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빠르게 달리는 말과 힘이 센 황소, 목이 긴 기린과 입이 큰 하마…. 다양한 생김새의 동물들을 몸속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신기한 전시회 ‘판타스틱 애니멀’이 열렸어요. <;어린이과학동아>; 기자단이 이런 빅재미를 놓칠 수 없겠죠? 동물들의 몸속에는 어떤 재미있는 비밀이 숨어 있을까요?
플라스티네이션으로 보는 동물들
‘판타스틱 애니멀’에서는 털은 물론 근육과 장기 등 동물들의 겉모습부터 몸속까지 생생하게 만날 수 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그 비밀은 바로 ‘플라스티네이션(plastination)’ 기술이랍니다.
플라스티네이션은 생물을 살아 있는 것처럼 보존할 수 있는 특수기술이에요. 독일의 의사 군터 폰 하겐스 박사가 1977년에 개발했지요. 생물의 장기와 조직에 있는 물과 지방을 모두 제거하고, 대신 실리콘이나 에폭시 수지와 같은 화학 성분을 채워 넣는 기술이랍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생물 표본을 살아 있을 때 모습 그대로 썩지 않게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어요. 게다가 냄새가 나지 않고 독성도 없지요.
이번 전시에서는 플라스티네이션을 이용해 만든 만주 호랑이와 하마, 기린, 낙타, 원숭이 등 20종 이상의 생물 표본 216점을 만날 수 있어요. 표본은 모두 늙거나 병에 걸려 자연사한 동물만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해요.


뼈와 근육이 생생! 동물 몸속 여행
기자단 친구들은 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표본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았어요. 동물들의 몸속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니 사람과는 정말 달랐지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근육! 힘이 센 동물들은 매우 큰 근육과 힘줄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어마어마한 근육을 가진 호랑이는 사냥을 할 때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감을 낚아채요. 이때 등 쪽에 있는 외복사근과 팔의 상완삼두근을 이용해 힘을 내지요. 또 230kg이나 되는 새끼 물소를 0.5km나 끌고 갈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세다고 해요. 하지만 호랑이는 오래 달리지는 못해요.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이에요.
달리기를 잘하는 말은 허벅지와 엉덩이에 거대한 근육을 가지고 있었어요. 재미있는 점은 말의 다리는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는 거예요. 사람의 다리는 가만히 서 있을 때도 근육이 뼈를 잡고 있어야 해서 오래 서 있으면 피곤해요. 하지만 말의 다리는 근육에 힘을 주지 않아도 다리뼈를 고정할 수 있는 무릎뼈와 인대가 있어서 서 있을 때 에너지를 별로 쓰지 않는답니다.
이 덕분에 말은 서서도 잠을 잘 수 있어요. 야생말은 하루 3시간 정도를 서서 자는데, 앉거나 누워서 잘 때보다 맹수의 공격을 쉽게 피할 수 있다고 해요.
말의 장기를 통해 초식동물들의 독특한 소화기관에 대해서도 쉽게 배울 수 있었어요. 초식동물들은 대부분 장에 있는 미생물을 이용해 식물 속에 있는 식이섬유소를 소화하기 때문에 장이 무척 크고 길답니다.

목이 기다란 기린 표본을 자세히 보며 목뼈의 개수도 세어봤어요. 기린의 목뼈는 몇 개일까요? 정답은 사람과 똑같은 7개! 대신 목뼈 하나의 크기가 28cm 정도로 길기 때문에 목이 아주 길답니다. 기린은 키가 6m 정도까지 자라는데, 심장에서 머리끝까지 혈액을 보내기 위해서 엄청나게 힘이 센 심장을 가지고 있어요. 기린의 심장은 1분에 170번이나 뛰는데, 이는 사람보다 2배 이상 빨리 뛰는 셈이라고 해요.

전시를 둘러보다 보니 눈길을 끄는 표본이 있었어요. 바로 하마였지요. 한 마리의 하마를 뼈와 장기, 근육과 피부로 나눠놓은 표본으로 전세계에 하나뿐이라고 해요. 하마 표본을 통해 어마어마하게 큰 하마의 입속에 머리를 가까이하고 거대한 송곳니를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답니다. 귀엽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하마는 송곳니가 최대 60cm나 자라고, 무는 힘도 무척 강해서 아프리카의 동물들이 모두 무서워하는 동물이라고 해요.
하마가 매우 두꺼운 피부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어요. 피부의 두께가 무려 5㎝나 되기 때문에
하루 종일 물속에 있어도 체온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요. 정말 신기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