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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엄지공주> 노을 속으로 사라졌다?

 

 

오랜만에 느긋하게 저녁 식사를 마친 꿀록 탐정이 의자에 몸을 깊이 묻었어요. 창문을 보니 하늘에는 붉은 노을이 걸려 있었지요. 그때 누군가 다급하게 탐정사무소의 문을 두드렸어요.
“엄지공주가 사라졌어요…! 도와 주세요. 꿀록 탐정님!”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노을의 비밀?

깜짝 놀라 문을 열어보니 그 앞엔 사색이 된 얼굴의 한 여인이 눈물을 훔치고 있었어요.
“엄지공주가 없어지다니요. 무슨 일이죠?” 


꿀록 탐정은 이전부터 소문을 들어 엄지공주의 존재를 알고 있었어요. 아이를 키우고 싶던 이 여인이 한 마을에서 몰래 아이를 데려와 엄지공주로 키우고 있다는 괴소문이 동화 마을 안에서 자자했거든요. 꿀록은 엄지공주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선 소문의 진상부터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어요. 


“소문은 모두 거짓이에요…. 엄지공주는 이 튤립에서 태어났어요. 집 앞 정원에서 씨앗을 키웠는데, 이 튤립의 꽃봉오리가 벌어지던 날…, 그 안에서 우리 엄지공주가 꿈처럼 나타난 거예요….”


여인은 천사가 자신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며 씨앗을 건넸고, 그 튤립에서 엄지공주가 태어났다며 자신을 둘러싼 억측에 억울함을 호소했어요. 진실을 말하는 그의 눈빛에 꿀록 탐정도 여인을 믿어 보기로 했지요.


“오해해서 미안해요. 혹시 엄지공주가 태어났던 날…, 별다른 특이점은 없었나요?”


꿀록 탐정의 물음에 당시를 회상하며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여인은 무언가를 번뜩 떠올린 듯 탐정의 손을 잡으며 말했어요.


“저 시뻘건 하늘이요…! 엄지 공주가 제게 온 날도 딱 이런 날이었어요!”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하늘이 붉게 물드는 이유는? 

해질녘, 하늘이 붉게 물드는 것을 본 적 있나요? 왜 낮에는 하늘이 파랗다가 해가 지기 전에는 빨갛게 물드는 것일까요? 먼저 태양빛에 대해 이해해야 해요. 태양빛에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등 다양한 파장의 빛이 모두 섞여 있어요. 이를 백색광이라 하죠. 태양이 보내는 수많은 빛 중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빛을 ‘가시광선’이라고 합니다. 가시광선은 대략 400~700nm(나노미터)범위의 파장을 가진 빛으로, 빨간색의 파장이 가장 길며,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색으로 갈수록 점차 짧아지지요. 


태양에서 온 빛이 지구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지구를 덮고 있는 대기층을 만나요. 대기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입자들이 떠다닙니다. 태양빛은 입자들과 부딪히며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산란’을 해요. 대기 속에 있는 산소 등의 기체 분자는 크기가 수 nm 내로, 가시광선 파장에 비해 매우 작아요. 이렇게 빛의 파장보다 더 작은 입자에서 일어나는 산란은 빛의 색깔에 따라 산란되는 정도가 다릅니다. 빨간색에서 보라색으로 갈수록 산란은 더욱 잘 일어나지요. 이런 특징 때문에 맑은 날 파란 하늘이 보이고 해질녘 하늘에 노을이 물들어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볼게요. 낮에는 태양이 머리 꼭대기 위에 있어 빛이 뚫고 들어갈 대기층이 짧아요. 대기를 통과하던 태양빛 중에서 파장이 짧은 보라색은 가장 먼저 산란돼 우리 눈에 도달하기 전에 사라집니다. 이보다 조금 더 긴 파란색은 산란돼 하늘을 파란 빛으로 채우고 우리 눈에 그 빛이 도달하지요. 반면 해질녘에는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며 지평선과 가까워져요. 그러면 태양빛이 뚫고 들어와야 하는 대기층이 낮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꺼워집니다. 그래서 보라색뿐 아니라 파란색 빛도 긴 대기층에서 모두 산란돼 우리 눈에 도달하기 전에 대기 중에서 모두 사라져 버려요. 이때는 긴 파장인 붉은색이 대기층에 많이 존재해 우리 눈에 들어오죠. 하늘이 붉게 물들어 보이는 이유랍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노을 지는 순간, 햇빛에 숨어 있던 소행성 발견!

우주에서 날아와 지구에 살던 공룡들을 순식간에 멸종시켰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바로 ‘소행성’입니다. 소행성은 작은 크기여도 지구와 충돌하면 도시 전체를 날릴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 연구팀이 해질녘 약 10분간 노을이 지는 순간을 활용해 그간 태양빛에 가려 보이지 않던 소행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어요. 미국 워싱턴 카네기과학연구소 스콧 셰퍼드 박사팀은 칠레에 있는 고성능 광시야 암흑에너지카메라(DEC)로 해질녘 동안 관측한 자료에서 세 개의 소행성을 발견했지요. 원래 소행성이 몰려 있는 위치는 카메라가 태양을 향해야 관측이 가능한데, 강한 태양빛에 광학장치가 고장 날 수 있어 그간 발견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연구팀은 칠레에 암흑에너지 연구를 위해 설치한 고성능의 광시야 망원경으로 해질녘에 관측해 소행성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죠. 발견된 세 개의 소행성 중 하나인 ‘2022 AP7’은 5년 마다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지구에 잠재적으로 위협을 줄 수 있는 약 1.5km 크기의 위험한 소행성이라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NASA는 지구에서 1억 9300만 km내에 지구 가까이 도는 물체를 근지구천체(NEO)로 분류하고, 750만 km 이내에서 돌며 지금 140m 이상의 대형 천체를 잠재적위험소행성(PHA)으로 분류해요.

지금까지 인류가 파악한 잠재적위험소행성은 약 2000여 개이며, 그 중에서도 크기가 1km보다 큰 것은 약 1000개 미만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스콧 셰퍼드 박사팀은 “앞으로 나머지의 소행성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스콧 셰퍼드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2022 AP7이 2014년 이후 발견된 가장 큰 잠재적위험소행성이며, 상위 5% 안에 드는 큰 크기”라고 설명했어요. 이어 “지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무시할 정도는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상당히 낮다”며, “태양계에 어떤 소행성이 분포하고 있는지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연구 의미를 밝혔답니다.

 

 

 

에필로그

“붉은 하늘이랑은 관계가 없다고요?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거죠?”
망연자실해 하는 여인에게 개코 조수가 말했어요. 
“범인은 두꺼비예요. 여기, 튤립 옆에 두꺼비 발자국이 있네요. 두꺼비가 자기 아들과 결혼시키려고 엄지 공주를 데려간 거예요. 엄지공주를 찾으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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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란 기자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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