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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로봇이 뚝딱! 종이접기 과학이 되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 쌤이에요. 지금부터 여길 잘 보세요. 종이를 이렇게 쓱 저렇게 쓱 접으면 종이비행기 완성~! 만약 종이로 접은 비행기가 배로 변신하고, 위급할 때는 로봇으로 변신해 쿵쿵 걸어다니면 어떨까요? 상상에서만 있을 것 같은 일들이 조만간 실제로 이루어질지도 몰라요. 그 비결은 바로 ‘과학’! 과학을 만나 확 달라진 종이접기의 변신을 지금부터 만나 볼까요?




종이접기로 만든 공연장이 있다?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잔디밭에 수상한 건물이 들어섰어요. 겉으로 보기에 길쭉한 애벌레처럼 생긴 이 건물은 캠브리지대학교 건축학과 학생들과 건축가 톰 에머슨 등이 함께 만든 ‘종이’ 건축물이랍니다.
종이로 어떻게 건물을 지었을까요? 비법은 상자를 만드는 재료인 골판지! 골판지를 접어서 곳곳에 구멍을 뚫고 종이 노끈으로 고정시켜 만들었어요. 학생들은 다른 도구를 전혀 쓰지 않고 3일 동안 오직 종이를 접고 이어 붙여서 건물을 완성했지요.
종이로 만든 건물을 실제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요? 건물의 재료인 골판지는 두 장의 종이 사이에 또 다른 종이를 넣어 물결 모양처럼 구부린 뒤에 접착제로 붙여서 만들어요. 골판지는 물결 모양의 종이와 그 사이에 들어간 공기 덕분에 충격이나 무게를 잘 견딜 수 있답니다. 실제로 학생들은 이 건물에서 아코디언 연주회를 하는 등 파티를 즐겼어요.

로버트 랭은 공학 지식을 이용해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종이접기를 활용하고 있다.

종이, 과학으로 정교하게 접는다!

날카로운 뿔을 자랑하는 종이 사슴벌레가 마치 실제 생물처럼 정교하죠? 놀랍게도 한 장의 한지로 만든 작품이에요. 이 작품을 만든 사람은 종이접기 작가 로버트 랭이에요. 로버트 랭은 실제 생물의 모습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드는 종이접기 방법을 개발하고 있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이 보고 만들 수 있도록 그 도안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답니다.

사실 로버트 랭은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와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했어요. 2000년까지만 해도 NASA를 비롯한 여러 연구소에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였지요.
그러다 2001년, 로버트 랭은 연구소 일을 그만 두고 종이접기 작가의 길을 선택했어요. 다양한 종이접기 방법을 개발해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기도 하고, 직접 만든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지요. 지금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종이접기를 다양한 과학 분야에 접목하기 위해 공학자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답니다. 로버트 랭은 “실제 수업에서 배운 공학과 수학 지식이 종이접기를 하는 데 많은 도움과 영감을 준다”고 말했어요.



바퀴가 커졌다 작아졌다! 종이접기 로봇

여기 재난 현장에 투입된 자동차 로봇이 있어요. 동그랗고 커다란 바퀴에 달려 있는 작은 날개들 덕분에 불룩 솟아오른 턱도 문제없이 넘을 수 있어요. 반대로 바퀴를 작게 접으면 아주 작은 틈도 문제없이 스윽 통과하지요.
이 로봇은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조규진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가변형 바퀴 로봇’이에요. 이 로봇의 핵심 기술은 환경에 따라 바퀴의 모양이 변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재난현장에 꼭 필요한 로봇이지요. 그리고 놀랍게도 이런 기술이 탄생한 배경엔 종이접기가 있답니다.
연구팀은 일명 ‘매직 볼 패턴’이라는 종이접기 방식을 이용해 로봇의 바퀴를 만들었어요. 직사각형의 종이를 가로와 세로, 대각선으로 접어서 공 모양처럼 만들 수 있는 종이접기 방식이에요. 주로 모빌이나 장난감 공을 만들 때 사용하지요. 이렇게 만든 매직 볼은 높이를 높였다가 낮추는 등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요. 종이가 접히면 바퀴 높이가 낮아지고, 접힌 종이가 살짝 펴지면 바퀴가 커지는 거예요. 바퀴 높이는 최대 7cm에서 최소 5.5cm까지 조절된답니다.

연구팀은 얇은 필름지를 덧댄 천을 접어서 ‘매직 볼 패턴’대로 바퀴 모양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탄성을 이용해 바퀴 모양을 바꾸기 쉽도록 바퀴 축에 용수철을 끼워 넣었답니다. 그 결과 높은 계단 같은 턱을 발견하면 바퀴 축에 있는 용수철 길이를 줄여서 바퀴가 불룩하게 만들 수 있어요. 반대로 작은 틈을 만나면 용수철 길이를 늘려 종이가 접히도록 해서 바퀴 높이를 낮출 수 있답니다.
조규진 교수는 “종이접기 방식은 아주 간단하지만 다양한 모양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재난구조 등 앞으로 그 활용도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어요.




 
래리 하웰(미국 브리검영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종이처럼 차곡차곡 접은 태양전지판

우주로 가는 로켓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요. 미세한 차이로 로켓의 미션 성공과 실패가 갈릴 수 있거든요. 특히 로켓에 실리는 인공위성이나 탐사 로봇 등은 무게와 부피를 최대한으로 줄여야 해요. 그래야 연료가 적게 들고, 로켓에 실리는 연료의 무게도 줄일 수 있지요. NASA에서는 우주탐사기기의 무게를 줄임과 동시에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종이접기에서 찾았답니다.
인공위성과 같은 우주탐사기기는 태양전지판이 태양빛을 받아 만드는 에너지로 움직여요. NASA의 브라이언 트리즈 박사와 미국 브리검영대학교 기계공학과 래리 하웰 교수, 종이접기 전문가 로버트 랭은 태양전지판을 접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어요. 로켓에 실려서 올라갈 때는 접혀 있다가 우주 공간에서는 활짝 펼쳐서 많은 빛을 받을 수 있는 태양전지판을 떠올린 거예요.
연구팀은 우선 일본의 천체물리학자 코료 미우라가 같은 목적으로 개발한 ‘미우라 접기’ 방식을 검토했어요. ‘미우라 접기’ 는 종이를 가로와 세로, 대각선으로 접어 사다리꼴 격자무늬를 만들고 지그재그로 접는 방법이에요. 접은 종이의 대각선 양끝 모서리를 잡아 당기기만 하면 한 번에 펼쳐지지요. 미우라 접기는 종이를 15분의 1 이하의 크기로 접을 수 있어요. 이 방법은 간단하고 쉽지만, 종이보다 두꺼운 태양전지판을 접기에는 적절하지 않았지요.
그래서 연구팀은 수학적 계산을 통해 가운데 구멍이 뚫린 육각형으로 태양전지판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태양전지판이 종이처럼 각 면이 맞닿게 접히도록 조각마다 적당한 간격을 주었지요. 그 결과 접었을 때 가로 세로 약 4m인 태양전지판을 가로 세로 25m 이상의 육각형으로 펼쳐지도록 만들 수 있었답니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태양 전지판 8개가 약 84kW의 전력량을 생산하고 있어요. 연구팀은 전력 생산량 *250kW를 목표로 계속해서 연구 중이에요.



MIT의 ‘종이접기 교수’ 에릭 드메인

친구들, 반가워요! 미국 MIT 컴퓨터공학과 교수 에릭 드메인이에요. 저는 ‘종이접기 교수’로 유명해요. 수업에 종이접기를 활용하고, 종이접기로 여러 가지 작품을 만들며, 종이접기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거든요.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인 1997년에 종이접기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당시 점이나 선, 면, 공간 등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는 기하학에 관한 재미있는 연구 주제를 찾던 중이었어요. 그러다 종이접기 대회에 구경을 갔었는데, 거기서 스위스 물리학자 임마누엘 무서가 디자인한 ‘기차 종이접기 방법’을 알게 됐지요. 직사각형 종이 한 장을 가로와 세로, 대각선으로 접었다가 편 형태를 이용해 만든 기차였어요.
저는 기하학 연구에 종이접기가 딱 알맞은 소재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이후에 ‘무서의 기차’처럼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반복해서 접었다가 편 종이를 이용하면 어떤 모양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증명해냈지요. 이런 연구들이 수업으로 이어졌어요. ‘스스로 접혀서 만들어지는 로봇’, ‘복잡한 종이접기 도면을 알아서 설계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등 종이접기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수업을 하고 있답니다.

배에서 비행기로, 스스로 변신한다!

저를 비롯한 MIT 과학자들과 하버드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스스로 접히고 변신하는 종이를 개발했어요. 가로 세로 약 5cm의 유리 섬유가 무서가 개발한 기차 접는 원리처럼 가로와 세로, 대각선 방향으로 반복해서 접힐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그리고 니켈-티타늄 합금을 두께 0.1mm의 가느다란 선으로 만들어 붙였지요. 니켈-티타늄 합금은 온도에 따라 정해진 모양대로 변하는 금속이에요.
이 유리 섬유에 전기를 흘리면 온도가 올라가는데, 약 70℃가 넘으면 합금이 구부러지면서 섬유가 접힌답니다. 즉, 원하는 모양에 맞게 전기를 흘리면 다양한 모습으로 접히고 변신할 수 있지요. 이런 원리를 이용해 크기를 더 크게 만들면 실제 변신하는 로봇을 만들 수도 있겠죠?
요즘 저와 학생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모양을 입력하면 스스로 접혀서 만들어지는 기술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컴퓨터에 자동차 이미지를 넣으면 자동으로 종이접기 도면이 디자인 되고, 실제로 그 자동차와 똑같이 접혀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이 기술이 발전하면 스스로 접혀서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로봇도 만들 수 있답니다.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저처럼 재미있고 신나는 일을 계속 찾아서 해 보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해 있을 거예요!






도움 및 사진: 조규진 교수(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김영만 원장(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 에릭 드메인(미국 MIT 컴퓨터공학과), 래리 하웰(미국 브리검영대학교 기계공학과), NASA, 미국 MIT & 독일 뮌헨 공대, AZA스튜디오 외

참여독자 : 이수린(성남 산운초 5), 김도현(성남 산운초 5), 박세훈(성남 산운초 5), 성혜성(안산 부곡초), 성현민(안산 꿈나무유치원), 강우진(서울 신가초 6), 강소희(서울 신가초 2), 박민재(평택 비전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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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림 기자
  • 일러스트

    달상, 박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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