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호주는 평균 기온이 1.52℃ 올라 1910년 이후 최고 평균 기온을 기록했어요. 또, 평균 강수량은 277mm으로 1900년 이후 가장 적었답니다. 호주가 뜨겁고 바짝 말라 있었기 때문에 산불의 피해가 더욱 컸던 거예요. 그런데 호주 가뭄을 일으킨 주범은 따로 있어요.
호주 산불을 키운 주범은 아프리카 대륙과 호주 사이의 거대한 바다인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인도양 다이폴’로 꼽혀요. 인도양 다이폴은 인도양의 동쪽(호주 근처)과 서쪽(아프리카 대륙 근처)의 수온이 서로 다른 현상이지요. 서쪽의 수온이 높을 땐 ‘양의 인도양 다이폴’, 동쪽의 수온이 높을 땐 ‘음의 인도양 다이폴’이라고 부르며, 둘은 2~6년 주기로 번갈아 발생해요. 2019년엔 양의 인도양 다이폴이 발생했고요.
양의 인도양 다이폴이 발생해 서인도양의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주변의 공기가 바닷물의 열기에 가열돼 상승해요. 그러면 대기가 평소보다 두꺼워지고, 이 영향으로 서인도양을 중심으로 대기의 파동이 만들어지죠.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동이 생겨 호수 전체로 퍼지듯이, 서인도양에서 생긴 대기의 파동 역시 주변으로 퍼지며 다양한 영향을 미쳐요. 호주 동부 지역엔 강한 고기압이 자리를 잡죠.
고기압에선 구름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에 땅이 태양빛을 그대로 흡수해요. 그 결과 기온은 오르고 비는 오지 않아서 호주엔 뜨겁고 건조한 가뭄이 찾아오죠. 이때 인도양 다이폴의 온도차가 클수록 가뭄의 정도는 심해져요. 올해 인도양 다이폴의 온도차는 약 2.5℃로, 이는 측정을 시작한 1960년 이후 최고치였답니다.
과학자들은 인도양 다이폴이 기후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분석해요. 지난 2014년,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의 카이 웬주 박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인도양 다이폴의 온도차가 커지고, 그 주기는 짧아질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답니다. 즉, 인간이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호주 산불이 더 크게, 더 자주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한 거죠. 이와 같은 경고는 12년 전인 2008년, 호주 멜버른대학교 로스 가너 교수가 작성한 기후변화 보고서에도 적혀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