용하여 앞으로 남세균을 대체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을까?
연구팀은 남세균이 나노 초고층 건물 속에 있으면 다른 바이오 에너지 기술보다 더 효율적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제니 장 연구원은 “남세균은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는 화학 공장”이라며 “이 연구로 더 다양한 에너지 전환 경로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어요. 이어 “남세균의 에너지 변환 과정을 이해하면 재생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