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괭이들을 괴롭혔던 위협 요인을 취재하던 중 반가운 소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상괭이들을 찾아다니며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이런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네 발에 마이크, 수첩, 볼펜, 카메라를 들고 현장으로 달려가 봤습니다.
상괭이 프로젝트
서울환경연합에서는 ‘상괭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일반 시민으로, ‘상괭이 서포터즈’라 불리죠. 이들은 2015년 봄, 상괭이 두 마리가 어떻게 한강으로 들어오게 됐는지를 분석하고 있어요. 밀물 때 상괭이가 보를 넘어 한강으로 들어왔다가 썰물 때 신곡수중보에 막혀 바다로 나가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계속 조사하고 있답니다.
한강은 밀물 때 서해의 바닷물이 잠수교까지 들어왔다가 썰물 때 빠져나가는 ‘감조 하천’이에요. 하지만 1988년 김포대교 옆에 5.6m높이의 콘크리트 벽인 신곡수중보가 생기며 바닷물이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게 됐죠. 하지만 여전히 밀물 때는 신곡 수중보보다 1m 이상 높게 물이 들어온답니다.
상괭이 서포터즈들은 상괭이가 밀물 때 서해에서 강화도를 지나 실제를 한강으로 들어오는지 관찰해요. 또한 수십 년 동안 상괭이를 봐온 어민들을 찾아가 증언을 모으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죠. 올해 말쯤엔 상괭이 다큐멘터리와 동화책도 펴낼 계획이랍니다.


상괭이를 살리는 ‘상괭이 병원’
부산 아쿠아리움에서는 2011년부터 다친 상괭이를 치료하는 ‘상괭이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2011년 누리와 마루, 2013년 바다와 동백, 2014년 오월이까지 모두 5마리의 상괭이가 상괭이 병원을 거쳐 바다로 돌아갔어요.
다섯 마리의 상괭이 중 네 마리는 모두 그물에 걸린 채 발견됐어요. 누리와 마루는 기력이 없어 도망도 못갈 정도였고, 바다와 동백이는 그물에 주둥이 부분이 많이 쓸려 있는 상태였죠. 신고를 받고 달려간 부산 아쿠아리움 해양생물전시팀 양준호 치료사는 이들을 아쿠아리움으로 데려와 치료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건강이 회복 되는대로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 주었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다친 상괭이들이 발견될 거예요. 그래서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서는 ‘상괭이 탈출 그물’을 개발하고 있답니다. 일반 그물의 아래쪽에 구멍을 뚫어 상괭이가 그물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만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