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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통합과학 교과서] 보이지 않는 암흑 동료

우주에 암흑물질이 있다면, 어과동 편집부에는 암흑 동료가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증명하라, 기본입자 ‘쿼크’

 

▲ S13mashina(W)
쿼크의 모습을 나타낸 상상도.

 

일상의 모든 물질은 무수히 많은 미세한 입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컵의 물은 수만 개의 물방울로 나눌 수 있어요. 물방울 1개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물 분자가 있고, 물 분자 1개는 수소 원자 2개, 산소 원자 1개로 이뤄져 있죠. 수소 원자는 양성자 1개가 든 원자핵과 전자 1개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렇게 물질을 이루는 것들 중 더는 쪼개지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를 ‘쿼크’라고 해요. 쿼크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루는 입자예요. 양성자와 중성자는 둘 다 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이지만, 양성자는 전기 성질인 전하를 띠고 있고 중성자는 전하를 띠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어요.


현대 물리학 이론은 아직까지 쿼크가 가장 기본적인 입자라고 봐요. 1960년대까지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기본입자로 여겨졌어요. 그런데 종류가 너무 많고 성질도 복잡해서, 당시 물리학자들은 이 입자들을 기본입자라고 할 수 있는지, 이 입자들의 내부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고민했죠. 이에 대한 답으로 1964년 미국의 물리학자 머리 겔만이 쿼크의 개념을 제시했어요. 가지각색 양성자, 중성자 등이 사실은 더 기본적인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주장이었죠.


1968년, 과학자들은 쿼크가 존재하는지 밝히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선형 가속기●를 이용해 양성자에 아주 강한 에너지의 전자 빔을 쏘기로 했어요. 만약 양성자가 한 덩어리로만 이루어졌다면 전자 빔이 부딪혀도 그 에너지와 방향이 바뀌지는 않아요. 하지만 실험 결과, 전자 빔은 양성자 안의 더 작은 입자와 부딪혀 다른 곳으로 튕겨 나갔어요. 흩어진 전자 빔 중에는 에너지가 바뀐 것도 있고, 흩어진 각도도 제각각이었죠. 양성자 안에 더 작은 입자, 쿼크가 있다는 뜻이었어요. 이 실험을 진행한 미국의 과학자 제롬 프리드먼, 헨리 켄들, 리처드 테일러는 쿼크를 발견한 공로로 199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답니다.

 

 

물질을 이루는 입자들

 

쿼크의 존재를 증명한 과정
전자 하나하나는 너무 작아서 양성자에 부딪혀도 그 속을 뚫고 들어갈 수 없어요. 그런데 선형 가속기를 쓰면 전기의 힘을 통해 전자가 직선 방향으로 점점 더 빨리 움직이도록 할 수 있죠. 전자를 마치 총알처럼 매우 빠른 속도로 쏘아서 양성자 내부까지 파고들게 한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알쏭달쏭 암흑물질 실마리 탐구!

 

일상 속 물질뿐만 아니라 사람의 몸, 우리 지구, 우주의 별까지, 쿼크는  전자와 중성미자●와 더불어 거의 모든 물질을 이루는 기본입자입니다. 그런데 쿼크가 있는지 없는지, 혹은 다른 기본입자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물질이 있어요. 바로 암흑물질입니다.


암흑물질은 아직까지 그 성질이 완전히 알려지지 않은 아주 독특한 존재예요. 우주 질량과 에너지 구성에서 약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관찰할 수 없어서 연구하기가 무척 어려웠어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처럼 일반 물질이지만 우리가 직접 관측하기 힘든 천체도 암흑물질에 포함될 수 있죠. 그래서 과학자들은 ‘윔프’라는 가상의 기본입자를 제시했어요. 윔프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무겁고, 중력●이나 원자핵과는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입자예요. 암흑물질의 특징과 비슷한 것 같지만, 암흑물질을 이루는 입자가 윔프가 맞는지, 윔프가 정말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2월 6일 암흑물질을 찾기 위한 네온(NEON)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어요. 네온 실험은 2019년부터 기획된 실험으로, 윔프처럼 무거운 것이 아닌 가벼운 암흑물질의 신호를 찾는 것이 목표예요.


가벼운 암흑물질은 전자보다도 가볍고, 매우 작은 질량을 가진 가상의 입자입니다. 이 입자들이 실존하는지 확인하려면 입자에서 나오는 희미한 신호를 찾아야 해요. 그런데 가벼운 암흑물질은 물질과의 상호작용이 윔프보다도 훨씬 약해서, 신호가 있어도 자연의 방사능 등 다른 신호에 묻히기 쉬워요.


이 약한 신호를 찾기 위해, 연구단은 전남 영광군 한빛 원전 원자로 근처에 빛을 매우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고성능 빛 검출기를 설치했어요. 원자로는 원자핵이 쪼개질 때 방출되는 강력한 에너지로 전기를 만드는 장치예요. 원자핵은 에너지와 함께 감마선이라는 방사선을 내뿜는데, 감마선은 가벼운 암흑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추측돼요.


연구단은 2022년부터 1년 4개월 동안 빛 검출기를 통해 에너지 신호를 수집했어요. 그 결과 매우 미세한, 낮은 에너지 신호를 정밀 분석하는 데 성공했죠. 연구단이 기존에 예측했던 가벼운 암흑물질의 신호는 아니었지만, 이 기술을 통해 가벼운 암흑물질 신호의 범위를 좁히고 더 효과적으로 신호를 탐지할 수 있게 됐어요. 연구팀은 “데이터 수집량을 2배 이상 늘리고 더 정교한 분석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ESA and the Planck Collaboration
우주의 암흑물질을 가상으로 나타낸 그래픽.

 

▲기초과학연구원
한빛 원전 원자로와 네온 실험의 고성능 빛 검출기 구조. 핵분열이 일어나는 곳과 검출기는 23.7m만큼 떨어져 있다.

 

 

 

 

용어 설명
●선형 가속기: 직선 통로 안에서 전자나 양성자 등 입자가 단계별로 점점 더 빠르게 움직이게 만드는 가속 장치.
●중성미자: 전하가 없고, 아주 작은 질량을 가진 기본입자. 
●중력: 질량을 가진 물체가 서로를 잡아당기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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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13호) 정보

  • 조현영
  • 디자인

    정영진
  • 일러스트

    박정제
  • 도움

    홍성욱(한국천문연구원 기초천문연구본부 우주진화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이현수(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 연구단 부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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