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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반려동물] 잠만 자는 고슴도치, 깨워라!

 

오늘은 삐죽삐죽 가시가 돋힌 동물, 고슴도치에 관한 사연이에요. 
“고슴이가 저희 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어요. 얼마 전 꽃샘추위로 다시 겨울이 온 것처럼 추웠잖아요. 미처 난방을 틀지 못해 집이 냉기가 돌 정도로 추워서 고슴이가 잘 있나 확인해 보니 잠에 들었더라고요. 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깨어나지 않는 거예요! 다행히 얼마 후 스스로 깨어났지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되네요. 고슴이는 왜 계속 잠을 잤던 건가요?” 

 

도시에 적응한 고슴도치 

 

고슴도치는 1500만 년 동안 비슷한 모습을 유지했어요.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 최근 유럽에서는 도심의 공원이나 집 마당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지요. 프랑스 도시에 사는 고슴도치의 수는 시골의 9배에 달한답니다.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리사 바르네크 박사는 도시와 시골 고슴도치에 각각 송신기를 달아 활동 영역을 조사했어요. 그 결과 도시 고슴도치의 활동 영역은 5만㎡ 로, 시골 고슴도치의 18분의 1이었어요. 시골 고슴도치는 곤충과 달팽이, 거미, 도마뱀 등을 먹는 반면, 도시 고슴도치는 주로 음식물 쓰레기나 길가에 버려진 과자 등을 주워 먹었지요. 즉, 도시 고슴도치는 활동 영역을 줄이고 먹이를 바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거예요. 


이처럼 뛰어난 적응력을 지닌 고슴도치도 도시에서 적응하지 못한 것이 있어요. 바로 새로운 천적, 자동차예요. 야생 고슴도치는 수리부엉이나 오소리 등 천적을 만나면 다리와 꼬리를 집어넣고 몸을 둥글게 말아요. 천적이 삐죽삐죽 가시가 돋힌 공 모양 고슴도치에 위협을 느끼고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전략이지요. 도시 고슴도치도 달려오는 자동차를 천적으로 인식해 본능적으로 몸을 둥글게 말아요. 하지만 자동차는 그저 고슴도치를 치고 지나갈 뿐이지요.  

 

겨울잠을 조심하세요 

 

고슴도치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로, 추워지면 스스로 잠에 들었다가 따뜻해지면 깨어나요. 평소에는 분당 18ml의 산소를 소모하는데 겨울잠에 든 고슴도치는 분당 0.08ml의 산소만 소모해요. 평소 35℃인 체온을 5℃까지 낮추는 것은 물론, 호흡 횟수를 줄이고 신진대사를 억제해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거예요. 추운 날씨에도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지요. 


반려동물로 키우는 고슴도치에겐 겨울잠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어요. 야생 고슴도치는 겨울잠을 자기 전에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해요. 하지만 매일 똑같은 양의 사료를 먹는 반려동물 고슴도치는 미리 살을 두둑이 찌워 놓을 기회가 없어요.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고 겨울잠에 들었다가 에너지를 다 써버리곤 영영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어요. 따라서 고슴도치가 겨울잠에 들지 않도록 사육장의 온도를 항상 22~26℃ 사이로 맞춰 주세요. 고슴도치는 활동량이 많은 동물이에요. 따라서 너비가 60cm 이상인 넓은 사육장과 쳇바퀴 같이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해요. 또 매일 고슴도치 전용 사료를 주되 가끔 밀웜 등 작은 벌레를 주는 것도 성장에 도움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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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최영민 수의사(최영민동물의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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