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빨간 세제는 누가 만들었을까요?” “역시 무시무시한 악당 아닐까? 저기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언덕 위로 굴뚝이 높이 솟은 빨간벽돌 공장이 보였어요. 세제를 만든 공장이었죠. 동화 나라 여기저기서 말썽을 일으킨 악당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꿀록의 심장이 쿵쿵 뛰었어요. “실례합니다. 공장 주인 계신가요?”
스토리 따라잡기 │번개 때문에 기계가 부서졌다고?
“예, 제가 바로 ㈜빨간세제 대표인 빨간 망토입니다.”
벌컥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다름 아닌 빨간 망토였어요. 의외의 주인공에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죠.
“아앗…! 그래서 세제가 빨간색인 거예요?”
“맞아요. 직원 유니폼, 벽돌 공장, 세제까지 다 빨간색으로 깔맞춤했죠!”
늑대에게서 도망친 이후, 빨간 망토는 할머니와 함께 회사를 창업했다고 설명했어요. 자기와 할머니처럼 늑대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해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과 힘을 합쳐 세제 회사를 차렸지요.“우리 회사에서는 친환경 세제를 만들어요. 그런데 얼마 전 공장에 벼락이 떨어져 세제 생산에 차질이 생겼어요. 할머니가 기계를 열심히 수리하고 있지만, 불량인 세제가 만들어졌나 봐요.”
“번개로 인한 피해가 심한가요?”
“말도 마세요. 아니, 이 동네는 어떻게 된 게 맨날 번개가 칠까요? 몇 번이나 벼락이 떨어져서 요즘 큰일이랍니다.”
꿀록 탐정은 잠깐 주변을 둘러보고 말했어요.
“위치를 보아하니 번개가 자주 칠만 하네요. 피뢰침을 설치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피뢰침이요?”
“아니, 피뢰침을 몰라요?! 개코 조수, 구해오게나!”
통합과학 넓히기│ 그 많던 번개는 다 어디로 떨어지는 것일까?
세계에서 번개가 가장 많이 치는 곳은 어디일까요? 지난 2015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95년부터 2013년 사이 인공위성을 통해 관측한 세계의 번개 지도(➋)를 공개했어요. 이 지도는 1년 동안 1㎢ 넓이의 지역에 번개가 얼마나 치는지 색깔로 표시 했어요. 보라색에서 하얀색으로 갈수록 번개가 많이 치는 곳이죠. 조사 결과, 번개는 적도 지역에서, 바다보다는 육지에서 더 많이 나타났어요. 적도 지역은 따뜻하고 습해서 폭풍우가 자주 나타나죠. 또 육지는 해가 뜨면 바다보다 더 빨리 뜨거워지면서 상승기류를 쉽게 만들어요. 이렇게 구름이 만들어지면 번개가 치기 좋은 조건이 되죠.
특히 중앙아프리카 콩고 민주 공화국의 동부 지역, 그리고 남아메리카 베네수엘라의 마라카이보 호수에서는 1년 내내 번개가 많이 치는 것으로 드러났어요. 실제로 마라카이보 호수 인근 지역은 세계에서 번개가 가장 많이 치는 지역으로 2013년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지요. 이곳에서는 1년에 140~160일가량 번개가 쳐요. 1㎢ 넓이의 지역에 1년 동안 평균 250번 정도의 벼락이 떨어지지요. 이 현상을 가까운 곳을 흐르는 강의 이름을 따서 ‘카타툼보 번개’라 부르기도 해요.
그런데 올해 9월, 보통보다 강력한 ‘슈퍼번개’는 다른 지역에 떨어 진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어요. ‘슈퍼번개(superbolt)’는 100만 줄(J)이 넘는 에너지를 가진 번개로, 일반 번개보다 1000배 정도 강력하지요. 25만 번 당 1번 나타날 정도로 드물기도 하고요.
미국 워싱턴대학교 지구 및 우주과학과의 로버트 홀츠워스 교수팀은 ‘세계 번개 위치 네트워크’를 통해 2010년에서 2018년 사이 전 세계에서 관측된 20억 개의 번개 자료를 수집했어요. 이중 슈퍼번개는 약 8000개였고, 슈퍼번개가 떨어진 곳은 보통 번개가 많이 치는 곳과는 전혀 달랐어요. 슈퍼번개는 여름이 아니라 겨울인 11월과 2월 사이에 많이 발생했어요.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남아메리카의 안데스산맥을 비롯해 지중해와 북대서양으로, 번개가 많이 치지 않는 바다가 포함되었죠. 연구를 이끈 로버트 홀츠워스 교수는 슈퍼번개의 발생 원인에 대하여 “흑점이나 우주선 등이 작용했을 수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연구를 더 해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