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마지막으로 EHT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블랙홀을 관측하기 위해 노력한 연구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지난 4월 어과동 홈페이지를 통해 남긴 어과동 독자 기자들의 질문에도 대답해 주셨답니다!

 

인터뷰 “남극에서 블랙홀을 관측했어요!”

_김준한(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천문학과 연구원)

 

 

Q EHT 프로젝트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2013년부터 EHT 프로젝트에 참여할 ‘남극점 망원경’의 관측 장비를 개발하고 블랙홀을 관측했어요. 원래 남극점 망원경은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제가 개발한 특수한 전파 수신기를 설치해야 블랙홀을 관측할 수 있었지요. 이를 설치하기 위해 2014년부터 남극점에서 네 번의 여름을 보냈어요. 


 Q 전파 천문대가 왜 남극점에 설치되어 있나요?                                              

남극점에 전파 망원경이 있는 이유는 남극이 전파 천문학을 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에요. 대기 중의 수증기는 전파를 흡수해서 전파 관 측을 방해하는데, 남극점은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수증기가 거의 없어요. 또한, 남극은 일 년에 밤과 낮이 한 번만 바뀌니 겨울에는 태양의 영 향 없이 안정된 대기 상태에서 관측을 진행할 수 있어요. 


 Q  남극점 망원경이 EHT 프로젝트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EHT 프로젝트의 핵심은 망원경 사이의 거리예요. 망원경끼리 최대한 멀리 떨어져야 큰 망원경을 만든 효과를 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다른 망원경과 멀리 떨어진 남극점 망원경이 선택되었죠. 이번에 관측한 M87*은 북반 구에서 잘 보이는 천체라 실제로 남극점에서는 보기가 힘들어요. 그렇지만 남극점 망원경은 데이터 처리나 자료 분석에서 도움을 주었고, 지금은 우리 은하 중심의 블랙홀을 관측 중이지요.

 

독자 문소윤(haha0104)의 질문

 Q 남극에서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남극점 망원경은 쉽게 갈 수 없는 극지에 있어 다른 망원경에서 겪을 수 없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저는 EHT에 참가한 망원경 중 남극과 애리조나 두 곳의 관측에 동시에 참여한 터라 2주 내내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눈을 붙 이지 못하면서 고생한 기억이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영하 60℃의 겨울, 온 종일 해가 뜨지 않는 어둠 속에서 망원경을 조작한 월동대원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이번 관측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어요. 한 장의 블랙홀 사진 뒤 에는 이렇게 많은 연구자의 노력이 담겨 있답니다!

 

 

인터뷰 “다음 목표는 우리은하 중심의 블랙홀이에요!”

_정태현(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선임연구원)

 

 

 Q 관측 도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저는 2017년 EHT 관측 때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정상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천문대(JCMT)’에서 블랙홀 관측을 했어요. 블랙홀 관측은 세계에 흩어진 전파 천문대의 기상 조건이 다 좋은 날에만 진행할 수 있어요. 그래서 천문대끼리 밀접하게 연락을 주고받아야 했지요. 오전 11시만 되면 “Go”나 “No Go”라 적힌 메일이 왔어요. 전파 망원경 8곳의 날씨 가 모두 좋아 “Go”라는 메일이 온 날에는 관측 준비를 했답니다. 매일  런 연락을 주고받다 보니, 전 세계에 흩어져 있어도 연구자들끼리는 친해 질 수밖에 없었어요. 


 Q 처음 블랙홀의 이미지를 봤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처음 나온 이미지를 봤을 때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저는 사실 EHT 프로젝트가 이렇게 일찍 성공할 줄 몰랐거든요. ‘인간의 과학이 블 랙홀을 볼 수 있는 정도에 도달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 후 로도 공식 발표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쉽게 나왔지만, 실수나 오류가 없었는지 확인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EHT 프로젝트는 끝이 아니에요. 그린란드에 있는 전파 천문대가 이미 EHT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관측을 시작했고, 2021년까지 2개의 천문 대가 더 참여할 예정이지요. 그럼 이번에 발표한 것보다 더 나은 블랙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현재 EHT 연구팀은 우리 은하 중심의 블랙홀인 ‘궁수자리 A*’의 이미지를 얻으려 하고 있어요. 빠르게 회전하는 궁수자리 A*의 모습을 촬영하여 동영상을 얻는 것이 목표랍니다! 

 

 

 

용어정리

우주배경복사 :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마이크로파 복사로, 빅뱅의 중요한 증거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9년 1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진로 추천

    • 천문학
    • 물리학
    • 컴퓨터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