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의 사냥 실력 잘 봤니? 하지만 우리가 언제나 무시무시한 사냥꾼은 아니야! 동남아시아에 사는 벌레잡이통풀은 다른 동물들과 공생도 한다고!
내집처럼 편안한 화장실?!
보르네오섬의 구눙물루 국립공원에는 네펜테스 로우이(N. lowii )라는 벌레잡이통풀이 살아요. 말레이시아 모나쉬대학교의 찰스 클라크 교수 연구진은 비디오로 ‘산지나무두더지’라는 포유류가 통풀을 화장실로 쓰는 모습을 촬영했어요. 이 동물은 통풀의 뚜껑잎 아래에서 나오는 달달한 액체를 마시면서 똥을 누고 있었지요. 연구진이 확인해 보니 산지나 무두더지는 달달한 액체를 마시면서 용변을 보고, 벌레잡이통풀은 배설물에 들어있는 질소를 영양분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어요. 산지나무두더지와 벌레잡이통풀이 공생 관계였던 거지요.
낮잠 자기 딱 좋아!
보르네오 밀림에 사는 또 다른 벌레잡이통풀인 ‘네펜테스 헴슬레야나(N. hemsleyana )’는 박쥐와 공생해요. 브루나이 다루살람대학교 울마 그라페 교수와 연구진은 ‘하드윅양털박쥐’가 헴슬레야나 통풀 안에서 낮잠을 잔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통풀 속은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고 박쥐를 괴롭히는 기생충도 없어요. 특히 헴슬레야나 통풀은 박쥐가 낮잠을 자기 좋도록 담긴 액체도 적고 길쭉하게 생겼죠. 연구진이 여러 종류의 벌레잡이통풀을 비교한 결과, 헴슬레야나 통풀의 주둥이가 다른 통풀보다 박쥐가 쏘는 초음파를 잘 반사시킨다는 사실이 드러났어요. 초음파를 잘 반사하는 만큼 박쥐는 공생하는 통풀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거예요.
헴슬레야나 통풀은 호텔처럼 편안한 휴식 장소를 제공하는 대신 박쥐의 배설물을 영양분으로 써요. 조사 결과 이 식물은 흡수하는 질소의 1/3을 박쥐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드러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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