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님, 아무래도 쉬긴 힘들 것 같은데요? 메일이 왔어요.”
사건 하나를 해결하고 쉬고 싶었던 꿀록 탐정에게 개코 조수가 말했어요.
“이번엔 무슨 사건이래?”
꿀록 탐정이 귀찮은 듯 대답했죠.
“타…, 탐정님! 임금님이 보낸 메일이에요!”
●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임금님이 편지를 보낸 이유는?
“임금니이이이임?”
책상에 발을 올리고 한껏 거만한 자세로 쉬고 있던 꿀록 탐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 나 이메일함을 열었어요. 편지는 정말 임금님이 보낸 거였죠.
<;친애하는 꿀록 탐정에게>;
안녕하세요, 탐정님. 저는 이 동화마을에 10명 정도 되는 임금 중 한 명입니다. 창피한 얘기지만…, 사람들은 저를 흔히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들 부르지요. 제가 멋진 옷을 좋아하다 보니 최고로 멋진 옷을 만들 디자이너를 공모한 적이 있는데, 그때 어떤 사기꾼 형제가 제게 가짜 옷을 지어 주는 바람에…. 제가 속옷만 걸치고 마을을 돌아다닌 적이 있었거든요.
그 이후로 바깥 활동을 좀 자제하고 있지만, 멋진 옷을 좋아하는 제 취향은 변함없어요. 특히 털이 풍성한 망토나 코트야말로 저의 최애 패션 아이템이지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털 망토나 코트를 입을 때마다 이상하게 파바밧! 하고 전기가 튀는 거예요(메일에 첨부한 사진을 참조하세요). 아무래도 이건 누군가 저를 음해하려 하는 것 같은데, 탐정님이라면 쉽게 해결해 주시겠지요?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 임금 드림
편지를 다 읽을 때쯤, 꿀록의 사무실로 임금님이 뛰어 들어왔어요.
“탐정님! 헉헉! 제 이메일 보셨나요? 점점 심해지고 있어요. 도대 체 범인이 누굴까요? 해결해 주실 수 있나요?”
꿀록 탐정은 성질이 급한 임금님을 자리에 앉히고 차분하 게 대답했어요.
“자, 침착하세요, 임금님. 다행히 쉬운 사건이니까요.”
● 통합과학 넓히기 - 정전기로 바이러스를 잡는다?!
친구들이 요즘 매일 쓰는 마스크에도 정전기의 원리가 있어요. 공기 중의 입자들도 정전기를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지요.
우리 주변의 공기 중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입자들이 떠 다녀요. 에어로졸 형태의 침방울이나 세균, 작은 먼지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지요. 그런데 이 입자들이 빛을 받으면서 (+)나 (-) 전하를 띠게 돼요. 어떤 물질이 빛 에너지를 받으면 갖고 있던 전자를 빼앗기기 쉽거든요. 그럼 이 물질은 (+) 전하를 띠고, 튕겨 나온 전자를 받아들인 다른 물질은 (-) 전하를 띠게 되겠죠.
이런 입자를 잡기 위해 우리가 쓰는 마스크 속엔 정전기 필터가 들어 있어요. 이 정전기 필터는 반대 전하를 띠고 있는 입자를 붙들어 우리 입과 콧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지요. 정전기 필터는 아주 가느다란 실이 무작위로 교차된 형태예요. 플라스틱과 같은 고분자 수지를 수 μm로 뽑은 뒤, 이를 무작위로 짜 납작한 형태로 만들지요. 보통 섬유는 씨실과 날실이 수직으로 교차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정전기 필터처럼 그런 과정이 없는 것을 ‘부직포’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이 과정으로 정전기가 생기는 건 아니에요. 고분자 수지로 촘촘하게 만들어진 필터에 약 2만 5000V(볼트)의 초고압 전류를 흘려 전기적 성질을 띠도록 만들어요. 그러면 필터가 (+)나 (-) 전하를 띠는 정전기를 지녀서 반대 전하를 띠고 있던 먼지나 세균, 바이러스 등이 필터에 달라 붙는답니다.
다만 이런 원리 탓에 정전기 필터를 쓸 때는 주의해야할 점이 몇 가지 있어요. 먼저 마스크를 깨끗하게 소독해서 다시 쓰려고 삶거나 드라이어로 가열하면 안 돼요. 필터의 소재인 고분자 수지가 열에 약하기 때문이지요. 또, 정전기는 물에 닿았을 때 쉽게 사라져요. 여러분이 습한 여름엔 파밧! 하고 튀는 방전 현상을 잘 겪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지요. 그래서 정전기 필터를 깨끗이 쓰려고 빨아 쓰면 효과가 떨어진답니다.
● 에필로그
“아! 정전기였군요!”
꿀록 탐정의 설명을 들은 임금은 무릎을 탁! 쳤어요.
“네. 털옷을 만지실 땐 핸드크림을 충분히 바르시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꿀록 탐정의 조언까지 들은 임금은 기쁜 마음으로 다시 궁궐로 돌아갔답니다.
“휴우~, 개코, 우리도 이제 제발 좀 쉬어보자.”
임금님이 돌아가자마자 꿀록 탐정은 다시 마음의 여유를 찾았어요. 개코 조수와 함께 다리를 책상에 올리고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를 즐겼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