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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전기로 앞을 보는 물고기?!


며칠 전 푸푸와 함께 용궁으로 여행을 갔었어. 그런데 거기서 오랜만에 ‘코끼리주둥이고기’를 만났지. 반가운 마음에 놀래 주려고 몰래 뒤로 돌아갔는데, 코끼리주둥이고기가 갑자기 우리에게 인사를 하는 거야! 뒤통수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어떻게 우리를 발견할 수 있는 거지? 코끼리주둥이고기에게 자세히 물어 봐야겠어!

일리 : 코끼리주둥이고기야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코끼리주둥이고기 :
저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코끼리주둥이고기’예요. 영어 이름은 ‘elephant-nose fish’지요. 코끼리 코처럼 길쭉한 주둥이를 가지고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답니다. 긴 주둥이를 이용해 진흙 바닥을 뒤져 먹이를 찾곤 하지요.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사람들이 관상용으로 많이 기르기도 해요.

저는 주로 강물 바닥에 사는 조그만 지렁이들을 먹고 살아요. 하지만 강물 바닥에 있는 진흙 때문에 물이 뿌옇게 변하면 먹이를 찾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특별한 사냥법을 사용한답니다.

일리 : 특별한 사냥법이 뭐니?

코끼리주둥이고기 : 눈이 보이지 않는 박쥐가 전파를 반사시켜 주변 사물을 정확히 보는 것과 비슷해요. 저는 전기를 이용해 어두운 강물 속에서 쉽게 먹이를 찾을 수 있답니다. 제 꼬리에는 약한 전압의 전기를 만들 수 있는 기관
이 있어요. 꼬리에서 만든 약한 전기를 물 주변에 계속 흘려서 제 주변에 전기장을 만들지요. 이렇게 만
든 전기장에 다른 물체가 들어오면 전기 흐름을 방해하면서 순간적으로 전기 흐름이 변해요.

저는 몸 전체에 전기를 느낄 수 있는 전기 수용체를 두르고 있는데, 이 수용체가 변화를 감지하면 신호를 뇌에 전달해요. 그 결과 제 주변에 어떤 물체가 있는지 알 수 있답니다.

일리 : 그러면 전기로만 앞을 보는 거니?

코끼리주둥이고기 : 독일 본대학교 게하드 폰 더 엠 교수팀은 코끼리주둥이고기가 시각과 전기 두 개를 마음대로 바꿔가며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혔어요. 여러 개의 감각을 사용하는 건 그동안 뇌가 발달한 포유류에서만 발견됐기 때문에 연구팀은 깜짝 놀랐지요.

연구팀은 밝은 곳과 어두운 곳에서 코끼리주둥이고기가 주변을 살필 때 전기를 어떻게 발생시키는지 조
사했어요. 그 결과, 밝은 곳에 있을 때엔 전기를 발생시키지 않고 눈으로 주변을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
났어요. 반면 암흑 속에선 전기를 발생시켜 주변을 바라본다는 사실이 밝혀졌답니다. 또한, 밝은 곳이라
도 가까이 있는 물체를 인식할 때는 전기를 발생시켰지요.

일리 : 나와 같이 어두운 물 속을 탐사하지 않을래?

코끼리주둥이고기 : 어류가 포유류처럼 여러 감각을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주변을 살피는 경우는 제가 처음이라고 해요. 어류의 뇌가 지금까지 연구된 것과 다른 방식으로 주변을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지요. 게하드 교수는 앞으로 코끼리주둥이고기의 뇌 속 비밀을 더 밝히길 기대하고 있어요. 다른 생물의 뇌 연구는 생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어요. 저는 앞으로 게하드 교수의 연구를 도와 어류의 비밀을 함께 풀고 싶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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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정한길 기자
  • 기타

    [만화] 박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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