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깊고 깊은 산골짜기에…’로 시작하는 전래동화에는 호랑이가 단골로 나와요. 이처럼 친숙했던 호랑이를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만, 호랑이가 살던 깊은 산속에 가면 호랑이의 꼬리와 똑 닮은 풀을 볼 수 있어요. 바로 꽃이 호랑이의 꼬리를 닮은 여러해살이풀 ‘범꼬리’예요.
6~7월이면 범꼬리 줄기 끝에 작은 꽃이 수없이 뭉쳐 피어나요. 마치 강아지풀과 닮아 귀여운 모습이지요. ‘애개, 고양이 꼬리라면 몰라도 호랑이는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범꼬리가 자라는 곳이 고도 1000m 이상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범꼬리는 호랑이가 살았을 정도로 깊고 깊은 산골짜기에 산답니다.
지금과 같은 9~11월에 범꼬리는 꽃받침에 싸인 열매를 맺어요. 열매는 광택이 나는 달걀 모양이지요. 가을산에 올라 범꼬리를 찾는다면, 잎도 함께 살펴보세요. 동그랗게 넓은 잎이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모습이 마치 하트 모양을 닮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