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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도요새
모든 새들은 계절이 바뀌면 이주를 해요. 일 년 내내 한 서식지에 살며 번식하는 텃새는 서식지 안에서 이주하는 ‘단거리 이주’를 하지요. 반면 철새는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옮기는 ‘장거리 이주’를 해요. 전세계에 있는 9700종의 새 중 약 1800종이 철새로 분류된답니다.
철새의 일 년은 크게 번식을 하는 기간인 번식기와, 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월동기로 나눌 수 있어요. 번식기는 주로 고위도 지역에서 보내고, 월동기는 따뜻한 저위도 지역에서 보내지요. 즉, 철새는 번식하는 지역과 월동하는 지역을 매년 정기적으로 이주하는 거예요.
철새가 이주하는 경로를 ‘비행길’이라고 해요. 전세계에 크게 9개의 비행길이 있어요. 우리나라를 거쳐가거나 우리나라에 오는 철새는 동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비행길과 서태평양 비행길을 이용해요. 이 중 동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비행길은 시베리아와 알라스카, 동아시아, 남동아시아, 인도네시아, 오세아니아를 포함하는 넓은 지역이에요. 우리나라로 오는 대부분의 철새가 이 길을 이용하지요.
도요새는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예요. 겨울에는 따뜻한 오세아니아에서 월동을 하고 여름에는 시베리아 툰드라의 습지로 이주해 번식을 하는데, 이주 도중 중간에 위치한 우리나라에 잠시 들러요. 우리나라에서 먹이도 먹고 충분히 쉰 뒤 다시 먼 길을 떠나지요. 이렇게 이주하는 도중 한 지역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새들을 ‘나그네 새’라고 한답니다. 우리나라에 오는 대부분의 도요는 나그네 새이지만, 깝작도요 같은 일부 종은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하기도 해요.
새들이 편대비행하는 이유는?
철새가 장거리 이주를 할 때는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새들은 다른 지역으로 출발하기 전에 먹이를 잔뜩 먹어서 몸속의 지방으로 에너지를 축적한다. 그리고 비행을 하는 동안에는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한다.
대표적인 절약 방법은 여러 마리의 새가 세로로 줄을 지어 나는 ‘편대비행’이다. 새가 날갯짓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공기는 새의 몸 위, 아래로 갈라지게 된다. 이때 몸 위로 올라간 공기는 상승기류가 되어, 뒤따라오는 새가 적은 힘으로도 위로 뜰 수 있도록 해 준다. 실제로 앞에서 두 번째 비행하는 새는 맨 앞에서 비행하는 새보다 33%만큼 에너지가 적게 든다.
이렇게 편대비행을 하면 맨 앞에 있는 새의 체력소모가 가장 심하다. 그러므로 편대비행을 하는 새들은 소리로 의사소통하며 비행하는 위치를 자주 바꾼다.
사계절이 뚜렷해 토양이 비옥한 온대지역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지역은 땅이 비옥해요. 그 이유는 사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이지요. 가을이 지나면 낙엽이 흙 위에 쌓이지요? 이 낙엽은 겨울 동안 천천히 썩다가, 이듬해 봄이 와서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빠르게 썩기 시작해요. 하지만 이 낙엽이 모두 썩기도 전에 다시 가을과 겨울이 찾아오고, 그 위에 새로운 낙엽이 쌓이게 되지요.
이렇게 뚜렷한 계절의 변화로 인해 온대지역의 낙엽은 아주 천천히 썩기 때문에 완전히 분해되는 데 보통 4~6년이 걸려요. 그러는 사이 낙엽이 썩어서 생긴 유기물들이 땅속에 쌓이게 되지요. 그래서 온대지역의 토양은 두껍고, 매우 비옥하답니다.
온대지역과는 달리 열대지역에서는 낙엽이 훨씬 빨리 썩어요. 열대지역은 일 년 내내 높은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때문이지요. 낙엽이 땅에 떨어지면 썩어 유기물을 만들고, 이 유기물은 곧바로 다른 생명체에 흡수된답니다. 이렇게 부패와 흡수가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열대지역의 토양층은 매우 얇아요.
사람들은 가구를 만들고 농사를 짓기 위해 열대지역의 나무를 자르거나 태워요. 그런데 열대지역의 토양층은 얇아서 한번 훼손되면 식물을 길러낼 수 있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게 돼요. 그래서 농사를 몇 번 짓고 나면 토양에 유기물이 부족해져 결국 농사를 포기하게 된답니다.
반면 온대지역에서는 오랫동안 농사를 지을 수 있어요. 농작물을 길러 낼 수 있는 흙의 힘이 우수하거든요. 그 증거는 불이 났던 숲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불이 나 나무가 다 타버린 땅에 일 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두기만 해도 금세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걸 볼 수 있거든요. 또 몇 년만 지나면 나무들도 자라 다시 숲을 만들지요. 모두 두텁고 비옥한 토양층 때문이랍니다.
새끼 키우기 유리한 온대 지역
철새가 이주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온대와 열대지역의 토양 차이 때문이에요. 비옥한 토양을 가진 온대지역에서는 어느 기후대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 매년 우리 눈앞에 펼쳐져요. 매년 봄이면 불과 2~3주 사이에 앙상한 나뭇가지가 울창한 아름드리 나무로 변신해요. 아무 것도 살 수 없는 황량한 땅이 몇 주 사이에 생명이 넘쳐나는 활기 넘치는 땅으로 바뀌는 거예요. 이런 큰 변화는 온대지역의 땅이 비옥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랍니다.
봄에 식물의 잎이 돋아나 먹이자원이 갑자기 풍부해지면 온대지역은 철새들이 새끼를 키우기에 적합한 장소가 돼요. 새들의 먹이인 곤충들도 식물의 성장과 때를 맞춰 출현하고 번식하기 때문이지요. 비록 이미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텃새와 다른 경쟁자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식물들 덕분에 텃새뿐만 아니라 이주해 온 철새가 먹을 만큼 먹이가 풍부해요.
또한 봄이 되면 온대지역은 해가 떠 있는 시간이 길어져 새들이 먹이를 찾는 시간도 늘어나요. 따라서 열대지역에서 겨울을 보낸 새들은 풍부한 먹이를 먹으며 새끼를 키우기 위해 봄철에 온대지역으로 이주한답니다.
반면 열대지역에서는 식물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않아요. 그럼 새들의 먹이는 온대지역보다 풍부하지 않고, 그만큼 경쟁자들이 많아지지요. 그래서 새들이 열대지역에서 번식한다면 훨씬 심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이유로 철새들은 따뜻한 열대지역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 먹이가 풍부한 온대지역으로 이주를 하는 것이랍니다. 친구들도 올 봄에는 우리나라 습지에 잠시 찾아오는 도요새를 한번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