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결정화를 막아라!
몸을 차갑게 얼렸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세포에서 일어나는 ‘수분의 결정화’예요. 우리 몸은 수십조 개의 세포들이 모여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해요. 하지만 온도가 점점 내려가면 세포를 구성하고 있던 수분이 얼면서 뾰족한 결정 모양으로 바뀌어요. 그럼 마치 바늘이 풍선을 터뜨리듯 주변 세포의 세포막을 손상시키지요. 결국 세포가 파괴되면서 우리 몸의 조직들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답니다.
과학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로부터 ‘동결방지제’를 생각해냈어요. 동물들은 추운 겨울이 되면 포도당을 몸에 비축해요. 그럼 포도당의 방해로 체액 속 분자들이 서로 결합하지 못해 어는점이 낮아지지요. 포도당이 몸이 얼지 않도록 동결방지제 역할을 한 거예요.
마찬가지로 냉동 인간을 만들 때 글리세롤이나 ●DMSO같은 동결방지제를 몸에 넣어요. 그럼 세포의 어는점이 낮아져 얼음 결정이 만들어지는 걸 줄일 수 있어요.
●DMSO : 다이메틸설폭시화물(dimethyl sulfoxide)의 약자로, 식물이나 동물의 세포에 들어가 냉동과정에서 세포가 망가지지 않도록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북극 효모에서 결빙방지단백질을 찾다!
최근 과학자들은 결빙방지단백질에 주목하고 있어요. 결빙방지단백질은 지난 1969년 미국의 동물학자인 아서 드브리스가 남극에 사는 경골어류에서 발견한 물질이에요. 추운 온도에서 체액이 어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지요.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지난 2010년, 국내 연구팀도 북극에서 새로운 결빙방지단백질을 찾는 데 성공했어요. 극지연구소 김학준 박사팀은 북극 다산기지 근처의 쌍둥이 호수의 얼음 속에서 새로운 북극 효모(Leucosporidiumsp.)를 발견했어요. 이 효모는 영하 40℃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빙방지단백질을 분비하지요.
연구팀은 이 단백질을 따로 추출해 3차원 구조로 분석해 봤어요. 그 결과 효모 몸속에서 수분이 얼기 시작하면 이 단백질이 얼음 결정으로 자라날 입자를 둘러싸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수분이 뾰족한 결정으로 자라는 걸 막은 거예요.
연구팀은 결빙방지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찾아 단백질을 잘 생산하는 다른 효모의 유전자에 끼워 넣는 실험에도 성공했어요. 결빙방지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길이 열린 거예요.
그동안에는 북극에서 물고기를 잡아 단백질을 추출했는데, 그 양이 많지 않아서 1g 당 1000만원이 넘을 정도로 비쌌어요. 극지연구소 이준혁 박사님은 “이 단백질을 인체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려면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앞으로 냉동 인간 기술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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