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화마을에 무슨일이?
헨젤과 그레텔 마녀에게 잡히다!
오늘 오전에 일어난 일이에요. 배가 고팠던 저희 남매는 어디선가 풍기는 달콤한 냄새를 따라 깊은 숲속으로 들어갔지요.
“어? 오빠! 여기야! 냄새의 정체를 찾았어!”
달콤한 냄새의 정체는 바로 복숭아였어요.
“음~. 달콤한 냄새! 복숭아 정말 맛있겠다!”
오빠는 잘 익은 복숭아 두 개를 땄어요. 그리고 껍질을 깐 뒤에 저와 하나씩 나눠 먹었지요.
“복숭아 정말 맛있다! 달콤한 과즙이 너무 많아서 땅에 뚝뚝 떨어질 정도야!”
저희 둘은 금세 복숭아 하나를 먹어 치우고 또다시 복숭아를 따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마녀가 저희에게 다가왔어요.
“귀여운 아이들아, 안녕?”
“앗! 깜짝이야! 누구세요?”
“놀라기는~. 나는 너희들이 먹고 있는 복숭아나무의 주인이란다. 바로 옆에 보이는 달콤하고 바삭한 과자 집의 주인이기도 하지. 후훗. 같이 집에 들어가지 않을래? 초콜릿, 사탕, 과자, 빵 뭐든지 원하는 대로 다 먹을 수 있단다. 깔깔~.”
“정말요? 좋아요~!”
저희 남매는 마녀를 따라 과자 집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과자 집에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마녀는 무서운 표정으로 저희에게 달려들었어요.
“자~, 이제 너희들은 내 마녀스프의 재료가 될 것이다~! 깔깔깔~!”
“으악~! 무서워!”
“그레텔! 어서 도망치자! 얼른 내 손 잡아!”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달콤한 복숭아는 어떻게 열릴까?
여름이 되면 맛있는 과일이 나무에 주렁주렁 열려요.
특히 7~8월이 되면 달콤한 과즙이 꽉 찬 복숭아를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이 탐스러운 복숭아는 어떻게 열리는 걸까요?
먼저 퀴즈! 복숭아, 포도, 수박, 참외, 이 중 과일이 아닌 것은? 정답은 수박과 참외예요. 대표적인 여름 과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수박과 참외는 과일이 아니라 채소입니다. 헷갈린다면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를 과일, 나머지를 채소라고 생각하면 돼요.
과일과 채소의 열매는 모두 꽃이 핀 자리에 열려요. 예를 들어 여름철 대표 과일인 복숭아는 5월이 되면 꽃이 활짝 피어요. 복숭아 꽃은 둥그스름한 모양의 꽃잎이 다섯 장 달려 있고, 여러 개의 수술과 하나의 암술로 이루어져 있지요. 열매를 맺는 첫걸음은 ‘수분’이에요.
수분은 수술에 있는 꽃가루가 꿀벌이나 나비같은 화분매개자 등에 의해 암술머리로 옮겨붙는 일을 말해요. 암술에 붙은 꽃가루는 암술 속에 빨대처럼 생긴 긴 화분관을 만들어 꽃가루 속 정핵을 씨방으로 보내요. 그러면 정핵이 씨방 속 난세포와 만나 수정이 이루어진답니다.
이후 복숭아 꽃의 씨방이 둥그렇게 커지면서 복숭아 열매가 돼요. 복숭아처럼 씨방이 자라서 열매가 되는 것을 ‘참열매’라고 하지요. 수박, 감, 귤 등이 모두 참열매예요. 열매가 커지면서 위에 달려 있던 꽃잎과 꽃받침, 수술 등은 시들어 떨어진답니다.
씨앗은 점점 커지고 씨앗을 둘러싸고 있는 ‘내과피’는 단단해져요. 우리가 복숭아를 먹다 보면 속에 있는 딱딱한 것이 바로 내과피예요. 내과피 안에는 마치 아몬드처럼 생긴 말랑말랑한 복숭아 씨앗이 들어있답니다.
7~8월이 되면 다 익은 복숭아를 수확할 수 있어요. 이른 여름에서 늦여름까지 익는 시기에 따라 다양한 품종의 복숭아를 맛볼 수 있답니다.
▲ PDF에서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꿀벌 대신 비눗방울이 식물의 수분을 돕는다고?
꿀벌은 식물의 꽃가루를 옮겨 수분과 수정을 돕는 대표적인 곤충이에요. 전 세계 농작물 60~70% 정도의 수분을 꿀벌이 맡고 있지요. 그런데 최근 꿀벌이 사라지고 있어요. 올해 2월,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생물학과 제레미 커 교수는 약 100년 동안 북미와 유럽의 기온과 호박벌의 개체 수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어요. 커 교수는 기온이 오른 지역에서 꿀벌과에 속한 호박벌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고,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사용한 지역에서 꿀벌의 수가 줄어들었단 사실을 알아냈답니다. 이렇게 꿀벌의 수가 줄면 수분이 잘 일어나지 않아 결국 농작물의 수확량도 줄 수 있어요. 과학자들은 이런 사태에 대비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지요.
일본 호쿠리쿠 선단과학기술대학원의 미야코 에이지 박사는 지난 6월 17일, 꿀벌 대신 식물의 수분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어요. 미야코 박사는 놀랍게도 비눗방울을 이용했어요.
미야코 박사는 처음엔 4cm 크기의 작은 드론을 이용해 식물의 수분을 돕는 연구를 했어요. 하지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드론의 날개 때문에 꽃이 손상되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놀이터에서 아이가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고 번뜩 생각이 떠올랐다고 해요. 미야코 박사는 둥둥 떠 다니는 비눗방울로 꽃이 상하지 않게 수분을 돕는 연구를 계획한 거죠.
미야코 박사는 광학 현미경을 이용해 비눗방울을 자세히 들여다봤어요. 그리고 비눗방울이 여러 개의 꽃가루를 이동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답니다. 미야코 박사는 계면활성제와 같은 식물에 해를 끼치는 성분을 최소화하고,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을 넣어 꽃가루를 잘 나를 수 있는 특별한 비눗물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이 비눗물로 만든 비눗방울 하나가 최대 2000개의 꽃가루를 옮길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지요.
미야코 박사는 이 비눗물과 비눗방울 장난감을 이용해 배나무의 꽃에 무작위로 비눗방울을 만들어 뿌렸어요. 그러자 꽃가루를 머금은 비눗방울이 배꽃의 암술머리에 달라붙고 성공적으로 수분이 되었답니다. 미야코 박사는 “비눗방울을 이용해 배나무의 수분을 실험한 결과, 사람이 붓을 이용해 수분한 것과 비슷한 95% 성공률을 보이며 배가 잘 열렸다”고 설명했어요.
그러나 비눗방울 장난감을 이용하면 수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만큼 비눗물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어요. 미야코 박사는 “앞으로 모션 제어 기술 등을 활용해 비눗방울 수분의 정확도를 더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그때는 비눗방울이 꽃에 내려앉아 식물의 수분을 돕는 모습을 볼 수 있겠죠?
# 에필로그
꿀록 탐정과 개코는 마녀의 과자 집에 도착했어요. 그리고는 몰래 마녀의 집 안을 들여다봤어요.
“으, 분하다! 오늘도 마녀스프 만들기는 틀렸군. 아쉬운 대로 이거라도 먹어야지.”
복숭아를 한 입 베어 문 마녀는 달콤한 맛에 푹 빠진 표정이었어요.
“엥? 마녀스프보다 복숭아가 훨씬 맛있잖아? 이제 스프 대신 복숭아만 먹을래~!”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사건이 싱겁게 끝나 아쉬우면서도, 앞으로 마녀가 다시 어린이들을 괴롭히지 않겠단 안도감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무실로 돌아갔답니다.
“개코! 우린 이만 돌아가도 되겠어.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