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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놀러왔는데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때, 내가 가장 자신이 없는 뜀틀을 해야 하는 체육시간에, 그리고 한창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데 엄마가 심부름을 시킬 때, 나와 똑같이 생긴 인조인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제로 과학자들은 사람과 무척 닮은 인조인간을 개발하고 있어요. 자기와 닮은 인조인간을 만드는 데 성공한 과학자도 있답니다. 그런데 나와 똑같이 생긴 인조인간을 만난다면 정말 반가울까요?

피부까지 닮은 인조인간 ‘제미노이드’


지난 10월 10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는 깜짝 놀랄 만한 사진이 표지로 실렸어요. 똑같이 생긴 남자 두 명이 있는데 놀랍게도 한 쪽은 진짜 사람, 다른 한 쪽은 인조인간이었지요.

사진의 주인공인 이시구로 히로시 일본 오사카대 교수는 키와 체형은 물론 이목구비와 표정, 심지어 피부까지 자신과 닮은 인조인간 ‘제미노이드’를 만들었어요. 이 로봇은 원격조종으로 입술과 눈동자, 얼굴 근육을 움직일 수 있지요. 표정을 지을 뿐 아니라, 히로시 박사와 똑같은 목소리로 말하고 팔다리를 움직일 수도 있답니다.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도 어려울 만큼 사람과 닮은 로봇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히로시 교수는 표정에서 답을 찾았어요. 그가 짓는 표정을 카메라가 촬영해 원격으로 전기신호를 보내면, 인조인간이 실시간으로 표정을 흉내낸답니다.
 




렉스를 보완할 인조인간 기술

아직까지 렉스는 SF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인조인간만큼은 완벽하지 못해요. 아직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만큼 인공지능이 똑똑하지 못한데다, 위와 소장, 대장 같은 인공 소화기관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더욱 더 사람 같은’ 인조인간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답니다.
 

인조인간의 ‘불쾌한 골짜기’

가까운 미래에는 렉스보다 더 사람과 닮은 인조인간이 탄생할까요? 그럼 사람과 인조인간이 친구나 가족처럼 지내는 세상도 올까요?

그런데 지금의 인조인간은 친구 같기보다는 조금 무섭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에요. 이시구로 히로시 박사가 공개한 제미노이드를 떠올려 보세요. 친근하기보다는 무서운 느낌이 들죠? 왜 그런 걸까요?

인조인간을 보면 불쾌감이나 공포를 느끼게 되는 현상을 1970년대 일본의 로봇과학자 모리 마사히로 박사는 ‘불쾌한 골짜기’로 설명했어요. 천으로 만든 인형이나, 2004년 KAIST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팀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는 사람과 많이 닮지는 않았기 때문에 귀엽거나 신기하지요. 그렇지만 제미노이드나 인공 손은 실제와 너무 닮았기 때문에 오히려 반감을 준다는 설명이에요.

현재까지 사람과 가장 많이 닮은 인조인간 ‘렉스’를 만든 마이어 교수도 불쾌감을 떨치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피부색과는 전혀 다른 색깔의 인공 손을 착용하고 있다고 해요.
 

‘불쾌한 골짜기’가 생기는 이유

로봇의 겉모습이 사람과 무척 닮았지만 내면은 사람과 전혀 다른 존재라는 이질감을 주기 때문이다.

1 이상한 행동을 하다가 나에게 해코지를 할까 봐 두려움이 생긴다.
2 병을 옮길 가능성이 있는 병자처럼 느껴져 본능적으로 피하게 된다.
3 사람과 닮았지만 사람이 아닌, 좀비나 괴물처럼 두려워진다.

사람처럼 감성적인 인조인간

‘불쾌한 골짜기’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로봇공학자들은 사람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거나, 사람처럼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인조인간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어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폴 에크만 박사 연구팀은 사람의 표정이 바뀌는 걸 감지하는 눈치 빠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서 사람의 표정을 2000여 개로 자세히 구분했지요. 한편 MIT 감성컴퓨팅연구소 연구팀은 심장 박동수나 호르몬 수치를 재거나, 마우스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해 감정을 읽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어요.

손님을 대하거나 환자를 돌보는 인조인간은 특히 사람과 친근하게 대화해야 해요. MIT 미디어랩 신시어 브레질 박사가 개발한 로봇 ‘레오나르도’는 사람들이 하는 제스처를 이해하고 흉내낼 수 있어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학습할 수 있는 4~6살짜리 지능을 가졌답니다.

한편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철학자인 제임스 무어 박사는 인조인간이 사람보다 신속하고 경제적인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로봇 윤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만약 충돌사고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쪽에는 어린 아이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재물이 있다고 할 때, 경제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사람을 구하는 쪽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몇몇 전문가들은 로봇이 아무리 발전해도 감정을 갖기란 불가능하므로, 사람이면서 인공장기와 인공팔다리를 가진 ‘사이보그’가 탄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해요. 과연 미래에는 어떠한 인조인간이 탄생하게 될까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한번 상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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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도움

    일본 오사카대학교 이시구로 히로시 연구소
  • 도움

    베르톨트 마이어 교수
  • 기타

    웬델 월러치의 저서 ‘왜 로봇의 도덕인가’, 에릭 브린욜프슨 저서 ‘제2의 기계시대’
  • 사진

    포토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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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
  • 사진

    아이스톡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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