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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물고기, '거울 실험' 통과하다

안녕? 난 어과동의 귀염둥이 과학마녀 일리야. 겨울방학에 푸푸와 함께 제주도에 놀러갔어. 날씨가 추웠지만 제주도 바닷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물고기도 만났지. 물속에서 정신없이 놀다보니 머리가 헝크러진 것 같아 거울을 꺼내 내 모습을 확인하려는데…. 한 물고기가 거울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지 뭐야! 도대체 이 물고기는 누구지? 

자기소개를 부탁해!
인도양과 태평양, 제주 연안에 사는 바닷물고기 청줄청소놀래기예요. 큰 물고기의 피부나 아가미에 붙은 기생충과 낡은 피부를 떼어먹고 살지요. 그래서 바다의 세신사(목욕탕에서 때를 밀어주는 사람)라고도 불린답니다. 저희는 뛰어난 사회성과 고객 관리 능력을 지녔어요. 100마리가 넘는 큰 물고기 즉, 고객을 구별하고 기억할 수 있지요. 또 단골보단 가끔 오는 고객에게 먼저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늘려나갈 정도랍니다. 

 

거울 실험을 통과했다며?
우선 일본과 스위스, 독일 공동연구팀은 청줄청소놀래기를 거울이 설치된 수조에 두고 반응을 살펴봤어요. 처음엔 거울에 비친 대상을 경계하며 쪼는 듯한 행동을 했지만, 점점 줄어 일주일째엔 경계 행동을 보이지 않았지요. 또 3일째부터는 거울 앞에서 몸을 뒤집어 헤엄치는 등 평소 하지 않던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연구팀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인식하는지 더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 ‘마크 테스트’도 진행했지요. 물고기를 마취시킨 뒤, 턱 밑 아래에 색소를 주입해 갈색 반점을 만들고 거울을 보여 줬어요. 그 결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돌에 턱을 문질러 갈색 반점을 떼어 내려는 듯한 행동을 보였답니다.


거울 실험을 통과한 동물이 또 있어?
1970년 미국 툴레인대학교 고든 갤럽 교수가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거울 실험이 최초예요. 침팬지 네 마리가 거울에 익숙해질 시간을 충분히 주고, 마취시켜 잠들게 한 후 눈썹을 붉게 염색했어요. 마취에서 깨어난 침팬지는 거울을 보자마자 자신의 눈썹을 만졌지요. 즉, 거울 속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 본 거예요. 지금까지 원숭이, 아시아코끼리, 범고래, 큰돌고래, 까치 등의 동물이 거울 실험을 통과했답니다.

 

거울 실험을 통과한 동물은 정말 똑똑할까?
과거 거울 실험은 동물의 지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꼽혔어요. 즉, 자기를 인식하는 능력을 지닌 동물을 똑똑하다고 평가한 거죠. 
그런데 최근 거울 실험은 인간처럼 자기 인식 능력을 지닌 동물을 찾아내는 실험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요. 동물은 서로 다른 감각 기관을 발달시켰고, 자기 인식 능력이 없는 동물이라도 다른 능력에선 인간보다 훨씬 뛰어날 수 있다는 거예요. 
또 동물은 각각 특징이 달라 거울 실험이 자기 인식 능력을 파악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어요. 한 예로 고릴라 사회에서는 눈을 마주치는 것이 공격성을 드러내는 신호로 여겨져요. 따라서 거울 속 대상에 호기심을 갖고 뚜렷이 볼 기회가 없어 거울 실험을 통과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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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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