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부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초입까지 피는 꽃이 있어요. 바로 ‘파리풀’ 꽃이지요. 허리 높이쯤 되는 줄기에 새끼 손톱보다도 작은 꽃이 피어난답니다.
파리풀은 이름에서 드러나듯 곤충 ‘파리’와 관련된 풀이에요. 파리풀에는 ‘렙토스타치올 아세테이트’와 ‘프리마롤린-Ⅱ’가 들어 있어 살충작용을 하거든요. 옛 어른들은 파리풀의 이런 특성을 활용해 살충제를 만들었어요. 짓이긴 파리풀과 파리가 좋아하는 당분이 풍부한 밥알을 섞어 화장실 주변에 두는 거예요. 그러면 밥알로 파리를 유인해 죽일 수 있었지요. 따라서 파리풀은 파리들에겐 무시무시한 식물인 셈이에요. 또 이 성분은 벌레 물린 곳을 소독하는 효과도 있어서 파리풀 전체를 빻아 벌레 물린 곳에 바르기도 했답니다.
9월엔 파리풀 꽃이 서서히 지면서 열매가 맺히기 시작해요. 이때 열매는 가시처럼 생겨 사람이나 짐승의 털에 아주 잘 달라붙지요. 그러면 열매가 더 멀리까지 이동해 다른 곳에 씨를 뿌려 번식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