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층권에 나타난 새로운 얼굴들 중에 드론도 보여. 비행기는 원래 성층권과 대류권 경계를 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성층권까지 올라온 거지?
직접 가서 물어보자!
24시간 비행의 벽을 깨라! 태양광 드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기술연구부 이융교 책임연구원 팀은 지난해 8월, 17km 높이의 성층권에서 태양광 드론 ‘EAV-3’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어요. 2015년 14km, 2016년 18.5km 비행에 이어 세번째 기록이었지요. 성층권까지 올라가는 것이 목표였던 이전과 달리, 배터리와 카메라 등 임무 장비들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비행이었습니다.
EAV-3는 올해 고도 18.5km에서 24시간 동안 비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작은 크기의 단위 전지 수백 개를 한데 묶은 ‘배터리팩’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요. EAV-3는 낮에는 태양빛으로 비행하면서 남는 에너지를 배터리팩에 저장하고, 이를 다시 밤에 사용하는 걸 반복해요.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는 최대 100회까지 반복해 비행할 수 있으며, 내후년 쯤에는 300회 이상 반복할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하고 있답니다. 이융교 책임연구원은 “배터리의 성능이 좋아진다면 태양광 드론의 비행 기간을 최대 1년까지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더 좋은 성능의 임무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EAV-3의 탑재 능력을 높이는 연구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답니다.
성층권 태양광 드론은 전세계적으로 개발이 한창이에요. 성층권에서는 태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좋은 데다, 공기 밀도가 작아 드론이 적은 에너지로 한곳에 오래 머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산불, 국경 감시, 기상현상 관측 등 을 동영상으로 오래 촬영할 수 있죠. 위성보다 개발 비용이 수십 분의 1 정도로 작은 것도 큰 장점이고요.
가장 안정적인 비행 능력으로 화제가 된 태양광 드론은 유럽의 항공기 제작 회사인 에어버스가 개발한 ‘제퍼 S’예요. 지난 2018년 21km 상공에서 약 26일 동안 비행한 뒤, 안전하게 착륙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밖에 일본 소프트뱅크의 ‘호크 30’, 미국의 보잉사의 ‘오디세우스’ 등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요.
_INTERVIEW
이융교(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기술연구부 책임연구원)
“EAV-3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성층권에 진입한 태양광 드론이에요”
Q QEAV-3는 동력 없이 어떻게 떠오르나요?
EAV-3는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처럼 활주로를 달릴 바퀴가 없어요. 대신 전지형만능차(ATV)를 이용했지요. EAV-3를 ATV 위에 올리고 이 상태로 ATV를 빠르게 달려요.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드론의 날개 위 아래에 기압차가 만들어져 양력이 발생하지요. EAV-3는 이 힘에 의해 자연스럽게 떠오른답니다.
Q 태양광 드론이 위성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대체한다기 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위성은 특정 지역을 오랫동안 가까이서 관찰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저궤도 위성은 계속 돌며 하루에 한두 번만 우리나라를 지나가요. 정지궤도 위성은 한 곳에 머물지만, 떠 있는 고도가 너무 높아서(3만 6000km) 원하는 정보를 자세히 관측하기 어렵지요. 반면 성층권 태양광 드론은 너무 높지 않은 고도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위성이 할 수 없었던 임무를 실행할 수 있답니다.
Q 성층권 태양광 드론은 왜 더 높이 날지 않나요?
보통 성층권 태양광 드론은 고도 18~20km 높이에 자리를 잡아 비행해요. 이 고도에서 바람이 가장 약하게 불기 때문이에요. 제트기류*가 약해지는 여름에 비행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지요. 반면 20km보다 더 높은 곳은 공기 밀도가 더 낮아지고, 바람이 세져서 드론이 머무르는데 에너지가 많이 들어 비효율적이랍니다.
Q EAV-3는 어떻게 제트기류를 통과하나요?
여름에 비행하더라도, 태양광 드론은 힘이 약해서 제트기류를 통과하는 게 어려워요. 그래서 제트기류를 타고 천천히 떠오르는 방식을 사용해요. 예를 들어서 바람이 드론의 힘(시속 50km)보다 세게 불면 지상에서 봤을 때 드론이 뒤로 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점차 높은 고도로 오르고 있거든요. 따라서 EAV-3가 날 수 있는 하늘 공간의 가장 앞에서 비행하기 시작하면, 제트기류의 강한 바람에 뒤로 밀리더라도 결국 성층권까지 오를 수 있겠죠.
용어정리
* 제트기류 : 고도 10km 부근에서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강하게 부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