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람을 뚫고 나아가는 보트, 웨이브 글라이더
작년 9월, 최고 풍속이 초속 50m나 되는 강한 태풍 ‘탈림’이 한반도를 향해 다가왔어요. 다행히도 탈림은 한반도에 도착할 때쯤 방향을 동쪽으로 틀어 일본을 통과해 빠져나갔지요. 그런데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리던 이때,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부터 무시무시한 태풍 탈림을 놓칠 새라 황급히 쫓아 간 태풍 사냥꾼이 있었어요. 바로 바다를 무인으로 정찰하는 ‘웨이브 글라이더’였답니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미국 리퀴드 로보틱스사가 개발한 무인보트예요. 태양광과 파도의 움직임으로부터 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별다른 연료 공급 없이도 3개월 이상 태풍을 쫓을 수 있지요. 3m 길이의 납작한 몸체가 물위에 떠 있고, 그로부터 8m 아래엔 2m 길이의 잠수 기기가 물에 잠긴 채 함께 움직인답니다. 이런 모양 덕분에 웨이브 글라이더는 파도가 세고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에서도 어려움 없이 항해할 수 있지요.
게다가 웨이브 글라이더는 원격 조종이 가능하며, 입력한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항해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기다리다가 태풍이 제주도 700km 이내에 접근하면, 태풍 가까이로 나아가는 식이지요.
2017년 9월, 태풍 탈림의 중심부로 웨이브 글라이더를 보내는 데 성공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특성연구실 손영백 선임연구원은 “웨이브 글라이더를 이용하면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한반도 방향으로 북상하는 태풍을 미리 관측할 수 있다”며, “앞으로 웨이브 글라이더를 이용해 한국에 다가올 태풍의 세기와 방향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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