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지질행성과학과 제러드 리드베터 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은 망간에서 에너지를 얻어 사는 세균을 발견했어요.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러한 미생물이 존재할 거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 발견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재미있게도 이번 발견은 우연한 상황에서 일어났습니다. 연구팀은 망간이 든 유리병을 씻지 않고 수돗물에 담가놓은 채 출장을 떠났어요. 한 달이 지나 연구실로 다시 돌아와 보니 유리병이 까맣게 변해 있는 걸 발견했지요. 병 속의 까만색 물질은 다름 아닌 망간산화물이었어요. 연구진은 정체 모를 세균이 망간의 전자를 빼앗아 에너지로 쓰면서, 망간이 산화된 것이라고 추정했지요.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망간 산화물이 있는 유리병에서 약 70종의 세균을 찾아냈고, 이 중 연관성이 있는 두 종을 추려냈어요. 이후 이 두 세균이 있는 병에 탄산망간을 같이 두고 관찰해 보니, 세균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어요. 또 세균의 수가 늘어날수록 망간산화물이 더 빠르게 많이 만들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답니다. 리드베터 교수는 “그동안 상하수도 시설이 망간산화물 때문에 막혔다는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그 원인이 처음 밝혀진 것”이라면서 “앞으로 해저 망간단괴의 생성과정을 밝히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