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서울 강남구 쎌바이오텍 강의실에 13명의 기자단 친구들이 모였어요. 그리고 유산균을 개발하는 연구자님을 만나 똥에 대해 이야기 했지요. 아니, 더럽게 무슨 똥 이야기를 했냐고요?
유산균이 뭐길래?
이날 모인 친구들은 쎌바이오텍과 어과동이 함께하는 유산균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기자단 친구들이에요. 2월 17일부터 40일 동안 쎌바이오텍에서 만든 어린이용 유산균 ‘듀오락 얌얌’을 먹고 자신의 장 활동을 관찰하고 있지요. 매주 월요일, ‘나의 똥일기’도 꼬박꼬박 쓰고 있답니다.
이날은 참가자들을 위해 유산균이 무엇인지, 왜 따로 챙겨 먹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강연이 마련됐어요. 15년째 쎌바이오텍에서 근무하고 계신 윤주환 차장님께서 자세히 설명해 주셨지요.
“여러분, 이 두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나요?”
차장님이 화면 속의 흑백사진 두 장을 가리켰어요. 사진 속 인물은 19세기 프랑스의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와 러시아의 생물학자 일리야 일리치 메치니코프였어요. 유산균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두 사람이지요. 파스퇴르는 세균이 자연발생한다는 당시의 주장을 뒤엎고, 세균이 탄저병과 닭 콜레라 등의 질병과 관련이 있단 사실을 알아냈어요.
한편, 유산균의 아버지로 불리는 메치니코프는 불가리아 지방 노인들이 유산균을 섭취하면서 장수한다는 점에 주목했고, 유산균을 연구해 1908년 노벨상을 받았지요.
윤주환 차장님은 “두 사람 덕분에 우린 유산균에 대해 잘 알게됐다”며 “우리가 먹었을 때 건강에도움을 주는 균을 프로바이오틱스라고 부른다”고 설명해 주셨답니다.
똥 이야기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겨요. 유익균이 이미 우리 몸속에 있다면, 왜 굳이 프로바이오틱스를 더 챙겨 먹어야 하는 걸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윤주환 차장님은 먼저 똥 이야기를 꺼내셨어요.
“건강한 어른의 똥은 모두 몇 kg 정도일까요?”
차장님의 갑작스런 질문에 어과동 친구들은 ‘1kg!’, ‘3kg!’이라며 저마다 답을 외쳤어요.
“오! 1.5kg이라고 한 친구가 있었어요. 정답이에요. 그 중 절반 정도는 세균의 무게랍니다.”
차장님이 설명하자 여기저기서 ‘히이익~’하고 놀라는 소리가 들렸지요. 하지만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많은 세균을 갖고 있는 건 아니에요. 태어난 직후엔 장속에 세균이 한 마리도 없다가, 태어난 지 4시간 후부터 조금씩 늘어나지요. 그러다 모유 수유를 하는 시기엔 1000억 마리까지 늘어난답니다. 이때는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이 많고, 유해균인 박테로이즈 등이 적어 인생 중 유익균의 비율이 가장 높을 때지요. 그러다 어린이기로 접어들고 잘못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유해균의 비율이 높아져 프로바이오틱스를 챙겨 먹어야 한답니다.
차장님은 “특히 어린이들은 감기에 자주 걸려서 감기약과 함께 항생제를 먹을 일이 잦다”며 “그러면 유해균 뿐만아니라 장속 유익균도 항생제의 영향으로 많이 죽기 때문에 더욱이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해 주셨답니다.
요거트를 만들어 보자!
강연이 끝나고, 직접 요거트를 만들어 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요거트는 우유나 탈지우유에 유산균을 넣어 발효시킨 식품이에요. 여러분이 흔히 사먹을 수 있는 요거트도 모두 공장에서 우유에 유산균을 넣고 발효시킨 결과물이지요. 그러니 우유를 발효시킬 유산균만 있으면, 집에서도 쉽게 요거트를 만들 수 있는 거예요.
“이제 요거트를 만들어 볼게요. 우유에 ‘이걸’ 부어서 발효기에 넣을게요. 이게 뭘까요?”
쎌바이오텍 나미정 선생님이 기자단 친구들에게 요거트 스타터를 보여주셨어요. 그 안에는 스트렙토코쿠스 써모필루스, 락토바실루스 파라카제이, 락토바실루스 델브루에키 불가리쿠스 3종의 유산균이 들어 있었지요. 이 유산균들은 모두 우유에 있는 당을 젖산으로 바꾸어 줘요. 이 과정이 바로 우유의 발효랍니다.
“자, 40℃로 맞춰진 발효기에 넣어주면 끝이에요. 10~12시간 정도 충분히 발효시켜야 요거트가 완성된답니다.”
발효 시간이 긴 탓에 이날은 미리 만들어 둔 요거트를 맛보았어요. 대신 집에서도 만들어 볼 수 있게 요거트 스타터를 선물로 받았지요.
장윤호 기자는 “오늘 행사 덕분에 내 뱃속에서 일어나는 유익균과 유해균들의 전쟁에 대해 알게 됐다”며 “나눠주신 요거트 스타터로 빨리 집에 가서 또 요거트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