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고민 상담소 여덟 번째 사연은 앵무새를 키우는 초등학생이 보내 주었어요. “앵무새를 저희 집에 처음 데려 왔을 땐 가끔 집 안을 자유롭게 날 수 있게 해 줬어요. 그런데 어느 날 빠른 속도로 날다가 유리창에 부딪힐 뻔했지요. 그 후로 걱정이 돼서 새장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했더니, 자꾸 새장에 머리를 박아요. 앵무새를 다시 자유롭게 해 줘야 하는 걸까요?”
트리밍으로 사고를 막자!
반려조가 반복적으로 새장에 머리를 박거나 자신의 털을 과도하게 뽑는 행동은 스트레스가 원인이에요. 오랫동안 새장에만 갇혀 있을 경우 이런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요. 반려조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새장을 열어 주는 것이 좋답니다.
그런데 무작정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전기시설에 올라가거나 투명한 유리창에 부딪혀 다칠 수 있어요. 보호자의 통제가 불가능하다면 반려조가 다치는 걸 막기 위해 ‘윙 트리밍’을 하는 것이 좋아요. 윙 트리밍은 날개깃을 조금 잘라 반려조가 너무 높이 날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예요. 이때 반려조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반려조와 보호자가 충분히 친해지고 난 뒤 시행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반려조는 보호자를 위협적인 존재라고 여기고 물거나 보호자가 나타날 때마다 심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도 있지요.
그렇다고 반려조와 친해지기 위해 집에 데려오자마자 자꾸 만지는 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요.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반려조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좋아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마쳐 반려조의 상태가 안정되면 간식을 주거나 가볍게 어루만지면서 서서히 친해져야 한답니다.
앵무새는 시끄럽다?!
코카투나 뉴기니와 같은 앵무새들은 시끄럽게 울어서 이웃에 피해를 끼칠 수 있어요. 아파트나 공동주택에서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지요. 이처럼 종마다 특징이 다양하기 때문에 반려조의 특징을 꼼꼼히 알아본 후, 우리 집이 반려조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인지 따져봐야 해요.
야생 앵무새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종이 많고, 무리를 짓지 않더라도 꼭 짝과 함께 지내요. 즉, 앵무새에겐 함께 지낼 존재가 필요한 거예요. 보호자가 외출이 잦다면 여러 마리의 앵무새를 함께 키우는 것이 좋아요. 앵무새는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혼자 지내면 우울하거든요. 증상이 심해지면 스스로 자기 깃털을 뽑는 등 자해행동을 할 수도 있답니다.
반려조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사랑앵무나 모란앵무부터 몸 길이가 팔뚝 정도인 아마존앵무까지 종마다 크기가 다양해요.
새장은 이들이 날개를 펴고 살짝 날아다닐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준비해야 한답니다. 보통 날개를 쭉 펴면 몸길이의 두 배이상의 크기가 되므로, 집에 큰 새장을 놓을 수 없다면 작은 크기의 반려조를 입양하는 것이 좋아요.
반려조의 물은 항상 깨끗하게!
반려조는 기생충, 조류인플루엔자 등 전염병에 취약해요. 전염병을 막기 위한 특별한 예방접종이 없기 때문에 주변의 야생새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또 새장 위생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 주세요. 새가 마시는 물과 사료는 항상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고, 새장은 매일 치워 주는 것이 좋아요. 여러 마리 중 한 마리만 감염돼도 금세 다른 반려조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거든요.
반려조의 먹이도 건강상태를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예요. 보통 여러 곡물이 혼합된 사료를 먹는데, 곡물 사료만 먹으면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해요. 곡물 사료엔 없는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포함된 과일과 채소도 함께 주는 것이 좋지요.
이때 반려조는 곡물 사료의 맛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곡물사료를 충분히 주면 과일과 채소를 먹지 않을 수도 있어요. 따라서 조금 모자란 정도의 곡물 사료를 주면 과일과 채소를 먹도록 유도할 수 있답니다.
또 반려조가 사료와 물을 충분히 먹었는지 식사량을 수시로 체크하는 것이 좋아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질병에 걸리면 가장 먼저 식사량이 줄거든요. 반려조의 건강 상태에 이상신호가 보이면 특수 동물병원의 새 전문 수의사에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