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헉-, 뽀삐야! 제발 그만 뛰놀면 안 되겠니?”
뽀삐는 지치는 법이 없었어요. 하루종일 뛰고 또 뛰고, 가족이 지칠 때까지 놀아달라고 보챘지요. 그런데 요즘 뽀삐가 좀 이상해요. 좀처럼 뛰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걸어 다닐 때에도 다리를 절뚝거려요. 혹시 뽀삐 다리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요?
점프는 푹신한 곳에서만!
소형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반려견이 점프 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해요. 착지하다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슬개골 탈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슬개골은 개의 뒷다리에 있는 삼각형 모양의 뼈로, 무릎 관절 위에 있어요. 슬개골은 무릎을 접고 펼 때 도르래 고랑처럼 생긴 홈을 따라 왔다 갔다 하며 무릎 관절을 보호해요.
그런데 사람들의 선호에 따라 개들의 체구가 작게 개량되면서 이 홈의 크기도 작아졌어요. 그 결과 홈 안에서만 움직여야 할 슬개골이 작은 충격에도 홈 밖으로 벗어나는 거예요. 슬개골이 정상적인 자리에서 벗어나 몸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빠지는 질병을 ‘슬개골 탈구’라 해요. 말티즈, 치와와, 푸들 등 소형견은 대형견보다 10배 이상 슬개골 탈구가 잘 일어나지요.
선천적으로 슬개골 탈구가 잘 일어나는 종은 평소에 조심해야 해요. 뛰거나 미끄러져 한 번 탈구가 시작되면 증상이 반복되며 더 악화될 수 있거든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내에 미끄럼 방지 패드를 깔아주거나 소파나 침대까지 올라가는 계단을 설치해 주면 좋아요. 또 몸무게가 늘면 무릎 관절이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답니다.
절뚝거린다면 바로 병원으로!
반려견의 걸음걸이를 잘 관찰해 보세요. 뒷다리 중 한쪽을 들어 깨금발로 걷는다면 슬개골 탈구일 확률이 높아요. 슬개골 탈구는 X선 촬영이나 수의사가 손으로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경우 병원에 바로 찾아가는 것이 좋아요.
슬개골 탈구 초기라면 슬개골이 빠져도 즉시 제자리를 찾아요. 이때 격한 운동을 하면 통증으로 인해 절뚝거리며 걸을 수도 있어요. 초기엔 수술이 필요 없지만, 체중을 줄이고 미끄러지거나 뛰는 동작을 줄이는 등 행동을 교정해야 하지요. 주2~3회 정도 허벅지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도 도움이 돼요. 엉덩이에서 발끝 쪽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은 다음 앞쪽 허벅지 근육을 잡아당기듯이 주물러주면 된답니다.
슬개골 탈구가 잦고 운동을 안 해도 반려견이 절뚝거린다면 수술이 필요한 단계예요. 수술은 상태에 따라 슬개골의 위치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슬개골이 움직이는 홈을 깊게 깎아주기도 한답니다. 슬개골 탈구 수술은 성공률이 높은 편이에요. 수술 후에는 관절보조제를 함께 먹이는 것이 좋으며, 가벼운 걷기 운동과 냉찜질로 6주 정도에 걸쳐 재활을 해야 하지요.
슬개골 탈구가 수개월 이상 방치되면 뒷다리의 허벅지 근육이 약해지고 골격이 변해 수술을 하더라도 슬개골이 다시 탈구될 수 있어요. 따라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평소에 반려견의 걸음걸이를 잘 관찰해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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