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년째 지구사랑탐사대를 함께 한 프랑스인 연구원이 있어요. 바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의 오통스 세레 연구원이 그 주인공이지요. 어쩌다 한국에 오게 됐는지, 지사탐 활동이 그녀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던 기자가 모든 것을 직접 물어봤답니다.
Q프랑스에서 어떻게 한국에 오게 됐나요?
2014년에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생태 도시를 계획하는 전문가로 활동했어요. 그러다 문득 일상을 깰 큰 변화를 찾고 싶었지요. 평생 프랑스 파리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잠시 파리를 떠나보고 싶었어요.
한국에 온 건 당시 K-pop 등 한국 문화가 프랑스에 서서히 알려지면서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서울시청에 직접 연락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어린이과학동아>;와 시민참여과학 프로젝트를 하고 계신 장이권 교수님의 연락처를 받게 됐어요. 장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지사탐 활동을 제안하셨죠. 시민참여과학은 저도 관심이 많던 분야여서 교수님과 연구 계획을 세운 뒤, 2016년 12월에 한국으로 오게 되었답니다.
Q오통스 연구원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요.
저는 어릴 적 수의사를 꿈꿨어요. 동물 보호에 심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동물을 보살피는 일보다 동물이 사는 자연을 지키는 일이 더 흥미롭고 도전적으로 느껴졌어요.
돌아보면 어릴 적부터 자연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7살쯤 됐을 때, 어느 날 갑자기 아빠가 현미경을 가져다주셨어요. 공원에 떨어진 나뭇잎과 죽은 곤충들을 집으로 데려와 현미경으로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냈지요. 그러다 보니 야생 동식물과 친해지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보존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Q지사탐 탐사 자료는 어디에 사용되나요?
생태 연구에 사용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146명의 지사탐 대원들이 2016년부터 3년간 기록한 1896개의 자료를 분석해서 벌, 파리, 나비 등의 화분매개자가 어느 지역에 분포해 있는지 파악했어요. 또한, 서울 일부 서식지가 서로 연결되지 않고 끊겨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서식지가 끊기면 화분매개자들이 좁은 지역 에 고립돼 개체수가 줄어들 위험이 커요. 그래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컴퓨터 모의 분석을 진행해 서식지를 연결하는 생태통로 지도를 만들었지요.
만약 도시 계획을 한다면 생태통로 구역을 고려해야해요. 수많은 건물이 들어서면 화분매개자는 그곳을 지나갈 수 없거든요. 생태통로 구역에 꽃가루가 풍부한 토종 식물을 키우는 것도 화분매개자 개체수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 이 구역에선 살충제 사용을 제한하고, 잔디를 베는 것도 자제해야 해요. 이런 연구 내용을 정리한 논문은 올해 안에 출판될 예정이랍니다.
Q올해 지사탐 활동에 특별한 점이 있나요?
올해는 제가 지사탐에 참여하는 마지막 해예요. 올해 11월에 미국이나 프랑스로 갈 계획이거든요. 마지막인 만큼 지사탐 대원들에게 추억을 더 많이 남겨주고 싶어요. 제 친구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애드워드 라우시노테 감독이 올해 탐사 활동을 영상 촬영하고, ‘메가시티스 숏닥스(Megacities ShortDocs)’라는 영화제에도 소개할 예정이에요. 다큐를 통해 시민참여과학 탐사 활동이 대도시에 사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킬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7월쯤 촬영이 끝나고 다
큐가 완성되면 다큐를 볼 수 있는 링크를 보내드릴게요.
Q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바깥이야기에 너무 귀 기울이고, 남들이 하는 대로 그저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만들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