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발표를 약 3주 앞둔 9월 17일,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발간하는 유머과학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에서 괴짜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그노벨상’ 올해 수상자가 발표됐어요. 이그노벨상은 특이한 연구를 한 사람들에게 주는 일종의 엉뚱 노벨상이에요. 올해 이그노벨상은 음향학상, 물리학상, 재료과학상 등 총 10개 부문이 발표됐답니다.
음향학상은 스웨덴 룬드대학교 인지과학과 슈테판 레버 박사가 수상했어요. 2015년 5월, 악어에게 헬륨 가스를 마시게 해 울음소리를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지요.
레버 박사는 악어가 울음소리로 자신의 몸집을 과시한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했어요. 이를 위해 암컷 중국 악어 1마리에게 공기와 헬륨을 각각 마시게 한 뒤에 울음소리를 측정했지요. 그 결과, 악어가 성대에서 공기를 공명*시켜 울음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공명으로 생겨난 소리의 높낮이는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에서 전달될 때 더 높아져요. 그래서 공명으로 소리를 내는 동물이 헬륨을 마시면 소리의 공명주파수가 높아지지요. 그런데 같은 현상이 악어에게서 관찰된 거예요. 레버 박사는 “악어의 울음소리에서 일어나는 공명으로 악어의 몸집을 예상해 볼 수 있으며, 악어의 몸집이 커질수록 공명주파수가 낮아져서 악어가 낮은 울음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물리학상은 지렁이에 진동을 가하면 몸에 어떤 파형이 생기는지 연구한 호주 스윈번공과대학교 물리학과의 이반 막시모프와 안드레이 포토츠키 연구원이 수상했어요. 진동을 받은 지렁이는 마치 수면 위에 생기는 잔물결과 같은 파동이 몸에 나타났어요. 지렁이의 얇고 탄력 있는 원통형 몸체는 마치 혈관이나 신경 세포처럼 물을 가득 채우고 있어요. 혈관과 신경 세포에서 전달되는 파동을 지렁이의 몸에 생기는 파동을 통해 대신 알아볼 수 있지요.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세균이나 우리 몸의 세포, 뇌, 혈관의 움직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용어정리
*공명 : 특정 주파수에서 큰 진폭으로 진동하는 현상. 이때의 특정 주파수를 공명주파수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