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호뿐만 아니라 수정이의 몸속에도 뭔가가 숨어 있었어요. 시스템에 몰래 침입하는 ‘멀웨어’지요. 멀웨어를 우리말로 옮기면 ‘악성 소프트웨어’예요. 악성코드나 컴퓨터 바이러스, 스파이웨어, 랜섬웨어 등 컴퓨터 환경을 엉망으로 만드는 프로그램들은 모두 멀웨어에 속한답니다.
그럼 멀웨어의 침입에서 컴퓨터를 지키는 방법은 없을까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거예요. 백신은 우리가 병을 예방하기 위해 맞는 예방주사를 말해요. 사람이 예방주사를 맞고 병에 대한 면역력을 기르는 것처럼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악성 프로그램을 잡아내고 컴퓨터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답니다.
백신 프로그램의 시초로는 보통 1987년에 등장한 해커이자 백신 프로그램 제작자인 ‘번트 픽스’(왼쪽 사진)를 꼽아요. 번트 픽스는 가장 처음으로 문서 기록이 남은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었답니다. 우리나라의 첫 백신 프로그램은 1988년 당시 ‘안철수 연구소’에서 발표한 V1이에요. 이 프로그램은 80년대 후반 바이러스 ‘(C)Brain’을 없애는 데 큰 역할을 했지요. 그 후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는 20여 개의 바이러스 검사 프로그램이 등장했답니다.
당시에는 대부분 파일을 담아 두는 도구인 ‘디스켓’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졌기 때문에 디스켓을 사용한 뒤 바이러스를 검사하면 됐어요. 그런데 인터넷 사용량이 늘어난 21세기에 들어서는 바이러스나 악성코드가 네트워크를 통해 급격하게 퍼지기 시작했어요. 랜선을 꽂고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기만 해도 멀웨어의 공격에 노출된 거예요.

컴퓨터를 검사하는 방법은 백신 프로그램에 따라 각각 달라요. ‘TS 엔진’ 방식은 파일의 특정 위치를 재빨리 훑어 보며 악성코드가 명령을 내리는 부분을 추적해 찾는 방식을 써요. 빠르게 악성코드를 잡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또 CRC라 불리는 방법은 컴퓨터 파일들의 원래 코드 배열과 검사하는 파일의 코드 배열을 비교해 틀린 부분을 찾아낸답니다.
DNA 유형 검사도 있어요. 파일이 악성코드에 감염되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정리해 놓고, 이를 바탕으로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이에요. 유전자를 조사할 때와 방법이 비슷하기 때문에 ‘DNA’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마치 스무고개 하듯이 질문들을 정리해 놓고, 예/아니오로 대답을 나눠가며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디시전 트리’도 많이 쓰는 방법이에요.
검사 방법은 각각 다르지만 치료 방식은 대부분 같아요. 숨어 있는 멀웨어를 찾아내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파일이나 코드 그 자체를 삭제하는 거지요. 파일을 삭제했을 때 컴퓨터에 중대한 오류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면 파일을 고치거나 외부로부터 접근하는 행동만 차단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