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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의 지구생물을 지켜라! 생물다양성


섭섭박사님! 지구에는 1000만 종에서 1억 종까지 엄청난 생물이 살고 있대요. 그럼 0.1%인 1만 종 정도가 사라져도 괜찮지 않을까요? 티도 안 날 거 같은데…. 특히 모기와 바퀴벌레, 독버섯 같이 무익하고 혐오스런 생물은 사라지면 좋겠어요. 그런데 왜 전문가들은 생물이 다양해야 한다면서 멸종되는 걸 걱정하죠? 모기 같은 해로운 생물까지 다양해질 필요가 있을까요?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국제종탐사연구소(IISE)가 2008년부터 매해 새롭게 확인해 발표한 생물종들.

① 전화선처럼 꼬여 있는 ‘꼬불꼬불 달팽이’
②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박쥐를 닮은 ‘팬케이크 박쥐물고기’
③ 지하 900m 깊이 땅굴에서 발견된 투명한 ‘돔 모양 달팽이’
④ 단세포 생물인데도 크기가 5㎝나 되는 ‘아메바 모양의 원생생물’
⑤ 꼬리에 잎이 달린 듯한 ‘나뭇잎 도마뱀’
⑥ 빛나는 초록 물질을 폭탄처럼 뿜어내는 ‘폭탄 벌레’
⑦ 다른 곤충 알에 숨어 사는 기생벌 일종인 ‘팅커벨 요정파리’
⑧ 예쁘지만 독성이 강한 ‘보네르 줄무늬 상자 해파리’
⑨ 일반인이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을 곤충학자가 발견해 알려진 ‘소셜미디어 풀잠자리’.


 
생물다양성을 모를 땐 나도 어린이 친구처럼 생각한 적이 있지. 하지만 너희들도 생물다양성의 의미를 알면 생각이 달라질 거야. ‘알면 사랑한다! 사랑하면 행동한다!’ 는 말도 있잖니!

우선 생물 종부터 알아볼까? 과학자들이 최근까지 전 세계에서 확인한 생물 종은 190만 종이란다. 이 중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곤충이 가장 많은데, 53%인 100만 종이나 되지. 우리나라에 사는 생물은 얼마나 될까?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3만 9150종이란다. 마찬가지로 곤충이 49%로 가장 많아.

그런데 실제로는 지구에 이보다 훨씬 많은 생물이 산단다. 많은 과학자들은 1100만에서 1500만 종은 된다고 예상하고 있어. 일부 과학자들은 1억 종이 넘는다고 주장하 기도 해. 확인한 것과 실제 사는 생물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냐고? 열대우림이나 깊은 바다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나, 박테리아, 바이러스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많아서란다.

이렇게 생물 종이 많으니까 조금 사라져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돼! 이미 20분마다 한 종씩 멸종되고 있거든. 최근에는 멸종 속도가 자연적으로 멸종될 때와 비교해 1000배나 빨라졌어. 과학자들은 이대로 가면 조만간 멸종 속도가 1만 배까지 빨라질 거래.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싫어하는 생물뿐 아니라꼭 필요한 생물까지 모두 멸종될 가능성이 높단다.

UN(국제연합)생물다양성보고서에서도 최근 30년 사이에 야생 척추동물의수가 3분의 1 가량이나 줄었다고 나타났어. 국제자연보전연맹은 6만 1914종의 생물을 조사해서 이 중 32%인 1만 9570종이 멸종될 위험에 처했다며 ‘적색목록’을 만들었지. 이 중 3879종은 멸종될 위험이 매우 높단다. 특히 양서류는 30% 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할 정도로 심각하지.
 


‘생물다양성’은 지구에 얼마나 다양한 생물이 존재하는지를 나타내는 말이지. 1992년 UN에서 채택한 생물다양 성협약에서는 생물다양성을 ‘땅과 바다에 사는 모든 생물의 변이*성을 나타내며 생태계다양성, 종다양성, 유전자다 양성을 포함한다’고 더 구체적으로 제 시했지. 생물다양성은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 전부를 뜻하는 셈이야.

변이* 같은 종에서 성별, 나이와 관계없이 모양과 성질이 다른 개체가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사람으로 치면 얼굴도 키도 성격도 다른 여러 친구들이 있는 것이다.
 
생태계다양성, 종다양성, 유전자다양성이 뭐냐고? 우선 생태계다양성부터 말해 줄게. 생태계는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물과 그 생물이 사는 환경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야. 생태계다양성은 생태계가 다양하게 존재할수록 생물도 다양하다는 얘기지.

푸른독화살개구리 (취약종)
 
생태계에는 논과 같이 항상 물기를 머금고 있지만 물이 깊지 않은 습지생태계, 물이 흐르는 강생태계, 풀이 주로 자라는 초원생태계, 나무가 자라는 산림생태계, 북극이나 남극과 같은 차가운 지역의 극지생태계, 바다를 이용하는 해양생태계 등 다양하단다. 각 생태계에는 생태계마다 그곳에만 사는 독특한 생물이 있지. 극지생태계에는 북극곰이나 펭귄이, 초원에는 토끼나 사슴, 습지에는 개구리 같은 양서류가, 강에는 민물고기가, 해양에는 다양한 바다생물이 살고 있어. 이 중에 만약 초원생태계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초원에서 사는 수 많은 식물과 동물이 모두 사라지고 말 거야. 그만큼 생물 종과 수가 줄어들겠지. 이처럼 지구에 생태계가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또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생물도 다양하고 많아진단다.

생물이 많고 다양하면 뭐가 좋으냐고? 전문가들은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이 사람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아봤어. 1997년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의 로버트 코스탄저 박사는 생물다양성으로 사람들이 해마다 3경 3000조 원만큼 혜택받고 있다고 발표했어. 당시 세계 GDP(국내총생산)는 1경 8000조 원이었어. 생물다양성이 주는 혜택이 두 배나 높은 거지.






그럼 이제 종다양성을 살펴볼까?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연구팀은 종다양성을 비행기 표면의 철판을 하나로 묶어주는나사인 ‘리벳’에 비유하더구나. 리벳 하나가 풀어져도 비행기는 얼마 동안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잘 작동해. 그러나 조금씩 비행기 구조가 약해지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리벳 하나가 빠진 것 때문에 비행기가 추락하고 말지.
비행기를 못 타봐서 실감이 안 난다고? 참새 이야기를 들려 주지. 누렇게 곡식이 익어가는 가을에 참새는 참 나쁜 동물이란다. 벼 이삭을 쪼아 먹어 수확량을 줄이거든. 그래서 중국의 한 마을에서는 동네 참새를 모두 없애버렸단다.

그런데 전년도보다 수확량이 더 줄었단다. 왜일까? 참새가 벼만 먹는 게 아니고 해충도 잡아먹거든. 참새가 사라지면서 해충이 늘어나 벼가 잘 자라지 못한 거지. 이처럼 생물을 볼 때는 한 가지 면만 보면 안 된단다. 게다가 사람은 생물에 대해서 모르는 게 아주 많지.

생물 종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며 살아가고 있단다. 친구가 싫어하는 모기도 마찬가지란다. 모기가 멸종되면 ‘모기물고기’ 같이 모기를 먹고 사는 다른 여러 생물이 함께 멸종될 수 있지. 그러면 그 생물과 관계된 다른 생물이 영향을 받고, 그러면서 생각지 못했던 다른 생물까지 영향을 받으며 생물다양성이 깨지는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단다.

무엇보다 생물종이 다양할수록 좋은 건 우리가 그만큼 얻는 혜택도 커진다는 사실이야. 우리는 음식의 대부분을 생물로부터 얻고 있어. 생물이 다양할수록 그만큼 먹을 것도 많아지는 거야. 게다가 의약품과 화장품 같은 생활용품의 상당수도 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단다.

생물자원은 개발이 덜 된 나라에 많다. 하지만 이 자원을 이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해 돈을 버는 곳은 기술이 발달한 선진국이 대부분이다. 평창에서 열린 제12회 생물다양성 당사국총회부터는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는 ‘나고야의정서’가 힘을 발휘하게 됐다. 이제 생물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도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비누나무로 알려진 무환자나무 열매를 이용해 천연비누를, 남아프리카 원주민인 산족이 오랫동안 사냥할 때 배고픔을 잊으려고 먹던 선인장 후디아를 이용해 식욕억제제를, 중국에서 향신료로 사용하던 팔각에서 추출한 물질로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했지. 1981년에서 2006년까지 신약의 48%를 자연에서 얻은 물질로 개발한 것으로 나타났단다. 앞으로 계속 새로운 병이 생길 텐데 다양한 생물이 없다면 알맞은 약을 만들 수 없어 사람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될지도 몰라!
생물자원은 개발이 덜 된나라에 많다. 하지만 이 자원을 이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해돈을 버는 곳은 기술이 발달한 선진국이 대부분이다. 평창에서 열린 제12회 생물다양성당사국총회부터는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는 ‘나고야의정서’가 힘을 발휘하게 됐다. 이제 생물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도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감자가 다양한 색깔과 모양을 띠는 이유는 유전자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유전자를 가진 생물 종은 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한다.
 

유전자다양성은 유전자가 다양해야 종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얘기란다. 잘 이해가 안 된다고? 그럼 사람을 생각해보자. 다들 키 크고 잘 생긴 사람을 좋아하지. 그럼 세상에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키 크고 잘 생긴 사람만 산다면 좋을 것 같지만 이렇게 되면 사람은 금방 멸종될 거야. 왜냐고? 유전자가 다양하지 못해서지.

한 가지 유형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만 있으면 특별한 병이 생겼을 때 모든 사람이 이겨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거든. 반면 다양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많으면 어떤 병이 생겼을 때 그 중에 일부 유전자가 그 병에 강해서 병을 이겨내고 살아남을 수 있어.

유전자가 다양하지 못해서 심각한 피해가 일어난 대표적인 사례를 알려줄게. 바로 아일랜드의 대기근이지. 1800년대 아일랜드에는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감자만 키우고 있었어. 그 품종의 감자가 다른 감자보다 수확할 수 있는 양이 많았거든. 그런데 1847년에 감자를 썩게 만드는 ‘감자잎마름병’이 펴졌어.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아일랜드 감자는 이 병을 이기지 못했지. 결국 아일랜드에 서는 감자를 수확할 수 없었어. 당시 아일랜드는 감자가 주식이었는데, 감자가 자라지 않으니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게 됐지. 결국 아일랜드 인구 800만 여 명 중 200만 여 명이 죽었단다. 그리고 200만 여 명은 먹을 것을 찾아 다른 나라로 떠났지. 다양하지 못한 감자 유전자가 그곳의 인구를 절반으로 줄여 버린 거야.

개성 있고 독특한 유전자가 많을수록 멸종 위험에서 안전하다. 생물 종이 다양하게 진화하는 이유다.
 
1970년대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벼의 크기를 작게 만들어 버리는 ‘벼 왜소증 바이러스’가 심했단다. 그대로 뒀다면 식량난이 심각해졌을 거야. 그런데 다행히 국제 벼 연구소가 6273가지의 벼 품종을 조사해서 이 질병에 강한 유전자를 지닌 벼를 찾아냈지. 야생에서 자라던 잘 알려지지 않았던 품종이었어. 이 벼 덕분에 왜소증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었단다. 만약 벼의 유전자가 다양하지 못했다면 우리도 지금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을지 몰라. 유전자다양성은 다른 종다양성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어. 2007년 미국 의 리처드 랜코 연구팀이 한 식물의 유전자가 달라지자 주변의 다른 식물 종도 달라지는 걸 확인했거든.



이제 생물이 왜 다양해야 하는지 잘 알겠지! 그런데 생물다양성은 아는 것보다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 어떻게 하면 되냐고?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서는 우선 생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단다. 조사를 통해 우리가 어떤 생물을 얼마나 많이 사용해도 괜찮은지,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지. 이것이 생물다양성 조사야. 어린이가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어린이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물다양성 조사가 있단다. 바로 ‘지구사랑탐사대’야. 지구사랑탐사대는 생태탐사활동을 하며 수원청개구리를 비롯해 꿀벌, 매미, 귀뚜라미 같은 다양한 생물을 조사하고 있어. 특히 수원청개구리탐사는 멸종위기 종인 수원청개구리가 어떤 곳에서 주로 사는지를 알아 내 그들에게 필요한 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단다. 실제 이화여자대학교의 장이권 교수팀은 지구사랑탐사대가 올린 탐사자료를 활용해 국제적인 학술지인 생태학정보에 연구 논문을 발표했어. 올해 8월 12일에 실린 이 논문은 수원청개구리와 청개구리가 사는 곳의 차이를 연구해 수원청개구리가 논이 많은 곳에 산다는 사실을 밝혔지. 이렇게 지구사랑탐사대 활동이 수원청개구리가 멸종되지 않고 우리와 오래오래 살 수 있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단다.
다른 생물다양성 활동도 많아~!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생태발자국 줄이기’야. 생태발자국은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와 음식, 도로 같은 인공 환경을 만드는 데 쓰이는 땅의 크기를 나타낸 거란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1인당 생태발자국은 1.8ha(헥타르, 1ha는 축구장과 비슷한 넓이)야. 그런데 우리나라는 1995년에 이 기준을 넘어섰고, ‘2012 살아 있는 지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에 4.6ha나 됐어. 지구에 우리나라 사람만 산다면 지구가 3개는 필요한 셈이지. 사실 선진국은 더 심하기도 해. 선진국 사람들 20%가 세계 자원의 86%를 소비하고 있거든.

수원청개구리, 꿀벌, 매미, 귀뚜라미와 같은 주변의 생물을 탐사하며 활동하는 지구사랑탐사대는 대표적인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이다.
 
나부터 생태발자국을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해 보렴. 에너지를 적게 쓰고, 음식을 아끼며, 생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화학제품을 덜 쓸수록 생태발자국이 쑥쑥 줄어들 거야. 이런 작은 활동이 모여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지구도 건강하게 만든단다.


★ 기업도 생물다양성 위해 노력해요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는 열대우림을 보호하는 인증 팜유와 에코라벨이 붙은 수산물을 이용하고, 일본의 ‘아레프’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논에서 자란 쌀을 이용한다. 멸종위기동물그래픽 아카이브 시리즈를 제작한 ‘성실화랑’은 2012년부터 멸종위기동물을 위한 기금 모금, 재능 기부 등을 하며 환경재단과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를 돕고 있다.



# 섭섭박사님 덕분에 생물다양성을 제대로 알게 됐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활동이 많다는 사실도 알았고요. 우선 생태발자국을 줄일 수 있게 음식을 남기지 않고, 화학제품을 덜 써야겠어요. 그리고 내년에는 꼭 지구사랑탐사대 3기 탐사대원이 돼서 생물다양성을 높이는 데 한몫 하는 어린이가 될래요~.

2014년 2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응서 기자
  • 도움

    [도움 및 사진] 제12차생물다양성협약당사국총회준비기획단, 김상훈(COP12 준비기획단 단장),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환경보전협회, 미국애리조나대학교국제종탐사연구소(IISE), UN생물다양성보고서(①~③), 김현태, 류종성, 박응서, 위키미디어, 포토파크닷컴
  • 일러스트

    멸종위기동물 일러스트레이션 - 성실화랑, 내지 일러스트레이션 - 이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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