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함께 경상남도 진주에서 나고 자란 하병욱 씨는 올해 28세인 농부예요. 4년 전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가 올해 3월부터 강원도 정선에서 곤드레를 키우고 있지요. 낮에는 농사 짓고 밤에는 로봇을 만드는 청년 농부의 도전기를 들어 보세요!
Q 어떤 로봇을 만드시는 건가요?
자동으로 밭을 갈고 씨도 뿌리고 물도 주고 수확까지 하는 로봇이에요. 밭은 작물이 자라도록 흙을 쌓은 ‘이랑’과 사람이 지나다니도록 낮게 만든 ‘고랑’이 번갈아가며 이어져 있어요. 제가 만드는 로봇은 연속된 두 고랑에 각각 발을 두고 이랑 위를 지나다닐 거예요. 로봇에 여러 기계를 바꿔 연결할 수 있게 해, 물을 주는 기계를 달면 물을 주고 로봇팔을 달면 수확을 하도록 만들 거랍니다.
Q 실천에 옮긴 계기가 있나요?
대학교 때 네덜란드에서 1년 동안 농장 실습 교육에 참여했어요. 이때 완전 자동 꽃 농장을 처음 봤지요. 사람이 앉아서 버튼을 누르면 로봇이 꽃을 가지고 와서 선별기에 올려요. 선별기는 꽃에 흠집이 있는지, 얼마나 폈는지를 보고 자동으로 분류하죠.
그때는 막연히 농장 자동화를 하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딸기 농사를 지으면서 절실해졌어요. 봄에 딸기가 막 나오는데 3일 밤을 새도 딸 수가 없는 거예요. 나만 이렇게 힘든가 싶어서 억울하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그래서 아는 프로그래머 형에게 딸기 따는 로봇 좀 못 만드냐고 했더니 대뜸 쉽다고 답하는 거예요. 그래서 무턱대고 시작했죠. 소프트웨어는 형이 만들고, 로봇 본체는 같이 만들고 있어요.
Q 로봇을 개발하는 게 어렵지 않나요?
제가 공학을 전공하지 않아서 조금씩 배워가며 하고 있어요. 하루는 로봇이 너무 커서 로봇을 보관할 창고의 문을 새로 짜야했어요. 기왕 하는 거 스마트폰을 이용해 창고 문을 원격으로 열고 닫는 기술을 만들어보기로 했죠. 부품도 사고 설계도도 그리고, 여러 실패를 거듭하면서 문 만드는 데만 한 달이 걸렸어요. 그 다음엔 창고 불을 켜고 끄는 것도 만들었고요. 궁극적으로는 로봇이 자동으로 문을 열고 창고에 들어와 충전하고 나가도록 하는 게 목표예요.
Q 내 로봇을 자랑한다면?
우리 로봇은 앞을 보고 움직이는 방식이에요. 카메라로 들어온 영상을 분석해서 눈앞에 있는 게 어떤 작물인지, 이랑과 고랑이 어딘지 파악해서 스스로 움직이는 거죠. 자율주행차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요. 더불어 이런 로봇을 최대한 싸게 만들고 싶어요. 미국에도 자동화된 트렉터가 있지만 가격이 1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엄청 비싸거든요. 평범한 농민도 로봇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1차 로봇은 실패했고 지금은 2차 로봇을 만들고 있어요. 3차 로봇은 진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게 목표랍니다!
뉴욕 한복판에도 청년 농부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청년 농부가 활약하고 있어요. 민간우주회사 스페이스X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도 뉴욕에 텃밭 ‘스퀘어루츠’를 만들었어요.
스퀘어루츠는 자동차 한 대 정도 크기의 컨테이너 박스예요. 텃밭이 층층이 쌓여 박스 하나가 약 2700평 농지만큼의 상추를 키울 수 있지요. 머스크는 초보인 청년 농부에게 농업을 가르치고 컨테이너 박스 일부를 분양해 농사를 짓게 도와요.
스퀘어루츠가 도시에 텃밭을 만든 이유는 청년이 농업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농부의 평균 연령은 미국이 58세, 한국이 66세에 달할 정도로 높지요. 머스크는 젊은 농부가 늘어나 농업에 활력을 불어 넣을 뿐만 아니라 도시에 사는 사람도 신선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가까운 곳에서 값싸게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