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브레이크를 푼 공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암세포가 면역 세포들의 공격을 피하는 방법을 알아내고, 이를 이용해 면역 세포의 공격력을 다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어요. 미국 텍사스대학교 제임스 앨리슨 교수와 일본 교토대학교 혼조 다스쿠 명예교수가 공동으로 수상했지요. 두 사람은 암 치료의 새로운 단계를 연 공로를 인정받았답니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침입하는 등 이상 상황이 생기면 면역 체계를 작동시켜요. 이때 ‘항원제시세포(APC)’는 침입자의 정체를 가장 먼저 알아채고 ‘T세포’라는 면역세포에게 알려주지요. 그러면 T세포는 감염된 세포를 직접 죽여서 침입자를 제거한답니다.
T세포는 암세포도 마찬가지로 침입자라고 인식해요. 하지만 암세포는 T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T세포가 특별한 단백질을 만들어 내도록 하지요. 그 단백질이 바로 앨리슨 교수가 연구한 ‘CTLA-4’와 혼조 교수가 발견한 ‘PD-1’이랍니다. 암세포는 T세포가 표면에 CTLA-4와 PD-1 두 단백질을 만들어내도록 해요. 그러면 항원제시세포가 아무리 암세포의 정보를 전달하더라도 T세포는 암세포를 죽이지 않지요.
앨리슨 교수와 혼조 교수는 암세포가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두 단백질을 이용한다는 것을 밝힌 뒤, 이 단백질을 막는 약을 개발했어요. 두 단백질에 달라붙는 항체로 이루어진 ‘면역항암치료제’였지요.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다양한 종류의 암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었답니다.
실제로 앨리슨 교수가 개발한 CTLA-4 면역치료제는 2011년부터 암환자에게 사용됐으며, 혼조 교수가 개발한 PD-1 면역치료제도 2014년부터 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쓰였어요.
노벨 위원회는 “앨리슨 교수와 혼조 교수는 면역학 연구를 통해 암 치료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항암 치료 시대를 열었다”고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