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미국에 가면 사람만큼 오래 사는 민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기에 미시시피강에 왔어. 수소문 끝에 가장 어르신인 빅마우스 버팔로도 만나볼 수 있었지. 과연 몇 살일까 궁금하지 않니?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잉어목에 속하는 북아메리카 고유종 ‘빅마우스 버팔로(Ictiobus cyprinellus )’라고 해. 이름처럼 큰 입을 가지고 있어. 입이 앞으로 툭 튀어나온 것도 특징이지. 우린 민물고기 중에서도 몸집이 꽤 큰 편이야. 몸길이가 약 1.25m이고 체중은 36kg이 넘거든. 초등학생 1~2학년 정도의 몸집이지. 난 화려하게 생긴 물고기는 아니야. 탁한 갈색과 올리브색이 약간 섞여 있어 오히려 수수하다고 할 수 있어. 미국, 캐나다 등에 있는 물살이 느린 강이나 얕은 호수, 습지에서 지내. 4월에서 6월쯤엔 알을 낳기 위해 이동하기 때문에 상류에서도 볼 수 있어.
나이는 어떻게 되세요?
지난 5월 23일, 미국 노스다코타 주립대학교 알렉래크만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미네소타와 허드슨만에 사는 빅마우스 버팔로 386마리를 채집해 나이를 추정했다고 발표했어. 연구팀은 머리에 들어 있는 돌인 ‘이석’을 이용해 나이를 추정했지. 그 결과, 나는 112살로 우리 무리 중에서도 나이가 가장 많았어. 연구팀은 내 나이를 알고 깜짝 놀랐어. 왜냐면 1999년,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교 크레이그 파우커트 연구팀이 이석의 나이테로 빅마우스 버팔로의 나이를 추정했을 때 최고령이 26세였거든. 그보다 나이가 한참 많았으니 놀랄 만도 했지.
이석으로 나이를 알아낸다고요?
이석의 단면에는 나무처럼 나이테가 있어. 그 수를 세면 나이를 추정할 수 있지. 물고기는 여름에 비해 추운 겨울에 성장이 더뎌서 조직 구조에 차이가 나는데 그 차이가 나이테를 만드는 거야. 연구팀은 이에 그치지 않고 정확한 나이를 확인하기 위해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이용해 추가 실험을 했어. 이석에 남아있는 탄소 성분 중 ‘방사성 탄소(14C)’의 비율을 이용해 나이를 알아냈지. 이처럼 이석의 나이테와 탄소연대측정법을 동시에 적용해 민물고기 나이를 추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란다.
친구들도 다 비슷한 나이예요?
연구팀은 빅마우스 버팔로가 딱딱한 뼈를 가진 경골어류 1만 2000종 중에서 가장 장수하는 어종이라고 밝혔어. 연구에서 분석한 빅마우스 버팔로 가운데 85~90%가 80세 이상이었지. 연구팀은 그 이유를 1930년대 이후 계속되는 댐 건설로 해당 지역에 머무는 빅마우스 버팔로들이 알을 낳기 위해 상류로 이동하지 못하고 한 곳에 머물렀기 때문으로 추정했어. 사실 우리는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어. 최근에는 활을 쏘아 담수어를 잡는 활낚시가 인기를 끌면서 내 친구들이 많이 죽었지. 규제가 전혀 없는 상태여서 연구팀은 “장수 물고기인 빅마우스 버팔로에 대한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단다.
용어정리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 방사성 탄소는 5730년을 주기로 절반씩 줄어들기 때문에 일정량의
방사성 탄소가 줄어들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계산하여 나이를 역으로 알아내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