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용궁에 들어온 수상한 침입자를 수소문했어요. 바다 생물들이 목격담을 늘어놨지요.
“난생 처음 보는 동물이었어요.”
“물개처럼 매끈한데, 꼬리는 두 개고 지느러미는 이상할 정도로 길었다니까요.”
“맞아, 정말 끔찍한 모습이었어. 저쪽으로 들어가더라고요.”
● 스토리 따라잡기 : 침입자, 인어공주의 방에 숨어들다!
꿀록과 개코가 도착한 곳은 놀랍게도 인어공주의 방이었어요.
“참! 인어공주님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지? 그냥 문을 열어 보자고.”
방문을 열자 사라진 줄 알았던 인어공주가 서 있었어요. 화들짝 놀란 꿀록에게 인어공주가 말했지요.
“아직도 육지에선 제가 물거품이 된 줄 아는군요. 저는 그저 말을 못하는 게 지긋지긋해서 바다로 돌아왔을 뿐이에요. 그나저나 침입자라뇨?”
꿀록 탐정이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사이, 개코 조수가 외쳤어요.
“킁킁! 탐정님! 해초 옷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요. 고무 냄새 같은데….”
“아니, 어떻게 알았지…, 가 아니라 잠깐만요!”
“공주님, 죄송하지만 공주님이 위험할 수 있으니 한 번만 수색하겠습니…. 아니, 왕자님! 어떻게…! 잠수복을 입고 오신 거예요?”
“하하. 이렇게 만나니 민망하네요. 공주님과 장거리 연애를 하다 보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잠수법을 배웠어요. 초대장을 훔친 건 봐주시면 안 될까요? 여기 온 걸 용왕님께 들키면 절대 안 되거든요.”
그때였어요!
“너어어어어어어어어! 우리 딸한테 감히이이이이이이이!”
‘딸바보’로 소문난 용왕님이 방문을 벌컥 열었어요. 왕자는 너무나 놀라서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결국 쓰러지고 말았지요!
“아빠, 어떡하실 거예요! 왕자님은 잠수법을 배운 지 얼마 안 돼서 물에 대한 공포가 크다고요!”
“이럴 때가 아니에요. 왕자님의 심박수가 떨어지고 있어요!”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 심장은 스스로 뛴다!
심장은 몸 밖으로 나와도 한동안 스스로 뛰어요. 이는 심장이 뇌의 명령을 받지 않아도 수축과 확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때 수축 운동을 시작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동방결절’은 심장의 ‘우심방’에 있어요. 심장은 위쪽 두 개의 심방과 아래쪽 두 개의 심실로 나뉘는데, 우심방은 심방 중에서 오른쪽에 있는 공간이지요.
동방결절은 한 번 활성화되면 반복해서 전류를 만들며 심방으로 전달해요. 그러면 우심방과 좌심방이 완전히 수축되며 혈액이 모두 심실로 들어가지요. 이어서 이 전류가 심실로 옮겨가면 우심실과 좌심실도 수축해 혈액이 동맥 혈관으로 나간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심장은 보통 1분에 약 60~80회씩 뛰어요.
심장의 수축 운동은 세포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혈액을 통해 구석구석으로 옮기는 펌프 역할을 해요. 폐에서 산소를 받은 혈액이 심장으로 들어오면, 강한 수축력을 받아 온몸 구석구석까지 퍼질 수 있지요.
혈액은 온몸 세포들에게 산소를 주고 이산화탄소를 얻어요. 세포가 일을 하면서 산소를 사용하고 이산화탄소를 노폐물로 내놓거든요. 이산화탄소를 받은 혈액은 다시 심장을 거쳐 폐로 가요. 폐에서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교환한 뒤 다시 심장으로 가 전 과정을 반복하지요. 이처럼 심장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 심장 재생은 좀비에게 맡겨라!
세포 중에도 좀비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는 노화하면 제 기능을 잃고 죽어 사라져요. 그 빈자리는 다른 세포가 분열하며 만든 새로운 세포로 채워지지요. 그런데 어떤 세포는 분열 능력을 잃을 정도로 늙었는데도 죽지 않아요. 생물학자들은 이처럼 증식하지도, 죽지도 못하는 세포를 ‘좀비 세포’라고 불러요. 좀비 세포가 많이 생기면 퇴행성 신경질환 등 여러 질병이 생기지요.
그런데 최근 좀비 세포가 심장에 좋은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발표됐어요.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 분자세포생물학과의 엘다드 자호르 교수팀은 손상된 심장 조직이 재생될 때 ‘섬유아세포’가 일시적으로 좀비 상태에 머무르는 것을 관찰했지요. ‘섬유아세포’는 심장을 수축하고 확장하는 근육 세포를 서로 단단히 연결하며 조직을 지탱하는 세포예요.
교수팀은 심장 재생 과정을 겪는 동물 세 마리의 심장을 각각 관찰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어요. 갓 태어나서 심장이 여전히 자라고 있는 쥐와 심장에 상처가 나서 치유 중인 성체 제브라피시, 심장 재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아그린’을 상처 입은 심장 세포에 넣은 성체 쥐가 관찰 대상이었지요.
그 결과, 교수팀은 세 동물의 심장에서 모두 섬유아세포가 좀비 상태에 머무르는 것을 관찰했어요. 이는 심장 세포가 다시 자라는 데 섬유아세포의 좀비 상태가 필수적이라는 뜻이에요. 교수팀은 좀비가 된 섬유아세포가 치유를 촉진하는 분자를 분비하고 치유를 돕는 면역 세포를 불러왔다고 추정했어요.
섬유아세포의 좀비 상태는 3주 만에 사라졌어요. 교수팀은 “좀비 상태가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면 만성적인 염증과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이번 연구는 일시적인 좀비 상태가 치유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첫 결과로, 앞으로 심장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