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을 바꿀 땐 수 시간 동안 천천히 흘려보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빨리 흘려보냈다가 붉은 수돗물이 만들어진 거였군요. 그런데 상수도관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붉은 수돗물 속 이물질은 대체 어떤 성분인가요?
마셔도 되지만, 먹지 마세요?
붉은 수돗물이 처음 나오고 보름 동안 참다못한 시민 1000여 명은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직접 의뢰했어요. 연구원이 한 차례 재검사까지 하면서 확인한 결과 모두 먹는물 수질기준을 만족했지요.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벌건 물이 쏟아져 나오는데 수질기준을 만족한다는 발표에 시민들은 혼란스러웠죠. 어떻게 된 걸까요?
붉은 수돗물을 걸러 필터로 성분을 조사한 결과,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철과 망간 때문이었어요. 철은 대부분 관 벽에, 망간은 강물에 녹아 있다가 산소와 만나면 녹을 만들지요. 두 성분은 건강에 해롭진 않지만 물의 색을 변화시켜 불쾌감을 줄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1L 당 철 0.3mg, 망간 0.05mg을 넘지 않으면 먹을 수 있는 물로 평가한답니다. 하지만 물 1L 중 망간이 0.02mg만 들어 있어도 노란색이 나타나지요.
고려대학교 최승일 교수는 “수돗물은 먹는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수치만으로 주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며, “필터의 색깔이 변하지 않을 때까지 수치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어요. 환경부는 미세먼지 마스크(0.6μm, 1μm=백만 분의 1m) 보다 구멍이 작은 막여과지(0.45μm)에 1L의 수돗물을 거르는 필터 검사를 실시해 철과 망간, 그 외의 이물질을 확인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