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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아프신 거예요?”
“의사 양반이 그러더군. 비타민D가 부족하다고….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가 약해진다나. 이젠 손가락을 움직일 힘조차 없네. 입만 살아있는 거지.”
늑대가 꿀록에게 말을 마치자마자 병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웬 커다란 호랑이가 나타났어요.
“아우야! 괜찮으냐!”

 

<;스토리 따라잡기>; 햇빛이 사라졌다?

“아우? 아니, 호랑이랑 호형호제하는 사이였어요? 할머니로 변장하고 빨간 망토를 속인 게 다 호랑이한테 배운 거군요. 호랑이도 엄마로 변장하고 아들과 딸을 속이려 했잖아요.”


꿀록 탐정의 말을 들은 호랑이가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어요.


“아이고, 우리 동생이 괴롭혔던 돼지 탐정님이 아니십니까? 그땐 정말 죄송했습니다. 동생에게 나쁜 짓을 가르친 게 바로 저거든요. 일찍부터 부모님을 여의고 친구도 없이 외롭게 자라다 늑대를 만나 의형제를 맺었는데, 알려줄 게 변장술과 거짓말밖에 더 있어야지요. 지금은 정말 후회하고 있어요.”


후회를 뼈저리게 해서 그런 걸까요? 꿀록과 개코가 의심쩍은 눈으로 호랑이를 뜯어 보는데, 어딘가 이상했어요. 형형한 눈매와 교활한 미소가 사라진 호랑이 역시 영락없는 환자처럼 보였거든요. 꿀록이 아프냐고 묻자 호랑이가 말했어요.


“늑대와 같은 병이에요. 제가 괴롭혔던 남매가 해님과 달님이 됐잖아요. 그 뒤로 해님과 달님이 저와 늑대가 있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구름 뒤에 숨어 얼굴을 비추지 않아요. 트라우마가 생겨서 보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저도 늑대도 오랫동안 햇빛을 받지 못했더니 몸이 약해졌네요. 제가 했던 나쁜 짓이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그때였어요. 갑자기 병실 전등이 깜빡이더니 꺼지고 말았어요. 정전이었죠.


“안 돼! 늑대를 치료하려면 전기가 필요한데…! 꿀록 탐정님, 도와주세요!”


“나쁜 늑대라도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지. 이 병원에 며칠 째 햇빛이 들지 않았죠? 태양광 발전을 하는 병원이라 햇빛이 들지 않으면 정전이 일어나는 건 당연하죠!”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태양전지 속 광전효과

 

1887년 독일 물리학자 하인리히 헤르츠는 금속판에 빛을 쏘는 실험을 하다 깜짝 놀랐어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에요. 헤르츠의 예상대로라면, 일정 크기 이상의 빛에너지를 쏘면 금속판의 전자가 튀어나와야 했어요. 전자는 원자핵이 잡아당기는 힘에 묶여 있는데, 그 힘을 이겨낼 정도로 큰 에너지를 빛에게서 얻으면 원자핵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헤르츠는 금속판에 쏠 빛에너지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빛을 세게 비춰 진폭을 키우기도 하고, 진동수를 키우기도 했어요. 빛은 파동이라 진폭이 크거나 진동수가 크면 에너지도 커지거든요. 그런데 헤르츠가 빛을 아무리 세게 비춰도 진동수가 작으면 금속판에서 전자가 튀어나오지 않았어요. 반면에 진동수를 일정 수준보다 높이자 빛이 아무리 약해도 전자는 금세 튀어나왔지요. 왜 진동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을까요?


수수께끼를 푼 건 독일 태생의 미국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었어요. 1905년 아인슈타인은 빛이 파동의 성질도 지니지만, 동시에 입자이기도 하다는 ‘광양자설’을 발표했어요. 빛의 입자인 ‘광자’ 하나가 빠르게 달려와 금속판의 전자 하나에 부딪히기 때문에 전자가 튀어나온다는 설명이었지요. 따라서 운동에너지*가 큰 광자가 충돌해야 전자가 튕겨나와요.


빛의 진동수가 크면 광자의 운동에너지도 커져요. 그래서 진동수가 큰 빛을 쏘았을 때 전자가 금세 튀어나왔던 거지요. 반면 진동수가 작은 빛을 쏘면 광자의 운동에너지가 작아 수백 개 광자가 날아들어도 전자는 금속판을 벗어날 수 없어요. 이처럼 높은 진동수의 빛이 금속의 전자를 튕겨내는 현상을 ‘광전효과’라고 해요. 광전효과 이론은 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을 안겨주고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토대가 됐답니다.

 

 

 


▲ PDF에서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태양전지, 해바라기가 되다!

 

해바라기는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질 때까지 줄기와 잎이 햇빛을 따라 움직이는 식물이에요. 이처럼 식물이 빛을 따라 움직이는 성질을 ‘굴광성’이라고 해요. 굴광성 덕에 해바라기는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지요.

 


태양전지도 굴광성을 띠면 더 많은 빛을 흡수해 전기에너지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11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재료공학과의 허시민 교수팀은 굴광성을 띤 최초의 인공물질을 만들었다고 발표했어요. 이 인공물질에는 태양을 뜻하는 ‘Sun(선)’에 로봇의 ‘Bot(봇)’을 따 ‘선봇’이라는 이름을 붙였지요.


선봇은 햇빛을 흡수하는 꼭지와 기울어지는 줄기 모양의 기둥으로 이뤄져 있어요. 기둥은 금으로 만든 나노* 입자를 이용한 신소재로, 빛을 받으면 온도가 올라가 수축해요. 즉, 기둥의 일부가 빛을 받아 수축하면 수축된 방향으로 기둥이 구부러지며 꼭지가 햇빛을 향해요. 그러면 꼭지가 빛을 가리면서 기둥의 움직임이 멈추지요.


선봇은 굴광성 덕에 태양전지에 고정된 셀보다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할 수 있어요. 실험 결과, 빛이 땅과 25°의 각을 이루며 들어올 때 선봇은 빛의 90%를, 고정 셀은 24%를 흡수했어요. 태양전지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오염물질도 내보내지 않아 친환경적인 발전 방식으로 분류되지만, 발전 효율성이 낮은 게 단점이에요. 이에 교수팀은 “수많은 선봇을 정렬해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답니다.

 

<;스토리 따라잡기>;

 

꿀록 탐정이 설명을 마치자 거짓말처럼 해님이 나타났어요. 해님은 빛을 이글거리며 말했어요.


“늑대와 호랑이가 무서워서 피해다닌 것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워질 줄은 몰랐네요. 우리 가족은 물론이고 동화 나라 친구들에게 피해를 준 늑대와 호랑이를 혼내주고 싶지만! 죽게 내버려 둘 순 없으니 이렇게 나타났어요.”


“어흐흑…! 정말 미안해요. 제가 어떻게 하면 죗값을 치를 수 있을까요? 아우야, 너도 얼른 용서를 빌어!”


호랑이와 꿀록, 개코, 해님이가 모두 늑대를 쳐다봤어요. 그러자 늑대가 입을 열었지요.


“내가 고백할 것이 있네.” 

 

 

 

 

 

용어정리

* 운동에너지 : 운동하는 물체가 지니는 에너지.

* 나노 :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말. 나노 입자는 표면적이 1~100m의 10억분의 1인 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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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다솔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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