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가상인터뷰] 야생종으로 바나나의 멸종을 막는다?!

 

알리: 자기소개를 부탁해!

 

무사 아쿠미나타: 안녕하세요. 저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사는 야생 바나나 ‘무사 아쿠미나타(Musa acuminata)’예요. 기원전 7000여 년 전 파푸아뉴기니에서 처음으로 재배됐지요. 바나나 하나의 길이가 3~9cm 정도이고, 15~62개의 씨앗을 갖고 있답니다.

 

무사 아쿠미나타를 더 크고, 달게 개량한 것이 바로 우리가 먹는 ‘캐번디시’예요. 전세계 4억 명 정도가 캐번디시를 식량으로 먹고 있지요. 그런데 캐번디시는 현재 파나마병에 의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답니다.

 

알리: 파나마병이 뭐야?

 

무사 아쿠미나타: ‘푸사리움 옥시스포럼(Fusarium oxysporum)’이라는 곰팡이가 땅을 통해 퍼져나가는 전염병이에요. 곰팡이균이 바나나의 뿌리에 흡수되면 물관을 타고 식물 전체로 이동해요. 점점 잎이 누런색으로 바뀌며 결국 바나나는 죽게 되지요.

 

1950년대까지 사람들이 주로 먹었던 바나나 종은 ‘그로스 미셸’이었어요. 캐번디시보다 더 작고 통통한 모양이었지요. 하지만 그로스 미셸은 파나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없었어요.

 

결국 사람들은 파나마병에도 끄떡 없다고 알려진 캐번디시를 재배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1994년 캐번디시도 공격하는 변종 파나마병이 새롭게 등장한 거예요.

 

알리: 너희가 파나마병을 막을 수 있다고?

 

무사 아쿠미나타: 최근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은 무사 아쿠미나타를 이용해 멸종 위기에 처한 캐번디시를 구할 방법을 찾아냈어요. 연구팀은 먼저 무사 아쿠미나타의 유전자를 분석해 파나마병에 저항성을 지닌 ‘RGA2 유전자’를 찾아냈어요. 캐번디시도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개량되면서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지요.

 

연구팀은 캐번디시의 RGA2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조작해 새로운 품종을 만들었어요. 새로 개발한 신품종과 캐번디시를 여러 지역에서 3년 동안 재배해 봤지요. 그 결과, 캐번디시는 평균 20% 정도가 살아남은 반면 신품종은 적게는 67%, 많게는 모든 개체가 살아남았어요.

 

알리: 이제 파나마병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거야?

 

무사 아쿠미나타: 아쉽지만 이번에 개발한 신품종이 식량으로 쓰이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해요. 신품종 바나나는 파나마병에 대한 저항성은 뛰어나지만, 유전자를 조작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이 먹었을 때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아직 모르거든요.

 

연구를 이끈 제임스 데일 교수는 “앞으로 새로 개발한 바나나의 부작용을 알아보는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2017년 2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longfestival@donga.com
  • 만화

    박동현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식품학·식품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