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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과 컴퓨터, 언뜻 별로 상관이 없어 보이죠? 하지만 사실 생물학, 특히 유전학 쪽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연구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랍니다.
21세기에 들어 생물의 유전자 연구는 ‘게놈 해독’에 집중하고 있어요. 게놈은 한 생물의 몸에 들어 있는 모든 유전 정보를 말해요. 유전 정보는 대부분 세포에 있는 DNA에 저장돼 있어요. 이 정보들은 아데닌(A), 티아민(T), 구아닌(G), 시토신(C)이라는 네 가지 염기 물질의 조합 안에 마치 암호처럼 들어 있답니다.
게놈 해독은 생물의 유전자가 각각 어떤 염기 조합에 해당하는지 알아내고 그 안에 있는 정보를 찾는 과정이에요. 쉽게 말해서, 우리 몸 안에 어떤 유전자가 있고 이 유전자들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조사하는 거지요. 게놈을 해독하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미리 찾아내 치료하거나, 동식물의 유전자를 조작해 더 이로운 방향으로 이용하기 쉬워져요. 그래서 각 나라에서 여러 생물 종의 게놈 해독을 서두르고 있답니다. 문제는 복잡한 생물일수록 게놈 해독에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점이에요. 사람의 경우 게놈은 약 30억 쌍 정도의 염기서열로 이루어져 있어요. 한 쌍에 1초씩 보더라도 다 살피는 데 약 95년이 걸리는 어마어마한 숫자랍니다.
다행히 이 가운데 단백질을 만들어 몸의 구성과 유지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는 10만 개 정도예요. 하지만 각 유전자의 형태뿐만 아니라, 유전자 속에 담긴 정보를 하나하나 살피는 것은 만만치 않지요. 결국 한 번에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가 개발된 후에야 본격적인 게놈 연구가 시작될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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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돼지와 사람은 유전자가 비슷해서 같은 소프트웨어로 게놈 해독이 가능해요. 하지만 벼와 사람은 유전자가 아주 다르기 때문에, 벼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데 쓴 소프트웨어로 사람의 게놈을 해독할 수는 없답니다. 그래서 게놈 해독 연구를 하는 연구소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함께 일하고 있어요.
게놈 해독으로 얻은 막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데도 컴퓨터가 필수예요. 사람의 예를 보면 병에 걸리기 쉬운 사람과 튼튼한 사람,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 등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어요. 이 특징을 모두 알고 있다면 유전 질병이나 유전자의 돌연변이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겠죠?
그래서 생물학자들은 더 많은 유전자 정보를 얻으려고 연구해요. 이렇게 얻은 ‘유전체 빅데이터’는 관련 학자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정리돼 온라인 상에서 관리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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